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름 나들이

학수암 '각시바위'

by 고니62 2014. 12. 15.

학수암 '각시바위'(2014.12.12.금)

 

서귀포시 호근동에 위치한 각시바위는 형태는 원추형이고

표고 395m로 이 오름의 돌들은 조면암질로서 녹회색을 띠고 있으며,

굳고 단단한 세사질(細砂質) 암석으로 되어있다.

정상까지는 20분 정도 소요된다.

 

멀리서 보면 학이 날개를 펴고 앉아있는 것 처럼 보인다.

정상에 오르면 조금은 험해 보이는 바위들이 위태해보이지만 

아름다운 서귀포 앞바다와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주변의 좋은 경치로 인해 예로부터 선비들이 풍류를 즐겼던 곳이라고 한다.

오름을 오르는 동안 등반로에 깔아놓은 돌들은 모양이나 색깔이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어 이채롭다.

 

양가집 며느리가 아들을 얻기 위해 치성을 드리다가 회한을 안고 죽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연유로 각시바위, 각수바우(열녀바위)라 하는데

한자로 각수악(角秀岳)이라 하고 있다.

오름에 얽힌 '열녀바위'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학수암(鶴首岩)은 학의 머리와 같다는 풍수지리설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데

오름입구 표지판에는 '학수바위'라 적혀져 있다.

 

 

 

 각시바위를 오르는 길은 두 군데가 있다.

영산사와 화암사가 자리한 과수원을 통하는 길과 표지판을 따라 가족묘지를 가로질러 가는 길이다.

가족묘지쪽으로 올라 절쪽으로 내려오는 길을 선택하고

출발해봅니다~

 

 

 

 

오름 입구까지 가는 길목에는

겨울딸기가 지천으로 깔려 있어 어쩔줄 몰라 허둥댑니다.

기쁨의 감탄사만이 남발할 뿐이다.

싱그런 겨울딸기를 따서 한입 가득 넣었더니

아직은 약간 신맛이 나지만 그래도 내겐 달콤할 뿐이다.

 

 

반그늘을 좋아하는 자금우도 겨울이 제철인 듯 빨간 열매가

아침 햇살 아래 아름다움을 뽐냅니다.

 

 

 

[호근동 마을 포제단]

 

 

정상으로 오르는 길에는

구실잣밤나무, 동백나무, 참가시나무, 백량금, 자금우, 가는쇠고사리 등

여러종류의 나무들과 양치식물들이 울창한 숲을 만들어주어

숨은 차지만 몸이 한결 가벼워짐이 느껴집니다.

 

 

 

 

 

 

 

 

정상에 오르니 돌 틈에는 '석위'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언제부터 이곳에 눌러 살았는지 치켜든 큼지막한 잎사귀들은 

전혀 새롭고 이채로운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정상]

 

구름에 가려 한라산의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평화로운 서귀포 시내와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이 아름다운 수채화를 보며 마음 속으로 큰소리를 질러봅니다.

 

남사면쪽은 아주 가파른 절벽이고, 북사면은 완만합니다.

어느 바위가 전설 속의 한 맺힌 여인의 바위인지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집채 만큼이나 거대한 크고 작은 돌들은 자연의 신비로움입니다.

 

 

 

 

 

 

암자로 내려가는 길에는 나무 다리와 계단이 놓여있습니다.

 아직까지도 타오르는 촛불은

누군가에는 밤낮으로 소원을 비는 간절함이 있나 봅니다.

 

 

   

   

[판근]

 

오랜 세월 고통스럽게 각시바위와 함께 한 판근의 모습이 위대해 보입니다.

 

 

 

 

 

 

 

문은 원래의 모습으로 잘 닫고 내려왔습니다.

 

 

 

 

 

과수원을 지나 도로로 내려오니 3개의 절이 보입니다.

절 이름 앞에 '학수'라는 단어가 붙어진 걸 보면

'각시바위'가 주는 영험함과 신묘(神妙)함이 느껴집니다.

 

**여름과 가을~

햇살 아래 곱게 피었던 들꽃들은

겨울이 되어 아름다운 열매로 다시 한번 고운 인상을 남겨줍니다.

오름을 내려오는 길에 담벼락 밑에는

계절도 잊은 채 큰방가지똥이 노란 얼굴을 내밀며 반겨줍니다.

 

[큰방가지똥]

 

[산골무꽃]

 

 

[금식나무] 

 

 

[소엽맥문동]

 

 

[천남성]

 

 

[백량금]

 

 

[자금우]

 

 

[겨울딸기]

 

 

오늘의 주인공을 보기 위해 달려간 각시바위에는

탐스럽게 익은 겨울딸기가 내 마음을 마구 흔들어댑니다.

지천으로 깔려있는 겨울딸기의 싱그러움에 내 눈은 자꾸만 끌려갑니다.

이렇게 느릿느릿 가다가 정상에 도착이나 할 수 있을런지~ 

 

겨울딸기랑 숨바꼭질하느라 가던 길도 멈춰버리고 정신줄을 놓아버리는 내가 우습다.

같이 간 일행은 눈 속에 빨간 열매가 보여야 진짜 '겨울딸기'라고 하신다.


'오름 나들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람 길 '궁대악~뒤꾸부니'  (0) 2014.12.17
일출, 일몰이 아름다운 '제지기오름'  (0) 2014.12.17
눈 덮힌 '붉은오름'  (0) 2014.12.08
땅끝 봉우리 '지미봉'~  (0) 2014.11.30
보리악~  (0) 2014.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