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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나들이

솔숲이 아름다운 '제지기오름'

by 고니62 2017. 12. 24.

솔숲이 아름다운 '제지기오름'(2017.12.22.금)


올레길 6코스의 숨은 비경 바닷가 작은 세계

백두산 천지를 축소해 놓은 모습과 비슷하다는 '소천지'

하늘과 바다 그리고 그림자가 만나 비로소 완성되는 소천지에 비친

환상적인 눈 덮힌 한라산 반영은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소천지에 비친 눈덮힌 한라산 반영]


소천지를 나와 석위가 터를 잡은

정상까지 거리는 짧지만 정상에서 바라보는 뷰가 아름다운

보목리의 또 다른 숨어있는 비경

제지기오름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그저 설레기만 하다.

제주도 면적의 45%가 생물권보전지역이라 한다.

 핵심지역, 완충지역, 전이지역으로 나눌 수 있는데

핵심지역은 한라산국립공원, 영천*효돈천 천연보호구역, 섶섬, 문섬, 범섬이다.

바다 위에 떠 있는 듯 지귀도와 섶섬, 그리고 보목리 포구까지

오름 들머리에는 가을을 아름답게 수 놓았던 노란 감국이

계절을 잊은 채 반갑게 맞아준다.




[감국]


서귀포시 보목동에 위치한 제지기오름은

표고는 94.8m로 산책로 2개소(650m, 1115계단)가 있다.

오름 남쪽 중턱의 굴이 있는 곳에

'절과 절을 지키는 사람인 절지기가 있었다'하여

절오름, 절지기오름으로 불리다가 와전되어 제재기오름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설과

1,800년도 경과 그 이전에 제작된 지도에 '저즉지(貯卽只)'와 '저즉악(貯卽岳)'으로

 표기되는 등 '저'자가 쓰인 것으로 보아

오름모양이 낟가리(눌)와 비슷한 데서 유래 되었다는 설이 있다.

는 오름 안내글이 보인다.






[궤]


등반로를 가다 100m지점

오른쪽 길 위로 오르면 커다란 궤와 바위굴이 있다.

궤를 덮고 있는 '후추등'을 들춰내니

궤 안에는 침대가 놓여져 있어 사람이 지낸 흔적이 있다.


가파른 오르막을 조금 더 오르면

사람이 살았던 흔적, 넓은 바위굴이 눈에 들어온다.





[남사면 중턱의 바위굴]


가파르게 비탈진 곳에 위치한 바위굴

커다란 바위가 동굴을 감싸안은 듯 양 옆으로 벼랑바위가 우뚝 서 있는 모습이다.

나무가 우거지고 특히 동굴 천정과 바닥에는 후추등이

줄을 뻗고 넓게 퍼져 자람터가 되었다.




[석위]


산책로, 나무 위, 돌 틈에 뿌리를 내린 색바랜 석위

포자낭은 잎 뒷면에 골고루 퍼져 있는 모습이 보이지만

늘 푸른 아름다운 녹색잎은 퇴색된 채로 추운 겨울을 보내야 하는 모습이 안스럽다.

눈이 녹아 따뜻한 봄날 싱싱한 모습으로 만나길 기대해본다.

 고란초과의 상록 양치식물인 석위는

뿌리줄기는 땅 속에 있고 잎 뒷면에는 별처럼 생긴 갈색 털이 있다.





보목리 주민들이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제지기오름
가파르듯 하지만 정비가 잘 된 지그재그 나무계단은 운치가 있고

계단 양 옆에는 시간을 거꾸로 사는 털머위가 초록 잎 사이로

노란 얼굴을 내밀며 방문객들을 반갑게 맞아준다.

편안한 마음으로 산책 삼아 놀멍 쉬멍 말허멍 걷는 동안

오름은 마을 뒷산처럼 포근하게 느껴진다.


12월인데도 서귀포의 따뜻한 햇살은

등줄기에 작은 땀방울을 만들며 겉옷을 하나, 둘 벗게 하는 동안

20분쯤 걸었을까?

정상이 바로 눈 앞에 와 있다.



[정상 전망대 쉼터]


정상부는 대머리처럼 벗겨져 있고

소나무와 의자, 시민 체육시설이 설치되어 나그네들의 쉼터가 되어준다.

거리는 짧지만 정상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뷰

12폭 병풍이 펼쳐지듯 아름다운 풍광은 숨이 멎는 듯 하다.





솔숲이 아름다운 오름

섶섬~보목포구~문섬~범섬~서귀포항~새섬까지

바다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솔빛 바다 위에 떠 있는 손짓하는 섶섬, 길게 늘어선 아름다운 해안선 

보목포구와 마을전경이 평화로워 보인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일몰은

'가슴이 터질 것 같은 눈부심으로 남는다.'

는 길동무의 아름다운 말...



망원경 안으로 들어오는 지귀도

등대와 겨울낚시에 빠져있는 강태공들의 여유가 보인다.



[진지동굴]



길지 않으면서 부담없이 오를 수 있는 짧은 거리
정상에서는 눈 덮힌 한라산과 서귀포 앞바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겨울 햇살이 따뜻한 남쪽나라

두고두고 기억에 오래 남을 여운을 남긴 채

'마삭줄' 자람터로 향한다.




정상까지는 300m

남사면은 가파르고 벼랑져 커다란 바위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지만

북사면은 비교적 완만한 등성이가 두 가닥으로 뻗어있다.

솔빛 바다와 아름다운 보목포구

눈 덮힌 한라산 자락을 타고 내려 온 고근산과 각시바위

귤 향기 가득 담은 비닐하우스

보목리만의 가질 수 있는 천혜의 자연경관이다.


[우묵사스레피나무]



[마삭줄]


[백량금]




산책로 따라 내려오니 또 다른 입구가 나온다.

잠시 동서남북이 헷갈렸지만 올레길 화살표 따라 오른쪽 방향으로..




[석위]


차가 있는 곳으로 걷는 동안 한라산은 내 뒤를 졸졸 따라오고

바위가 자람터가 되어 군락을 이룬 빛바랜 석위는 겨울로 가는 중이다.

아름다운 솔숲은 새들의 노랫소리, 작은 바람소리, 바스락거리는 낙엽소리까지

매력 넘치는 제지기오름의 아름다움을 담고 간다.


[후추등]


[담쟁이덩굴]


[댕댕이덩굴]


[주홍서나물]



[방가지똥]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보목리

누워있는 인자한 얼굴을 한 하얀눈으로 덮힌 한라산은 내 뒤를 따라다니고

올레6코스의 백미 바닷가에 소천지와 제지기오름에서

꽉찬 하루를 담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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