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름 나들이

산수국길이 아름다운 '삼의악'

by 고니62 2019. 7. 2.

산수국길이 아름다운 '삼의악'(2019.6.28.금)


오름을 알면 더 친근해지는 제주

제주 시내에서 비교적 접근이 쉬우면서 조망이 훌륭한 오름

'삼의악'은 산천단 인근 5.16도로변에 위치한 오름으로 탐방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옛날 아라동 주민들이 마소를 방목하고 땔감을 구하러 오고 가던

옛길을 만날 수 있는 고지길(숲길)과 내창길(하천길),

오름 탐방 외에도 아라동 역사문화 탐방로와 연결되어 있어

선택의 폭이 넓은 오름이기도 하다.



오름으로 가는 신비의도로 들머리

바람 타고 코 끝을 자극하는 구수한 말똥 냄새

(드넓은 초원에는 말을 방목하고 있다.)

파란문을 열자 장마의 시작을 알리는 '산수국'

 초록잎 위로 자잘한 꽃은 아침 햇살에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다.



[산수국]


잡목이 우거진 숲 아래에는

조릿대와 산수국이 사열하듯 반기고

이방인의 출입을 경계하듯 새들의 삐쭉이는 소리는 아침 고요를 깨트리고

하얀나비가 살포시 내려앉은 듯 십자가꽃 '산딸나무'는 여름 숲의 길잡이가 되어주고

칼다리 내로 이어지는 계곡의 맑은 물은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된다.



[참반디]


[옥잠난초]


[새우난초]


[관중]





제주의 하천은 대부분 건천이라

평상시에는 물이 없는 하천의 모습이지만

큰비가 내리면 엄청난 폭포가 장관을 이루는 폭포들이 산재해 있다.

삼의악 부근의 하천은 판상절리가 넓게 분포하고 

하류로 흐르면서 많은 소가 발달되어 있다.



[칼다리폭포]



비와사 폭포..

바위 끝이 칼날과 같아서일까?

칼다리폭포는 엉또폭포처럼 평소에 물이 흐르지 않다가

한라산에 내린 집중호우는 장관을 연출한다.

조천(칼다리 내)은 삼의악 서쪽 계곡을 타고 내려간다.






[호장근]


산수국길이 아름다운 오솔길 끝에는

녹색의 수채화를 그려내 듯 고사리 평원이 넓게 펼쳐진다.

푸르름을 더해가는 녹색의 초원

아침 산책 나온 말들의 여유있는 모습이 평화로워 보인다.




제주 시내를 품은 '삼의악'

5.16도로를 타고 가다보면 원뿔형의 균형잡힌 모습  

우뚝 솟아 위용을 자랑하지만 막상 오르다보면 반전의 매력이 있는 오름

오름 분화구 남쪽에 샘이 솟아 나와 '새미오름'이라 부르고

한자표기로 삼의악(三義岳), 삼의양악(三義讓岳), 삼의양오름으로 불리고 있다.

별칭들이 요란하지만 확실한 원형의 굼부리를 가진 화산체로

정상에서는 한라산과 제주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고

굼부리와 더불어 숲이 우거진 기슭 따라

자연의 깊은 맛과 탐방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정상까지는 20분 정도 소요된다.




[삼의악 샘]


아무리 가물어도 샘이 마르지 않아서 방목 중인 마소들의 식수로 사용되었다.



산수국이 길게 이어지는 오솔길을 지나면

쑥쑥 자라 쑥대낭(삼나무)길

편안했던 울창한 삼나무숲길은 점점 가파르고 걸음은 더디기만 하다.

 깊은 향이 느껴지는 편백나무길

숲은 깨어있고 능선을 따라 소나무가 내어주는 솔향을 들이마시며

삼림욕을 즐기며 걷는 숲길은 힐링이 되어준다.

걷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편안한 숲의 기운이 느껴지는 동안

정상이 눈 앞에 와 있다.



움푹 들어간 산정분화구 너머로 완만한 숲이 이어지고

그 뒤로 한라산이 선명하게 보여야 되지만 운무는 한라산을 가려버렸다.

분화구 안쪽은 한라산과 마주하고 있고 예전부터 이곳은 혈이 있는 명당으로 알려져

이름을 알 수 없는 많은 묘들과 산담이 어우러져 있다.




정상에서는 옅은 안개로 흐리긴 하지만

하늘과 바다, 그리고 제주 시내가 훤히 드러나고 바다가 끝없이 이어진다.

바닷가를 따라 솟아 있는 오름들~

도두봉을 시작으로 사라봉~별도봉~원당봉 그리고

함덕해수욕장과 서모오름까지 조망된다.



육각형 정자 프레임 안으로 들어온 풍경

오름마다 저마다의 전설과 유명세를 타기도 하지만

자연이 주는 깊은 맛과 비교적 전망이 좋아 탐방의 묘미가 있는 오름

삼의악 정상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여기에 있는 듯 하다.



[산불감시초소]



[까치수영]


정상 주변의 초지에는

풀숲에 숨어 정상의 하늘을 노래하는 '까치수영'

손이 저절로 가는 빨갛게 익은 '산딸기'

보석처럼 피어난 늦둥이 '멍석딸기'

소가 풀을 뜯다가 뒷걸음 친다는 '가시엉겅퀴'

산과 들에서 자라는 도둑놈의 지팡이 '고삼'

피를 멈추게 하는 '피막이'

새끼줄 모양으로 연분홍 실타래를 꼬 듯 아름다운 '타래난초'

풀밭에서 자생하거나 재배하는 귀화식물 '붉은토끼풀'

꿀과 보랏빛 향기를 감추고 입술을 내민 '꿀풀'

자연의 냄새를 품고 있는 흙내음

초록의 풀들은 초여름 녹색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산딸기]


[멍석딸기]


[가시엉겅퀴]


[고삼(도둑놈의 지팡이]


[피막이]


[개미탑]


[타래난초]


[붉은토끼풀]


[꿀풀]


[비수리]


[솔나물]

[개꽃아재비]




내려오면 다시 만나는 녹색의 초원

느닷없이 등장한 말 한마리는 출구에 버티고 있어

살금살금 뒤로 숨어 나오는 해프닝까지..

삼의악 트래킹코스는 관음사까지 아라동 역사문화 탐방로로 연결된다.



제주 시내에 가까이 있어 접근성이 좋은 오름은

자연이 주는 깊은 맛과 비교적 전망이 좋아 탐방의 묘미가 있는 오름으로

헛꽃이 아름다운 산수국길, 수직의 정원 삼나무숲,

향 좋은 편백나무숲, 강인한 생명력과 영리함을 갖춘 울창한 소나무숲까지

제주의 오름 '삼의악'은 또 다른 매력으로 사계절 찾게 된다.


'오름 나들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자도 최고봉 '돈대산'  (0) 2019.07.05
추자도 '나바론 하늘길'  (0) 2019.07.03
선돌 가는 길~  (0) 2019.05.27
영아리오름에서 만난 들꽃이야기  (0) 2019.05.07
꽃길만 가시리 '따라비오름'  (0) 2019.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