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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나들이

추자도 '나바론 하늘길'

by 고니62 2019. 7. 3.

추자도 '나바론 하늘길'~(2019.6.30. 일)


초여름의 손님 '장마'

주말 장맛비 소식에 괜한 투정을 부려보지만...

제주의 아침 하늘은 잔뜩 찌푸리고 상추자항에 도착할 쯤

빗줄기는 점점 거세지기 시작한다.


[상추자항]


상추자항은 올레길(18-1)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민박집에 짐을 풀고 우산과 비옷으로 무장을 하고

서둘러 봉골레산으로 출발한다.



봉골레산은 대서리 최북단에 위치한 해발 85.5m로

추자군도를 비롯한 여러 섬들의 아름다움을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직구도 쪽으로 해 질 때의 풍경이 아름다워

추자10경의 '직구낙조'로도 유명하다.

다도해의 크고 작은섬들이 한 눈에 보여야 하지만

자욱한 안개와 장맛비는 시야를 가려

제대로운 추자군도의 풍경을 담지 못한 채 길을 이어간다.


[최영 장군 사당]


제주도기념물 제11호로 지정

사당 안에는 '조국도통대장 최영장군'이라는 신위가 안치되어 있다.

추자도민들이 최영장군의 은덕을 기리며

한 해의 풍어를 기원하는 장소이다.


[등대산 공원]


'섬, 바다, 사람이 동화되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섬, 추자도'

수령섬~악생이여~공여~노린여~문여~염섬~추포도~횡간도~보길도~미역섬~검둥여로

 이어지는 군도의 모습은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공원 정상에는 '등대정'이라고 쓰여진 정자와 함께

반공탑(높이 10m)이 세워져 있다.


바람의 섬 '추자도'

과거 강풍을 피하고 순풍을 기다린다는 뜻에서

'후풍도'로 불릴만큼 바람이 사람을 지배하는 듯

거세지는 바람과 파도의 출렁거림으로 오후 걷기를 아예 포기했다.


[가래나무]


추자도란 명칭의 유래는

1271년(고려원종 12년)까지는 후풍도(候風島)라고 불렸다.

제주도에서 일어난 ‘목호의 난’을 평정하기 위해 파견된 최영 장군이

거센 바람을 피해 머물렀던 곳이란 데서 유래한 이름으로

전남 영암군에 소속될 무렵부터 추자도 (秋子島)로 불리기 시작했는데

크고 작은 섬들이 마치 바다에 가래나무 열매(추자)를

흩뿌려 놓은 듯한 모습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제주도로부터 45㎞ 떨어진 곳에 위치한

'제주도의 다도해 추자도'

상추자도, 하추자도, 횡간도, 추포도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추자도는

‘추자10경’으로 대표되는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경관을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추자면 영흥리 산중턱에 추자도 등대가 있다.


[추자도 등대]


추자도 등대는

등대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추자군도 전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로

유일하게 한라산과 다도해를 함께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추자 등대에서 만끽하는 제주의 다도해'

전망대에 오르면

나바론절벽이 눈 앞에 성큼 다가오고

주황빛의 지붕이 특징인 영흥리 마을과 상추자항,

그리고 하추자도의 아름다운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북쪽으로는 다도해, 남쪽으로는 한라산이 그림처럼 펄쳐지는 곳이지만

구름을 뚫고 올라 선 한라산의 웅장함은 희뿌연 해무 뒤로 숨었다.


[다도해 방향]


[한라산 방향]



대서리 소재 속칭 '용둠벙'에서

산, 큰산 및 등대전망대로 이어지는 능선의 바닷쪽 경사면을 '나바론 절벽'이라 부른다.

절벽의 능선을 따라 조성된 '나바론 하늘길'은

상추자도의 근간을 이루는 해안절벽 위로 난 2,1km의 험한 산길로

풍광이 아름다워 추자주민이 자랑하는 추자의 비경이다.

