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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나들이

바람 길 '궁대악~뒤꾸부니'

by 고니62 2014. 12. 17.

바람 길 '궁대악~뒤꾸부니'(2014.12.16.화)

 

생태마을 수산리는

  제주도의 동쪽인 세계자연유산 '성산' 인근의 작은 마을로

천연의 숲이 마을의 북쪽 지역에 위치하고,

소중한 생명수인 지하수를 다량 함유하고 있다.

천연의 수산동굴, 일제시대 말기에 구축한 동굴진지, 여러 오름이 있고

잣성과 곶자왈 등이 분포하는 곳이다.

 

고려 충렬왕때 원나라가 몽고 말 160여필을 방목하기 위해 '다루가치'로 하여금

수산평에 동아막을 설치하여 목양과 병참기지로 삼았던 지역이다.

 

또한 이 지역은 강력하고 풍부한 바람으로 10개의 풍력발전기들이 전력을 생산하고 있으며,

드넓은 초원은 제주의 독특한 풍경을 만들고, 7개의 용암동굴(천연동굴)들이 대지의 속을 지나고 있다.

 역사, 문화, 생태자원이 매우 우수한 지역으로 2010년 '자연생태우수마을'로 지정되었다.

 

 

 

 

[남거봉(낭끼오름)]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에 위치한 남거봉은 원형형화구로 표고 185.1m이다.

정상까지 10분 정도 소요되는데 남거봉은 보통 '낭끼오름'이라 불리고 있다.

'낭끼'의 낭은 나무, 끼는 변두리를 뜻하는 제주어로

'낭끼'는 나무들이 서 있는 변두리의 뜻으로 볼 수 있다.

 

남거봉은 산체가 남쪽에서 보면 사다리꼴, 서쪽에서 보면 산머리가 원뿔형을 띠면서

산등성이가 동서로 길게 누워있는 모습이다.

오름 북서쪽 기슭에는 농로가 확장되어 있는데 이 곳에서 보면 또 다른 모습이다.

 

수산2리 자연생태마을 생태길2코스를 바람길 따라 걸어 볼까요~

 

 

 

 

 

 

[남거봉(낭끼오름) 전망대]

 

정상에는 전망 데크가 설치되어 주위 경관이 막힘 없이 시원스럽게 조망됩니다.

짙푸른 제주의 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는 성산과 초원, 풍력발전기,

수산마을과 주변의 오름군이 평화로운 수산평의 아름다운 속내를 보여줍니다.

 형제처럼 이웃해 있는 뒤꾸부니, 돌미, 궁대오름도 다정스럽게 다가옵니다.

 

수시로 변하는 짖궂은 날씨 탓에 저 멀리 한라산의 모습은 놓쳐버렸지만,

파도타기를 하듯 빰에 철석거리며 부딪히는 제주의 세찬 바람은

'바람 길 수산평~' 제주의 진면목을 실감나게 해줍니다.

 

 

[영주산, 개오름, 후곡악(뒤꾸부니), 좌보미오름, 궁대악]

 

[거미오름, 손자오름, 다랑쉬오름, 용눈이오름]

 

[두산봉, 대왕산, 우도, 식산봉, 성산, 대수산봉]

 

 

 

 

 

 

 

북동쪽 기슭에는 구릉지대를 형성하고 있고,

그 안에 침식으로 인해 형체가 뚜렷하지 않으나 둥그렇고 얕게 패어있는 원형 화구 흔적이 남아있다.

바깥쪽으로는 언덕으로 둘러져 있고, 남사면에 조림된 곰솔나무가 줄을 지어 숲을 이루고,

화구안에는 초지가 조성되어 있다. 

 

 

 

 

 

 

[수산 한 못]

 

수산 한 못은 수백년이 지난 오래된 곳으로

 고려시대 몽고 지배하에 제주를 마사육장으로 집중 육성할 때 부터

조성, 사용해 오던 곳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산평(벌판, 초원)의 한 가운데 위치해 마장의 말과 소에게 물을 먹이고,

주민들의 식수로도 사용해 왔던 유래 깊은 곳이다.

