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름 나들이

해변이 있는 '서모오름(서우봉)'

by 고니62 2018. 5. 25.

해변이 있는 '서모오름(서우봉)' (2018.5.23.수)


청보리가 익어가는 오월~

더위와 추위를 반복하는 이상기온에도

녹음이 짙어가는 숲 속은 바위수국이 여름의 시작을 알린다.

비내린 뒤라 공기의 질감마저 깨끗하고, 따뜻한 봄햇살, 불어오는 바닷바람

넓게 펼쳐진 백사장의 은빛모래와 이국적인 모습의 에머랄드빛 바다색,

물빛이 고운 바다와 함께 걷는 서모오름 둘레길에는  

제주의 봄날은 서서히 지나간다.



'한국의 몰디브 함덕해수욕장'

서모오름(서우봉) 둘레길과 산책길이

바다를 끼고 있는 숲길과 우뚝 솟은 한라산의 품안에 들어오는

 해안선이 아름다운 해변이다.

 서모오름(서우봉) 동쪽 둘레길에는

일본군 진지동굴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제주의 아픔을 간직한 채

말없는 바다는 밀물과 썰물이 나누는 대화를 엿듣는다.



서모오름(서우봉) 입구 급경사지 정비사업으로

탐방객의 안전을 위해 5월3일~31일까지 진입을 통제,

'동북쪽 약200m 남서모 입구를 이용하라'

는 안내문이 보인다.



함덕해수욕장 동편에 가로누운 서모오름(서우봉)

함덕리와 북촌리의 경계에 걸쳐져 있고

표고 111m, 비고 106m로 북쪽과 남쪽 2개의 봉우리가 솟아 있는 원추형 화산체이다.

완만한 등성이가 크게 두 봉우리를 이루고

용암 바위가 정상에 노출된 남쪽 봉우리는 '남서모',

송이로 된 분석구인 북쪽 봉우리에 '서산봉수'가 있음으로 인해 '망오름' 이라 불린다.

오름 기슭에는 계단식 농경지가 조성되어 있다.

살찐 물소가 뭍으로 기어 올라오는 듯한 형상이라고 하여 예부터 덕산으로 여겨졌으며,

4.3사건 당시 생이봉오지 언덕에는 비극적인 아픔이 서려있고

동쪽 기슭에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이 구축한 진지동굴이 20여 곳이 있다.



청보리가 익어가는 해변의 아침

촉촉히 젖어 있는 이슬을 머금은 인동덩굴의 꿀내음에 잠시 멈춰 섰다.


[인동덩굴]


[마삭줄]


[가막살나무]


[후추등]


[꾸지뽕나무]


[진지동굴]


[서우낙조]


에머랄드빛 바다 수평선 위로 연출하는

붉은 노을대신 해변을 에워싼 길게 늘어선 회색 빌딩

옛 모습은 많이 사라져버렸지만 함덕마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사봉낙조'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아름답다는

'서우낙조'에 대한 안내글이 그럴듯 하다.


[까마귀쪽나무]


까마귀들의 입맞춤일까? '까마귀쪽나무'

남해안의 섬지방과 제주도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녹나무과의 늘푸른나무이다.

쪽은 염색할 때 쓰였던 재료로 두꺼운 잎과 뒷면의 황갈색 털,

초록이던 열매는 자주빛이 도는 까만 열매로 익어 표면이 반질반질하면

다 익었다는 신호로 새들의 이른 도시락이 되어준다.

달콤한 맛이 나지만 뒷맛은 씁쓸하고 큼직한 씨가 들어있다.

바닷가가 자람터로 바닷바람에 강해 해안도로의 가로수로도 이용된다.

제주에서는 '구럼비낭'으로 더 알려져 있다.




[우묵사스레피나무 숲터널]


서모오름 정상에서 바닷가로 향한 해안절벽에는

세찬 바닷바람을 이겨내며 강한 생명력으로 잘 버텨내는

상록의 도톰한 잎사귀를 달고 한쪽으로 쏠린 우묵사스레피나무가

숲터널을 이루고 있어 어둡지만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열매가 쥐똥같고 바닷가나 섬에서 자란다고 해서

'갯쥐똥나무' 라고 불리기도 한다.



절벽 아래에는

기암괴석과 에머랄드빛 바다가 들려주는 파도소리

갯거시에서 놀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은하수 하얀별들이 바닷가로 쏟아져 내렸을까?