정상에 오르면 추자항의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나바론 절벽은 추자도에 낚시 온 외지인들이 이곳의 절벽이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영화 '나바론 요새'에 나오는 절벽처럼 지형이 험하다고 하여

'나바론 절벽'으로 부르다 보니 지역주민들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



[바위채송화]


들꽃 가득한 산길과 숲길에는

깎아지른 기암절벽을 부여잡은 채 바다를 향한 '바위채송화' 

봄의 산을 온통 형형색색으로 아름답게 물들였던 꽃들은 흔적을 남기고 

예절과 덕성을 갖춘 나무란 뜻의 암수딴그루 '예덕나무' 

하얀미소가 아름다운 '돌가시나무'

위험한 절벽에 달라붙은 부처님의 손을 닮은 '부처손'

해안절경과 섬 속의 숨은 비경을 만끽하며 느릿느릿 걷는 길에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반기는 들꽃들은 길동무가 되어준다.


[산뽕나무]


[말오줌때]


[사방오리나무]


[붉나무]


[왕작살나무]


[예덕나무 '수꽃']


[예덕나무 '암꽃']


[돌가시나무]


[연화바위솔]


[부처손]



생명을 품은 신비의 숲

장맛비에 숲 속은 버섯들의 천국이다.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던 그늘나무 사이로 살짝 들어오는 햇살

썩은 나뭇잎 위로 질서를 지키며

생태계의 정직한 분해자로서 자기 몫을 충실히 해낸다.

숲은 모자란 부분을 넉넉함으로 채워주며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가 되어준다.


[양산버섯]


[덧부치버섯]


[마귀광대버섯]


[목이버섯]


[코끼리바위]





사방이 수평선으로 터진 바다

하늘 아래 가장 짜릿한 트레킹 구간

아름다운 기암괴석들과 날카로운 절벽

길게 펼쳐진 하늘을 향하고 있는 오르막길 절벽의 아찔함

해안선을 따라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와 바다 위를 떠다니는 섬들의 군무

빼어난 해안절경과 청정바다, 그리고 신록의 눈부심까지

구불구불 길을 낸 나바론 하늘길을 걷는 맛이 제대로다.


[큰산(해발 142m)]




[말머리형상]


가파른 하늘길을 따라 절경에 감탄하며 오르다보면

코끼리바위, 말머리형상 등 이색적인 바위모양을 만날 수 있다.


[용둠벙]


추자도는 두 곳의 용둠벙이 있는데

신양리 대왕산 기슭과 상추자 나바론 하늘길의 끝 용둠벙 전망대이다.

용둠벙의 용이 승천하면서 신비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는 데서

용둠벙이란 용이 노는 웅덩이와 같다는데서 유래된 것으로

'둠벙'은 '물 웅덩이' 방언으로 물이 고인 곳을 뜻한다.


[나바론 하늘길 출발 지점]



[후포해변]


추자도의 몽돌해안 중 유일하게 상추자도에 있는 몽돌해안으로

여름철 물놀이를 하기 좋은 곳으로 바닷가에서 그물을 쳐 물고기를 잡는

후릿그물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밀물 때 밀려온 온갖 쓰레기로 가득 찬 해변이 얼굴을 찌푸리게 한다.

해변의 끝에는 번행초와 좀닭의장풀이 자람터를 넓혀간다.


[번행초]


[좀닭의장풀]


[사상자]


세월을 간직하고 있는 추자도 마을의 골목길

상추자도 영흥리 마을 일대에 조성된 벽화골목은

낮은 담장과 단정한 집 사이로 골목골목 알록달록 타일로 그린 벽화와

오래된 상점들이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 정겹다.

담벼락 밑에는 '노랑원추리'가 아침 햇살에 활짝 피어 반긴다.


[영흥리 벽화골목]


[원추리]


[순효각]


순효각은 지극한 효성을 실천한 박명래의 행실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떠오르는 해를 꿈꾸며 올랐던 등대 전망대는

잔뜩 흐려 일출을 담을 수 없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림같이 펼쳐지는 추자군도의 아름다운 풍광을 한 눈에 담기에는

벅찬 설레임을 마음으로 그리고 사진으로 담고 간다.


추자도 최고봉 '돈대산'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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