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뭍 나들이

철도와 항구의 도시 '블라디보스토크'

by 고니62 2017. 7. 26.

철도와 항구의 도시 '블라디보스토크'(2017.7.19~23)


여행 3일째...

12시간의 시베리아 횡단열차 종착역

꾀죄죄한 모습으로 늦은 아침 식사(김치찌개)를 하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의 하루가 시작된다.


[금각교]


전날 블라디보스토크에는 폭우가 쏟아져

긴장감이 도는 하루였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의 도시는 햇빛은 따갑지만 습기가 없고

나무 그늘에 서면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적당한 기온으로

여름에 덜 덥고 겨울에 덜 추운 해양성기후이다.

항구를 끼고 있어서 역동적인 모습이 블라디보스토크의 첫인상이다.





동해의 아무르 만과 우수리 만 사이로 뻗어 있는 반도 서쪽에

졸로토이 만을 감싸듯이 자리잡고 있는 블라디보스토크는

러시아 극동지방 남쪽 끝에 자리잡고 있어서

항구와 해군기지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러시아 극동의 군사기지이며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1860년 군사기지로 세워져 '동방을 다스린다' 라는 뜻으로

'블라디보스토크' 라고 명명되었다.




항구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블라디보스토크항은

러시아 해군의 태평양 함대 기지가 위치한 군항 도시이면서

북극해 연안 항구에 물자를 공급하는 중요한 보급기지이다.

부동항구로 극동지방에서 유일하게 얼지 않는 항구로

반도 선단의 금각만 연안에 시가지가 있다.


항구에는 여러나라 선박들이 정박했는데

멀리 있지만 '부경대학교'라는 한글이 선명하게 보이고

영광스러운 우리 조국으로 시작하는 북한 '만경봉'의 빨간 글씨도 눈에 띈다.

기름값이 싸서 이 곳에서 며 칠씩 정박하며 기름을 넣는다고 한다.



수도관이 터졌는지 물이 계속 흘러

물바다가 된 도로는 한결 시원해짐을 느낀다.



[제2차 세계대전시 사용된 전쟁 전시관 지상요새 박물관]


젊음의 거리 '아르바트 거리'

아무르만 해양공원에서 산책하는 짧은 시간

나무 그늘을 찾게 되는 뜨거운 태양 아래

거리에는 기타와 부드러운 러시아 노래가 흘러나오고

모자 속으로 들어가는 루블과 동전 한닢

낭만을 제대로 즐기는 러시아인들의 행복한 미소를 보았다.





블라디보스토크 해양공원

역시 뜨거운 태양 아래 일광욕을 즐기는 러시아인들~

너무나 자연스런 모습에 조금은 당황스럽게 한다.






커피가 유명하다는 카페에서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 잔

여행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이랄까?

여유로움이 좋아 오래 머물고 싶었지만 일행들과의 약속 시간을 어길수가 없어

약속장소인 분수대까지 잰걸음으로...

노점에는 내가 꼭 갖고 싶었던 러시아 전통인형인

'마뜨로쉬까'가 시선을 멈추게 한다.


[러시아 전통인형인 마뜨로쉬까]




해양공원에는 유독 애띤 얼굴의 젊은 엄마들이 많이 보인다.

러시아 여자들은 20세가 되면 결혼을 일찍 한다는 말에 놀라기도 했지만

그만큼 이혼율도 상당히 높다고 한다.



[혁명광장]


블라디보스토크 시내 중심지에 위치한 혁명광장은

소비에트 정권을 위해 싸운 병사의 중앙광장이다.

중앙에 깃발과 나팔을 든 거대한 동상이 바다를 향하고 있는 모습이 역동적으로 느껴진다.

제주의 오일장처럼 깜작장이 금요일마다 선다고 가이드가 귀뜸해 준다.

러시아산 킹크랩, 연어, 잣 등이 많이 보인다.


[연해주 주정부청사]




도시 곳곳에는

전쟁에서 순국한 군인들과 피해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영원의 불꽃이 만들어졌고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던 1941~1945년이란 숫자가 선명하다.



[개선문(승리의 아치)]


러시아의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 2세의 방문기념으로 건설한 개선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참전 잠수함 C-56 박물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첫 출정하여 승리를 거둔 실전 잠수함을 그대로 옮겨 보전

현재는 잠수함박물관으로 이용하고 있다.


[특식으로 나온 샤슬릭]


인상 좋고 친절한 러시아 사장님은

우리들이 식당안으로 들어서자

'까레이스키'

라며 반갑게 맞아주시더니 예약된 자리로 안내한다.

샤슬릭(꼬치구이 요리로 양고기를 뜻하지만 이 곳에서는 돼지고기다)과

보드카, 러시아 전통음식인 보르쉬 등 특식으로 나온 저녁식사

술을 못하는 내게 보드카의 진한 알콜향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숙소가 있는 루스키섬으로...

마지막날 블라디보스토크의 명소 독수리전망대를 찾았다.


[독수리전망대]


블라디보스토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독수리전망대

동양 속의 유럽을 느낄 수 있는 시내와 항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금각만(뿔모양으로 파고드는 긴 만이다)을 중심으로 블라디보스토크가 발달했는데

금각만과 아무르 만, 시내의 아름다운 풍광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키릴형제 동상]


그리스문자를 바탕으로 문자를 만들었다는 두 형제의 동상


[금각교]


[연인의 자물쇠]


세계 어디를 가나 사랑의 자물쇠의 인기는 여전하다.



주말이라 도시의 거리는 한산하다.

해변으로 일광욕을 즐기려 떠난 사람들의 빈자리가 느껴진다.





[영화 '왕과 나'의 주연배우 율 브리너]


율 브리너 석상 뒤로 생가가 보인다.

독특한 목소리와 삭발한 머리

대단한 골초였는데 말년에는 폐암으로...

폐암으로 사망하기 직전 공익광고에서 유언으로 남긴 말

"나는 이제 떠나지만 여러분께 이 말만은 해야겠습니다.

담배를 피우지 마십시오. 당신이 무슨 일을 하든, 담배만은 피우지 마세요."


그의 이런 말에 대꾸하는 듯

연두빛 넓은 잎과 하얀꽃이 아름다운 '옥잠화'

빙긋이 웃으며 꽃잎을 세상 밖으로 내보인다.


[옥잠화]


블라디보스토크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향한 곳

독립운동의 본거지 신한촌으로 향한다.


[독립운동의 본거지 신한촌 기념비]


러시아 지역에서 전개된 항일독립운동을 선양하기 위한 대표적인 근거지로

신한촌 하바로브크 거리에 세워진 기념비이다.

신한촌 기념비를 관리하시는 고려인

격투기 유단자였던 고려인은 지금은 풍에 걸려 거동이 불편한데도

한결같이 이 곳을 지키신다고 한다.

마침 주말이라 문이 닫혀 있어서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묵념을 하고 돌아서는 마음이 편하지가 않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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