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름 나들이

눈 덮힌 '붉은오름'

by 고니62 2014. 12. 8.

눈 덮힌 '붉은오름'(2014.12.7. 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위치한 붉은오름은

흙이 유독 붉은빛을 띠고 있어 붙여진 이름입니다.

한자로는 적악(赤岳)이라 합니다.

한라산의 한 줄기가 사라오름과 성널오름을 거쳐 붉은오름으로 이어진다.

밋밋한 반원 모양의 평범한 오름이지만 남조로의 물영아리 쪽에서 보면

전형적인 오름의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능선을 따라 오름의 정상부를 둘러 볼 수 있으나 무성하게 자란 나무로 인해

오름의 빛이 붉었다는 색깔 확인도 굼부리의 깊이도 확인이 어렵다.

정상까지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지만

표고버섯재배장을 가로질러 조림되어진 삼나무 사이를 통해 오르면 된다.

 

12월~

내린 눈으로 사려니숲길 가는 길은 꽁꽁 얼어 있습니다.

붉은오름으로 출발하기 전 겨울 장비는 잘 챙겼는지 확인해보고

눈 쌓인 숲길을 걸어볼까요~

 

 

 

 

 

아직 7개월을 기다려야 물찻오름을 오를 수 있군요..

정상까지 헤매며 올랐던 오름이었는데 너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은 탓에

제주의 오름들은 몸살을 앓고 있군요..

 

 

고정수확시험지

 

1973년 삼나무를 심어서 조림부터 수확까지의 임목을 생장 연구하는 곳이군요.

이 길을 몇 번을 지났지만 처음보는 팻말입니다.

울창한 삼나무만 쳐다봤을 뿐 관심은 다른 곳에 두고 다녔나 봅니다.

 

 

 

 

 

 

 

 

 

 

 

오름을 오르는 등성이엔 하얀눈이 소복이 쌓여 있습니다.

나무 위에도, 의자 위에도, 장작더미 위에도, 돌 위에도, 표지판 위에도...

겨울의 아름다운 수채화을 보면서 내 마음도 하얀 눈처럼 깨끗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걸음걸이마다 '뽀드득 뽀드득' 소리가 정겹게 들립니다.

누구의 소리가 크게 들릴까요?

 

나무를 흔들어 눈을 떨어뜨리는 개구쟁이 모습도

걸음마다 눈 속에 푹푹 빠져버리는 앞 사람의 발자국 위를 따라 걷는 따라쟁이도

동화 속 아름다운 장면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폭신한 눈을 밟으며 걷는 행복한 아침 산행길입니다.

 

 

 

 

3.2km의 상잣성 숲길은

소나무군락과 삼나무림, 활엽수림의 다양한 식생을 볼 수 있는 구간이다.

붉은오름 정상 등반로와 만나는 이 곳을 지나면 삼나무 숲 꽃동산과 폭포에 이른다.

우리 일행은 나무 계단을 올라 정상으로 향합니다.

 

 

 

 

 

 

 

 

 

 

 

 

정상 전망대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오름 능선들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큰궤펜이, 샛궤펜이, 물찻오름, 말찻오름, 마은이옆, 마은이, 구두리, 가문이, 쳇망, 여문영아리

저 만치에 있는 한라산의 모습은 구름에 가리워져 보이질 않습니다.

 

따뜻한 커피와 찐계란으로 잠시 쉬어갑니다~

우리들 웃음소리에 샘 나는지 날아가던 까마귀가

'밥 달라'고 아우성 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붉은오름의 명물 '거석(巨石)'

 

거대한 돌을 의지하며 뿌리 내린 나무들이 대단합니다.

인간이 절대 흉내낼 수 없는 생명의 신비스러움을 간직한 채 오랜 세월 이 곳을

지켜주는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모습입니다.

 

 

 

 

 

 

 

지나갔던 길을 다시 되돌아오는 동안

아침에 꽁꽁 얼었던 길은 어느 새 질퍽거립니다.

 

 

 

**봄과 여름을 지나면서 예쁘게 피었던 들꽃들은 자취를 감추고

그 빈자리엔 아름다운 열매가 채워줍니다.

눈 속에 파묻혀 녹색의 아름다움을 선보이는 고사리의 끈질긴 생명력도

눈 속에서도 제 역할을 다하는 아름다운 열매들도

혹독한 겨울나기를 하려고 합니다.

 

 

 

[목이버섯]

 

 

[줄사철나무]

 

 

[참빗살나무]

 

 

[상산나무]

 

12월이 되면서 갑작스레 몰아 닥친 강추위는

제주의 하늘도 바다도 한라산도 꽁꽁 얼려 버렸습니다.

사려니숲길에도 많은 눈이 내려 한라산을 오르지 않더라도

하얀 눈을 밟는 소리에 소녀가 되어 맘을 설레게 합니다.

 

붉은오름가는 길에도 하얀눈이 소복이 쌓여

산행의 기쁨을 느낄 수 있게 한 푹신한 하루였습니다.

좋은 사람들과의 산행은 눈빛만으로도 따뜻함이 전해져옵니다.

 

  

'오름 나들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출, 일몰이 아름다운 '제지기오름'  (0) 2014.12.17
학수암 '각시바위'  (0) 2014.12.15
땅끝 봉우리 '지미봉'~  (0) 2014.11.30
보리악~  (0) 2014.11.22
궷물오름  (0) 2014.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