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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나들이

추자도 최고봉 '돈대산'

by 고니62 2019. 7. 5.

추자도 최고봉 '돈대산'(2019.6.30.일)


제주 속의 섬 '추자도'

걷고 즐기는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한반도와 제주 본섬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제주의 시작으로

추자군도에는 상추자, 하추자, 추포, 횡간도 등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 등 42개의 군도(群島)로 형성된 추자도는

수려한 경관과 독특한 모습을 한 섬들이 많아

제주의 다도해로 불린다.

추자근해의 풍부한 어장과 바다낚시의 천국으로

갯바위가 낚시터이고 참조기와 멸치젓갈은 추자도의 대표 명물이다.

추자도는 전라도에서 제주도로

행정구역이 변경되었지만 풍속은 전라도에 가깝다.



추자교를 지나 하추자도 엄바위장승을 시작으로

해맞이길이 조성되어 있는 해돋이 명소 돈대산까지 길을 이어간다.



[엄바위장승(억발장사)]


옛날 엄바위의 억발장사가 있었는데

엄바위 아래 바닷가에 '장사공돌'이라는 다섯개의 바윗돌로 공기놀이를 즐겼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횡간도로 건너 뛰다가 미끄러 넘어져 죽었다.

그래서 예초리와 횡간도 사람들은 결혼하면 청춘과부가 된다는 속설 때문에

서로 결혼하지 않는다고 한다.

언젠부턴가 마을 누군가가 억발장사를 상징하는 목장승을 깎아 세웠고

예초리에 해마다 걸궁을 할 때면

이 엄바위 앞에 와서 한마당 놀고 소원을 빈다.




추석산(해발 155m)은 예초리와 신양리 경계지역에 있으며

옛날 마을주민들이 추석날에 명절 음식을 싸들고 산에 올라 보름달을 보면서

소원을 빌었다고 하여 '추석산'이라 불리우고 있다고 전해진다.

추석산 능선을 따라 탐방로인 소원길이 조성되어 있고

일제 강점기때 일본군이 본토 사수를 위해 파놓은 'ㄷ'자형의 진지동굴이 있다.

마을주민들은 이 굴을 '칠자굴'이라고 부르고 있다.



[진지동굴]


동굴 안에는 박쥐 여러 마리가 날아다닌다.

갑작스런 이방인의 방문에 놀랐는지 재빠른 동작에

내가 더 놀라 주춤하게 한다.



추석산을 내려오니 화살표는 돈대산 해맞이 길로 안내한다.

들길에는 사상자 꽃 위로 한쌍의 곤충은 짝짓기에 여념이 없고 

다섯장의 하얀꽃잎이 아기 선풍기 날개를 닮은 바람개비 신사 덩굴 '마삭줄'

  숲길로 들어서자 강인함의 상징 '인동덩굴'의 짙은 향기는

상쾌한 아침 산책길 문을 활짝 열어준다.


[사상자]


[마삭줄]


[인동덩굴]


[줄딸기]


[청미래덩굴]


[예덕나무]



[팔각정(돈대정)]


돈대산 정상에는 아치교로 연결된 팔각정이 세워져 있다.



섬 내 최고봉인 돈대산(해발 164m)

추자도의 숨은 비경을 조망할 수 있는 곳으로

정상에 서면 한라산과 전남 도서지역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와 하추자도 마을 전경을 감상하기에 좋다.

해양 감시 업무를 수행했던 흔적과 봉화를 피웠던 자리, 우물 등이 남아 있다.


누군가의 표현처럼

추자군도 섬들이 마치 바다 위에서 뛰노는 돌고래 모습처럼

42개의 크고 작은 섬들의 장관이 펼쳐지는 곳이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기다리던 명장면은

해무에 가려 추자군도의 속살을 쉽게 보여주지 않아 아쉽기만 하다.



[사철쑥]


몇 년 전에 이곳에서 만났던 '초종용'을 찾아보았지만

시기가 늦어서인지 흔적도 없고 사철쑥만이 자람터를 넓혀간다.



