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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나들이

선돌 가는 길~

by 고니62 2019. 5. 27.

선돌 가는 길~(2019.5.24.금)


참선 터

한라산 중턱 조그만 암자 뒤로 

'선돌'이라 부르는 거대한 바위가 서 있다.

거대한 바위를 뚫고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키는 명품 소나무...



사찰 경내에는

고목에 매달려 아래를 향해 꽃을 피운 착생난초 '차걸이란'

고목에 뿌리를 내린 연분홍 화사한 모습의 '석곡'은 은은한 향기는 덤으로 주고

신부의 하얀드레스보다 더 눈이 부신 '설구화'

하얗게 피었던 백작약은 벌써 씨방을 맺고

꽃모양이 크고 함지박처럼 넉넉해 '함박꽃'이라 불리는 '작약'이

봄의 끝자락이 아쉬운 듯 작은 낙원을 만들었다.


[차걸이란]


[석곡]


[설구화]



[백작약 '꽃과 씨방']


[작약]


산책길로 들어서자

계곡의 고여 있는 물은 꽃가루로 뿌옇게 뒤덮혀 있고

한라산 자락 계곡 따라 들어갈수록 울창한 숲은

최고의 원시림 숲길을 걷는 듯 조용하고

오랜 가뭄으로 바짝 말라버린 바스락거리는 낙엽 밟는 소리는

조금은 음산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한참을 오르다 놀라 멈칫한 곳

인기척을 느꼈는지 먹이를 물고 꼼짝 못하는 꽃뱀(유혈목이)

먹이를 놓칠까 정지 상태의 S라인 포즈는 일행들의 모델이 되어준다.

다시 시작된 선돌로 가는 길~

바스락거리는 낙엽소리는 흠칫 놀라게 하고

어두컴컴한 숲은 바람이 나뭇잎을 흔들면 그 사이로 살짝 들어오는 햇살

짝을 찾는 새들의 아름다운 소리는 여름의 시작을 알린다.





초록의 어울림

흘러내리는 맑은 물은 작은 폭포를 만들고

계곡의 물소리가 들려주는 청량감은 잠시 쉬어가게 한다.


[선돌로 가는 문]


[한 몸이 되어버린 바위와 나무]


계절을 전해주는 숲 속의 빛나는 보물들

백마의 머리를 닮은 '나도수정초'

으름 열매를 닮은 기생식물 '으름난초'

소나무에 기생하는 산호 모양의 '좀싸리버섯'

소의 혀나 동물의 간을 닮은 진한 홍색의 식용버섯 '소혀버섯'

그늘진 바위나 나무줄기에 붙어 자라는 '콩짜개덩굴'

오밀조밀 모여 있는 잎이 늘푸른 '뱀톱'

제 모습을 드러내는 생명의 오묘함에 가다서기를 반복한다.


[나도수정초]


[으름난초]


[좀싸리버섯]


[소혀버섯]


[콩짜개덩굴]


[뱀톱]


계속되는 오르막

땅만 보고 걷다가 헷갈리는 길은

정상이 가까운 듯 나무 사이로 드러난 하늘, 드디어 노송이 기다리는 '선돌'에 도착했다.

물소리를 따라 계곡을 쉼 없이 올라온 곳에는

아무런 댓가없이 자연이 주는 위대한 선물에 탄성이 저절로 나오고

태고의 신비와 경이로움에 고개가 숙여진다.




[석위]


서귀포시 상효동에 위치한 '선돌'은

한라산 자락에 자리잡아 한라산의 기운이 그대로 스며드는

하늘을 찌를듯한 노송이 뿌리를 내린 곳으로

깊고 험한 계곡 자연의 속살을 그대로 간직한 숨소리 마저 멎게 하는

한라산의 기운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곳이다.


[노송이 뿌리를 내린 선돌]

 

가장 높은 곳~

한라산의 능선과 서귀포 앞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곳 

아래를 내려다보니 낭떠러지라 조심, 또 조심

신선들의 바위인 '선돌바위'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한라산의 기운를 느껴본다.

선돌 아래에는 '선돌선원'이 자리하고 있어 이곳에서는 침묵으로...





아무도 찾아올 것 같지 않은 한라산 자락~

적막하고 고요한 깊고 깊은 숲 속 선돌 아래 기도 도량은

 종교는 달라도 모두 엄숙해진다.

무탈함에 감사하고 소원성취발원을 빌며 삼배를 한다.


[선돌선원]




[수련]


하늘 연못에는 수련이 아름다운 자태로 눈 맞춘다.

시든 꽃은 물 속으로 감춰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수련

밤에 꽃잎이 접어들어 '수련'이라 부른다.

잎은 큰천남성을 닮았고

두루미천남성처럼 불염포 속 채찍모양의 육수꽃차례를 한 '대반하'

연초록의 풀밭에 군락을 이루고 자람터를 넓혀간다.


[대반하]


[구술붕이]




계곡 따라 올랐던 하늘 바로 아래 '선돌'의 신비스런 모습이 장관이다.

하늘은 맑고 신록으로 물든 봄의 끝자락

수채화를 보는 듯 탁 트인 경관은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하고

나무에 가려진 '천진원'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영원히 만날 수 없는 평행선

올랐던 거리만큼 계속되는 내리막 숲길이 주는 편안함

그 길에는 또 다른 생명들이 발길을 붙잡는다.

보석처럼 아름다운 진분홍 '멍석딸기'

긴 줄기 끝에 방울방울 달린 꽃이 소녀의 기도 모습일까?

노루 발자국 같다고 붙여진 '노루발(풀)'

하얀꽃이 작은 매화꽃을 닮은 '매화노루발'

국병정 닮은 붉은색의 자실체 '영국병정이끼'

반쯤 피어 안으로 오그라드는 곧게 서는 '제주무엽란'

여전히 제자리를 잘 지켜준다.


[멍석딸기]


[노루발(풀)]


[매화노루발]


[영국병정이끼]


[제주무엽란]





[천국(이끼)의 문]


[홍단풍 씨앗]


천국의 문을 지나니 출발지점인 사찰 경내로 들어왔다.

붉은색 날개를 달고 빨간나비들이 군무를 추다 계곡으로 내려앉은 듯

홍단풍 씨앗이 아름자운 자태로 유혹한다.


울창한 계곡의 숲 속은

상록수림대와 신록를 뽐내는 낙엽수림의 혼효림으로

봄바람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보기만해도 힐링되는 초록햇살은 여름의 시작을 알린다.

푸른 제주의 아름다운 민낯

파란하늘 밑 신록으로 물든 동화같은 아름다운 풍광은

자연의 살아 있는 온전한 숨소리에 동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