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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나들이

보리악~

by 고니62 2014. 11. 22.

보리악(保狸岳, 보리오름) 2014.11.20. 목

 

한라산 진달래밭과 사라오름 일대 등 4곳에서 발원한 줄기가

하나로 합쳐지는 곳~

보리악은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에 위치한

울창한 숲 사이에 솟아있는 원추형의 화산체입니다.

수악계곡 상류에 자리한 보리악은 숲에 가려 보이지 않은 나지막한 오름이다.

보리악(보리오름)은 '신성한 산'으로 신성을 뜻하는 옛말이 '보리'로 풀이합니다.

 

수악교을 지나 신례리 왕벚나무 자생지를 바로 지나면

길 오른쪽에 보리악으로 올라가는 작은 길이 보인다.

탐방로는 눈에 띄지는 않지만 입구를 들어가면 조그만 오솔길과 임도가 있다.

 

늦가을의 맑은 날씨~

걷기에는 더 더욱 좋았고, 멋있고 아름다운 샘들이랑 가는 보리악은 저절로 신이 납니다.

 

 


들어가는 초입부터 긴장이 됩니다.

감춰두었던 원시의 숲길을 하나씩 하나씩 들춰내는 듯 합니다.

하지만 바로 제자리로 두어야 할 것 같은 묘한 기분입니다.

 

[붉가시나무]


얼마나 오랜시간 이 자리를 지켜왔을까요?

내가 작아지는 느낌입니다.

 

 

 

 

[신례천]


늦가을의 정취가 물신 풍기는 보리악 가는 길에는

여름 날 무성하게 숲을 만들어주었던 나뭇잎들은

군데군데 단풍든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앙상한 가지 사이로 

햇살과 적당히 불어오는 바람은 예쁜 숲길로 안내해줍니다.

 

[황칠나무(열매)]

 

 

 

 


나무 사이로 '부악'이 보입니다.

한라산이 나 더러 놀러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아 가슴이 떨려옵니다.

 

 

 

 

 

 

 

 

 


경사가 급한 길을 따라 내려가면

수악계곡의 장엄한 모습에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용암류의 암벽이 협곡으로 아름다운 비경에 그저 감탄하는 소리뿐만이..

 

[바위굴(궤)]

 

 

[신례천 단애]

 

 

 

 

 

 

 

[반영]


단풍나무의 반영이 환상적입니다.

고여있는 물에 떨어진 여러가지의 단풍은 수악계곡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가을의 모습입니다.

 

 


커다란 돌 위를 힘겹게 걸어 다다른 곳에는

기암괴석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고,

바위 아래, 위, 옆으로 뿌리를 내린 나무들은 위태해보입니다.

웅장한 모습에 입이 다물어지질 않습니다.

비내리는 날~ 폭포 떨어지는 모습을 꼭 보고싶습니다.

이 곳에서 오랜 세월을 버티며 만들어낸 이들이 사는 모습을 엿보게 되어 욕심내어 담아봅니다.

어떤 말로도 태고의 신비를 지닌 수악계곡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합니다.

 

 

 

[바위궤(애기모람)]

 

 


표고밭이 있던 자리에는

나무를 칭칭 감고 있었던 철조망 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습니다.

그래도 모든 시련을 견디며 경쟁에서 이겨내는 이 아이들이 대견합니다.

일제강점기에 사용했던 병참로('하치마키'도로), 임도, 표고버섯 운송로도 보입니다.

 

 

 

 

 

봄과 여름에 갔던 보리악은

노랑제비꽃과 개족도리풀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지만,

가을에 찾아간 보리악은 계곡따라 하늘을 향해 고운 색을 자랑하는 단풍과 열매,

여기저기 뒹글어다니는 도토리가 마음을 살찌게 만듭니다.


[새비나무]


[누리장나무]


[털사철난]


[일엽초]


[뱀톱]


 [큰천남성]


신례천의 상류인 수악계곡의 신비함을 간직한 곳

보리악 계곡은 숨겨진 보물들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보면서도 믿기지 않는 자연의 위대함과 신비로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한라산 자락의 깊은 계곡 속에 숨겨 있는 그랜드캐년입니다.

세계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인 그랜드캐년은

미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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