[바위채송화]


[부처손]




돈대산을 내려와 추자올레(18-1)길로 접어들었다.

해안절경과 섬 속의 숨은 비경을 만끽하며 느릿느릿 걷는 산길과 들길에는

여름을 노래하는 들꽃들이 한창이다.

실타래처럼 줄기를 돌며 피는 꽃이 여린 소녀같은 '타래난초'

제비처럼 날렵한 모습일까? '산제비란'

주름진 잎맥이 짚신을 닮은 '짚신나물'

뿌리를 살충제로 쓰이는 오리 주둥이를 닮은 '파리풀'

예쁜 이름 '가시모밀'로 순화된 자생식물 '며느리밑씻개'

냉이와 함께 봄철 대표하는 향기나는 나물 '산달래'

도라지꽃을 닮은 앙증맞은 모습의 '애기도라지'

설사를 멈추게 하는 풀로 사용되었던 '이질풀' 등

들꽃들의 아름다운 모습에 걸음은 자꾸 더디기만 한다.


[흰타래난초]



[타래난초]


[산제비란]


[짚신나물]


[파리풀]


[가시모밀(며느리밑씨개)]


[산달래]


[애기도라지]


[이질풀]


[가시엉겅퀴]


[등갈퀴나물]


[층꽃나무]


[천문동]



[묵리교차로]


묵리는 마을의 앞과 뒤가 산에 들러싸여 있어

다른 마을에 비해 해가 늦게 뜨는 고요한 마을이다.

묵리로 넘어가는 고갯길은 섬이 아니라 산 중에 들어와 있는 듯

아늑하고 아름다운 숲길이 이어진다.

섬, 바다, 숲 향기 가득한 추자도 올레길~

 그 길에는 동화같은 자연과 세상 가장 아름다운 삶을 위한 희망의 노래가 있다는

하추자 올레길 안내글이 보인다.



[해당화]


새벽부터 걸었던 상추자~하추자...

모두들 힘이 부쳤는지 더 이상 걷기를 포기하고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해당화가 곱게 핀 바닷가에서~

초여름 햇살에 꽃잎을 활짝 연 '해당화'가 잠시 즐거움이 되어준다.

추자교를 건너 상추자로 향하는 길이 더디기만 하다.


[추자대교]


상추자와 하추자를 잇는 추자교량(楸子橋粱)은

섬과 섬을 잇는 교량으로 전국 최초 시설로 총 길이 156m다.

하지만 골재를 실은 트럭이 통행으로 무너져

1995년 4월 30일 총 길이 212.35m, 폭 8.6m로 완공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상·하추자를 하나로 묶어 주민생활과 산업증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영흥리에서 바라 본 상추자항

어제와는 사뭇 다르게 잔잔한 물결이 호수를 보는 듯 편안해진다.



상추자항 해변의 둘레길 '작은 작젯길'

'작지'는 '작은 자갈'이란 추자도 말로 이곳에는

추자도 역사관련 사진들이 해설과 함께 전시되어 있다.

추자도는 고려와 조선시대 돛단배를 타고

제주를 오고 가던 배들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섬으로

돛단배가 순조로운 바람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추자도는 '후풍도'라고 불리기도 했다.



추자주민들에게 돈대산과 최영 장군은 특별난 의미가 있다고 한다.

돈대산 정상에 서면 추자의 숨은 비경을 만날 수 있고

추자주민들의 일상 생활에 큰 영향을 준 최영 장군

(최영 장군 사당은 제주도기념물 제11호로 대서리 추자초등학교 뒤 언덕에 위치해 있다.)

바다 위에 떠 있는 만리장성을 보는 듯한 나바론 절벽의 하늘길

짙푸른 바다와 점점이 떠 있는 섬들,

그리고 해안 기암절벽은 보는 것 만으로도 비경 그 자체다.

상추자항을 떠나는 배...

바다로 튀어나온 바위(물생이 끝) 위에

두 살 아이가 버려져 울던 장소로 눈물 형상의 십자가가 선명하게 보인다.

시시각각 변하는 섬 날씨지만 잔잔한 물결은 멀미 걱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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