까만 현무암 위로 고개를 내민 여름바라기 '갯까치수영'

바위 틈이 자람터가 되어버린 '갯기름나물(방풍)'

검은 돌 틈 사이로 쌀알모양의 작은 노란별 '땅채송화'

커다란 연초록 풍성한 잎의 '갯강활'은

바닷바람과 뜨거운 햇살을 벗삼아 막바지 바닷가 봄을 노래한다.


[갯까치수영]


[갯기름나물(방풍)]


[땅채송화]


[갯강활]








[북촌리 서모봉 일제진지동굴]


태평양전쟁 말기(1945년) 일본군이 결7호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북촌리 서모봉 등사면에 인근 마을주민들을 동원하여 만든 대장굴, 탄약고, 왕(王)자형 진지동굴과

어뢰정용 진지동굴 등 20여 개가 있으며 상태가 양호하다.

가장 접근하기 좋은 진지동굴은 굴 입구가 3개인데 내부가 연결된 왕(王)자형으로

마을사람들은 '삼형제굴'이라고 부른다.


[계단식 농경지]



북촌 해동마을 서쪽편에 가로누운 서모오름

서모오름(서산)은 봉우리를 기점으로 동쪽은 북촌리, 서쪽은 함덕리이다.

에머랄드빛 바다와 어우러져 해안가에 자리잡은 서모오름은

조선시대 서산봉수대가 있었고 일제의 상처인 진지동굴 20여 개가 있다.

다려도와 너븐숭이 4.3기념관, 마을 전경 등이

4.3의 아픈 역사와 북촌리의 희로애락을 한아름에 보듬어 안은

우리에 어머니의 품과 같은 오름이다.

북촌마을 주민들은 이 오름이 본래의 이름을 찾아서 서산이나  

서모오름, 서모봉으로 불려지길 기대한다.


[굴물]


태평양전쟁 시기(1945년 3월 전후)에 일본군에 의해 구축된 진지동굴로

동굴 안에 있는 물은 오랜 가뭄에도 거의 메마르지 않으며

동굴 안에 물이 고이면서 '굴물'이라고 하였다.

상수도 시설이 개설되기 전 소풍이나 밭일을 왔을 때 음용수로 사용했었고

방목하던 소와 말 그리고 새들이 찾아와 목을 축이곤 하던 생명수였다.

현재 '굴물'은 음용이 불가하다는 안내글이 보인다.



[서우일출]


2000년 1월에 '밀레니엄 서우봉일출제'를 시작으로

매해 서우봉 망오름에서는 무사안녕과 소망을 기원하는 새해맞이 일출제를

개최한다는 안내글이 보인다.


연초록의 초원 위에는 지나가는 봄을 아쉬워하며

벌과 나비를 끌어 모으며 꽃잎을 활짝 열어주는 작은 들꽃들은

무릎을 꿇고 허리를 굽히게 한다.


[가시엉겅퀴]


[조뱅이]


[수영]


[광대수염]


[선씀바귀]


[꿀풀]



서모오름 정상으로 가는 숲길이 길게 이어진다.



[서모오름 정상]


정상에 올라서자 탁 트인 전망은

액자 속 그림이 되어준다.

노송 아래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닷바람

마을 너머로 원당봉과 멀리 별도봉까지 눈에 들어온다.

동쪽으로는 눈 앞에 펼쳐진 북촌 앞바다 모습과 아름다운 해안선이 보이고

 물 위에 떠있는 다려도와 월정에서 행원까지

커다란 원을 그리며 돌아가는 풍차까지 전망할 수 있다.





모래 속에 숨어있던 갯메꽃은 봄햇살에 꽃잎을 활짝 열어준다.


[갯메꽃]


[칼잎막사국]


희미한 한라산이 조금은 아쉽지만

아름다운 함덕 마을 모습과 은빛으로 빛나는 하얀모래,

파란하늘과 에머랄드빛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이 가슴을 탁 트이게 해주고

곡선이 아름다운 해변을 보고 가라 한다.


'오름 나들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귀포자연휴양림 '법정악'  (0) 2018.08.22
섬 속의 섬 '비양도'  (0) 2018.06.23
오월의 '절물오름'  (0) 2018.05.12
화산섬 '비양도'  (0) 2018.04.26
섭지코지 '붉은오름'  (0) 2018.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