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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나들이

가시리 '따라비오름'

by 고니62 2017. 4. 3.

가시리 '따라비오름'(2017.4.2.일)


봄을 잇는 마을 가시리

가시리의 녹산로 유채꽃광장에는 유채꽃축제로 북새통이다.

노란 유채꽃과 연분홍 왕벚나무 꽃이 만들어주는 꽃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었다.

가시리 마을 진입로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유채꽃이 만개한 환상적인 길에서

그림같은 드라이브를 즐기며 아름다운 봄날을 맞아본다.






[가시리 조랑말체험공원 일대]


제주의 봄꽃향기

3월부터 피기 시작하는 유채는 4월이면 절정을 이룬다.

길 옆의 검은 돌담과 노란 유채의 아름다운 하모니는 제주의 4월을 빛내주고

아기자기한 노란색 물결이 출렁이는 노랑바다에 풍덩 빠져본다.


축제장을 빠져나와 가시리풍력발전단지

유채꽃프라자를 시작으로 갑마장길을 거쳐 따라비오름으로 향한다.

아름다운 봄날의 수채화를 그리며

풍력발전기 돌아가는 소리는 바람타고 들려온다.



갑마장길은 역사의 흔적을 따라 걷는 길이다.

가시리의 번널오름, 따라비오름, 큰사슴이오름을 연결하는 약 20km로

광활한 초지대에 갑마장이 설치되어 있다.

조선시대에 임금에게 진상하던 최고 등급의 말을 갑마(甲馬)라고 하는데

이런 갑마들을 모아 기르던 곳을 말한다.



간장(間墻)이라고 불리는 '잣성'은 

하천이 없는 제주지역의 중산간 목초지에 만들어진 국영목장인

10소장의 경계를 표시한 돌담이다.

잣성은 상잣성, 중잣성, 하잣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곳은 중잣성으로 제주의 목축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국영목장인 10소장의 경계선을 따라

약 6km정도의 제주도 최대 간장이 자리하고 있다.



큰사슴이오름(대록산)과 새끼오름

광활한 초지대가 넓게 펼쳐지고 이어진 오름 능선이 아름답다.




잣성길을 지나니

수직세상을 만들어가는 수직정원

왼쪽에는 편백나무, 오른쪽에는 삼나무가 사열하며 기다린다.

커다란 숲을 지나는 동안 숲이 주는 편안함과 상큼함은

내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낀다.



따라비오름은

표선면 가시리에 위치한 표고 342m, 말굽 형태이다.

터진 3개의 굼부리를 중심에 두고 좌, 우 2곳의 말굽형 굼부리가 쌍으로 맞물려

3개의 원형분화구와 여섯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화산폭발시 용암의 흔적이 아름다운 선을 만들어냈다.

북쪽의 새끼오름, 동쪽에 모지오름과 장자오름이 위치하고 있어

가장격이라 하여 '따애비'라 불리던 것이 '따래비'로 불리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형국이라는데서 유래하여

'땅하래비' 즉 지조악(地祖岳)이라 부른다.

가을의 은빛 억새는 누구에게나 찬사를 받고 있는 제주가 품은 오름이다.

정상까지는 20분 정도가 소요된다.



가파른 오르막은 잠시 쉬어가게 한다.

가시리 풍력발전기와 태양열 발전단지가 조성되어

대록산(큰사슴이오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광활한 중산간 목장의 경관은

예전의 아름다웠던 모습을 잃어가는 듯 하다.


오르막길에는 암모니아의 독특한 향이 코를 자극한다.

가지마다 광택이 나는 빽빽한 잎을 달고 연한 황록색의 꽃을 활짝 피웠다.

아름다운 꽃 속에 숨겨진 사스레피나무의 독특한 향은

멀리서도 쉽게 찾아낸다.


[사스레피나무]





'오름의 멋을 만끽할 수 있는 아름다움의 경지'

할아버지의 근엄함과 포근함을 갖춘 품격있는 오름이랄까?

끊어질 듯 능선은 봉우리로 이어지고

굼부리로 연이은 능선은 다시 우뚝 선 봉우리로 올라선다.





[정상]


운무에 한라산은 가려졌지만

따라비오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오름 군락의 파노라마

넓게 펄쳐지는 광야는 가슴을 후련하게 한다.

소원탑, 여러 기의 묘들이 조화를 이루기도 하고

3개의 원형 분화구와 여섯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따라비오름은

할아버지의 근엄함과 따라비오름만이 갖고 있는 신비로움을 갖는다.


제비꽃들이 합창소리를 시작으로

정상에는 봄처녀 '산자고'가 지천에 깔렸다.

고개숙인 가는잎할미꽃은 무릎을 꿇어야만이 속살을 보여준다.


[산자고]



[솜나물]


[가는잎할미꽃]


[꿩의밥]


[씀바귀]


[양지꽃]



[남산제비꽃]


[장딸기]



[자주광대나물]







저만치 있을 한라산을 상상하며

광활한 초지대와 오름군락들의 파노라마

바람개비 풍력발전기 아래에는  유채꽃축제가 펼쳐지는 노란물결이 보인다.

주차장이 되어버린 녹산로를 빠져나갈 생각에 발걸음이 빨라진다.







제주마가 뛰어놀던 갑마장길

수직의 정원 삼나무와 힐링할 수 있는 편백나무의 커다란 숲길

가을의 억새가 아름다운 오름의 여왕 따라비오름

초록의 삼나무, 연분홍 왕벚나무, 샛노란 유채가 만들어내는 색의 3중주

녹산로의 아름다운 길에서 특별한 하루를 담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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