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름 나들이

대록산 '큰사슴이오름'

by 고니62 2017. 4. 13.

대록산 '큰사슴이오름'(2017.4.12.수)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녹산로'

사월이 시작되면서 녹산로는

초록의 삼나무, 연분홍 왕벚꽃, 샛노란 유채, 하얀 웨딩드레스의 신부까지

길 위 아름다운 색의 하모니는 아름다운 봄날의 수채화를 그린다.

예비 신혼부부의 아름다운 추억을 담는 웨딩촬영은

'영원한 행복의 시작'

으로 보는 이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다.



녹산(鹿山)은 대록산과 소록산을 이르는 말이지만

조선시대부터 내려오는 오름 자락에 광활한 목장 '녹산장'을 떠올린다.

큰사슴이오름(대록산)은 오름 모양새가 바로 옆에 있는 족은사슴이오름(소록산)과 함께

사슴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하지만

예전에 이곳에 사슴이 살았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정석비행장 주차장을 출발해서

큰사슴이오름~유채꽃축제가 열렸던 가시리 조랑말체험공원까지

4월의 봄날를 만끽한다.


[이웃한 족은사슴이오름과 큰사슴이오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위치한 큰사슴이오름은

대록산이라고 불리는 표고 474.5m로 원형 굼부리형태를 하고 있고

사면이 가파르고 정상을 중심으로 두 개의 굼부리가 특이한 모습이다.

 정상까지는 30분정도 소요된다.






은빛 억새가 아름다웠던 태역밭에는

솜털 보송보송한 꼼짝꼼짝 고사리가 주먹을 내놓고 기다린다.

얼른 보자기를 내놓고 널 꺾어야지.

성질 급한 고사리는 보자기를 내놓고 봄바람을 즐긴다.



고사리는

고사리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 양치식물로

땅속줄기를 벋으면서 잎이 나오는 심근성 식물이다.

흰 솜털과 같은 털로 덮혀 있는데 잎이 퍼지기 전 둥그렇게 말려있을 때 꺾는다.

양지와 그늘은 물론 평지에서 고산지대까지

군락을 만들며 자생하는 생활력이 아주 강한 식물이다.

양지보다 반음지에서 자란것이 키도 크고 통통하며 훨씬 부드럽다.

해를 등지고 보면 고사리가 잘 보인다.


[고비]




가파른 계단이 끝없이 이어진다.

풍부한 가시리의 바람에 부딪히는 소리는 정신을 흐리게 하지만

뺨에 닿는 바람은 어느새 부드러운 봄바람이 되어 상쾌하다.

정상이 보일 듯 하지만 제자리 걸음이다.





[정상]


정상에서는 유채꽃축제장과 정석항공관,

한라산의 고운 능선으로 이어지는 오름군락의 파노라마,

시원스럽게 펄쳐지는 드넓은 초지는 저절로 탄성을 지르게 한다.


화산활동으로 쏟아져 나온 용암들이

중턱에 멈춰 만들어진 화산 평탄면의 원지형태를 볼 수 있고

화산 평탄면이 만들어낸 드넓은 초지는 녹산장과 갑마장을 형성하고 있다.

큰사슴이오름은 가시리 목축산업 발전의 원류라 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졌다는 역사의 소용돌이 진지동굴]


[굼부리]


굼부리로 내려가는 길에는

상산나무의 짙은 향은 막힌 코를 시원하게 뜷어주고

숲 속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성질 급한 천남성은

긴 통 모양으로 생긴 덮개 모습을 한 불염포가 벌써 보인다.

언 땅을 뚫고 나왔던 늦둥이 황금접시 세복초도 곁눈질을 하고

흰털로 덮힌 모습이 할머니의 흰머리를 닮았을까?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하얀머리를 풀어헤친 채 봄바람에 흔들거리는 가는잎할미꽃

보송보송 하얀솜털을 달고 일찍 봄소식을 전했던 새끼노루귀

얼룩덜룩한 잎의 흔적을 남기고 자기도 담아 달라고 조르는 듯 하다.


[상산나무]


[천남성]


[세복수초]



[가는잎할미꽃]


[새끼노루귀]




[유채꽃프라자]


샛노란 유채꽃 향연이 펄쳐졌던 유채꽃프라자는 초록의 목초지로 탈바꿈했고

광활한 초지대는 가시리 풍력발전기와 태양열 발전단지가 조성되었다.

할아버지의 근엄함과 포근함을 갖춘

따라비오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오름군락의 파노라마

바다위의 궁전 '성산'의 모습도 희미하게 눈에 들어오고

풍력발전기 돌아가는 소리는 바람타고 들려온다.

전망대에서 잠시 쉬어간다.


[태역밭]



거친 태역밭에는 봄바람에 봄꽃들이 나들이 나왔다.


[장딸기]


[유럽점나도나물]


[큰점나도나물]


[선개불알풀]


[솜나물]


[남산제비꽃]


[제비꽃]


[자주광대나물]


[애기수영]



큰사슴이오름을 내려와

채꽃프라자~가시리 조랑말체험공원으로 향한다.


[어멍마음 몽생이마음]



[행기머체]


'머체'는 돌무더기를 일컫는 제주 방언으로

머체 위에 '행기물(녹그릇에 담긴 물)이 있었다'하여 행기머체라고 한다.

기생화산(오름)의 내부 지하에 있던 마그마가 시간이 지나 외부로 노출된 것으로

'지하용암돔'이라고 불리는 크립토돔인 행기머체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하고 국내에서도 유일한 분포지이며

동양에서 가장 큰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는

안내글 설명이다.



녹산로는 제주시 조천읍 교례리와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를 잇는 길로

조선시대 최고의 목마장인 녹산장과 갑마장을 오가는 길이다.


'봄을 잇는 마을, 가시리'

제35회를 맞는 '제주유채꽃축제'는

연인에게는 사랑을 가족에게는 꿈을 주는 봄꽃 축제로

유채꽃프라자에서 가시리조랑말 체험공원으로 장소를 옮겼다.

축제는 끝났지만 평일인데도

'더 재미진 마을 가시리'를 찾는 사람으로 붐빈다.



[유채]


유채는 십자화과에 속하는 두해살이풀로

제주도와 남부지방에 분포한다.

3~4월경에 원줄기와 가지 끝에서 여러개의 꽃이 어긋나게 피는 꽃차례로 노랗게 핀다.

꽃받침과 꽃잎은 4개로 오전 9시경에 많은 꽃이 핀다.

식용, 약용으로 이용되는 유채는

뿌리와 어린순을 살짝 데쳐서 나물로 무쳐 먹고

씨앗으로 기름을 짜기 위한 재배식물이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녹산로

가시리 마을 진입로를 시작으로 10km로 이어지는 유채꽃이 만개한 환상적인 길

연분홍 왕벚꽃과 샛노란 유채꽃의 향연

코 끝에 전해지는 향긋한 봄내음은 아름다운 봄날의 수채화를 그리며

봄꽃 마중 나온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오름 나들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년의 섬 '비양도'  (0) 2017.04.21
번널오름가는 길  (0) 2017.04.17
영모루 '영주산'  (0) 2017.04.05
가시리 '따라비오름'  (0) 2017.04.03
궷물오름~상잣질  (0) 2017.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