이름의 '한'은 크다는 뜻인데, 겨울 철새들도 상당수 찾아오고 있다.

 

그리고 이 곳에는 200여 본의 '전주물꼬리풀'을 복원하였다.

 2010년 성산읍 수산리 자생지에서 개체를 채집하여 근경을 증식한 개체이다.

 

 

 

 

자연적인 오솔길과 생태체험로

수산자연생태마을에는 콘크리트등으로 포장되지 않은 여러 오솔길들이 있어

바람의 기운을 느끼고 야생의 풀들을 만져볼 수 있다.

 

[무우밭]

 

잠시 따뜻한 차 마시며 쉬어가는 길에 하늘색은 수시로 변합니다.

금새 햇살이 비추는가 하면 먹구름이 잔뜩 깔리고..

그러는 사이 눈이 시리도록 파란 무우밭과 더불어 하얀 속살을 보여주는 억새의 출렁거림은

바람길의 기운을 느끼며 메아리되어 되돌려줍니다.

 

 

 

광활한 수산평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제주의 바람은

귀도 꽁꽁, 손도 꽁꽁, 콧물은 줄줄~

잘 익은 벼가 되어 고개는 저절로 숙여집니다.

힘찬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풍력발전기는

신이 났는지 흥얼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옵니다.

 

 

 

후곡악은 성산읍 수산리에 위치한 말굽형을 하고 있다.

표고 206.2m의 나지막한 오름이고 정상까지는 20분 정도 소요된다.

오름의 모양새가 뒤로 굽어있다는 데서

귀굽은이, 뒤꾸부니 한자로 후곡악(後曲岳), 후부악(後俯岳)이라 표기하고 있다.

 

 

 

 

남서쪽으로 벌어진 말굽형 굼부리는 500m는 족히 되어

뒤가 구부러진 모습이 초승달 형상을 하고 있다.

오름 주변은 농경지(무우밭)이고, 군데군데 묘도 자리하고 있다.

정상에서는 중산간 일대를 조망할 수 있고

좌보미오름의 아름다운 능선이 정겨운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갑자기 퍼부어대는 싸락눈이 얼굴을 세차게 때립니다.

너무 아파서 악! 소리가 날 뻔 했습니다.

등반로에는 금새 하얀 눈이 쌓일려나 봅니다.

눈 내린 길을 뒤돌아보았더니 '한폭의 수채화'가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

 

 

 

 

 

전사면은 소나무와 삼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어

바람부는 날에 다시 한 번 걷고 싶은 생각이 저절로 들게 합니다.

 

이 곳 숲 속에도 아름다운 보물들을 꼭꼭 숨겨놓고 있었습니다.

바람의 기운을 느끼기 전에 숨박꼭질하며 찾아보라는 먼지버섯은

바람때문에 결국 흔들립니다.

툭!하고 털면 먼지가 나서 '먼지버섯'일까요?

 

[먼지버섯]

 

[개미탑]

 

[가막살나무]

 

[천선과나무]

 

[마]

 

거세게 몰아치는 세찬 바람도, 잠시 쉬어가는 굵은 빗방울도, 얼굴을 아프게 때리는 싸락눈도

'바람길 수산평'에는

겨울 제주의 속내를 거침없이 보여줍니다.

틈틈이 얼굴을 내미는 겨울 햇살과 시커멓게 몰려오는 먹구름은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 아름다운 색으로 마음의 문을 조용히 두드립니다.

 

 잠깐 샛길로 들어서도, 흙탕물이 튀는 길을 걸어도, 콧물 닦느라 정신없어도,

꽁꽁 언 손을 '호호' 불어주는 길동무가 있어 따뜻함이 느껴지는 하루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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