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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이야기294

작지만 귀한 '애기천마' 작지만 귀한 '애기천마'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소낙비가 한차례 지나가고 파란 하늘과 계곡의 물소리는 언제 들어도 청량감을 더해준다. 하늘을 가린 어두운 숲, 낙엽 속에 숨어 땅을 뚫고 올라오는 발에 밟히기 딱 좋은 작아도 너무 작은 아이 이 귀한 아이들을 만나는 순간만큼은 늘 설렌다. 한라산 자락의 숲 장맛비에 고온 다습한 기후적 요건은 여러 종류의 식물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살아간다. 애기천마는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낙엽수림의 썩은 식물체에 기생하며 습기가 많은 산지의 숲에서 자라는 엽록소가 없는 부생 식물이다. 천마와 겉모양이 비슷하지만 크기가 작아 애기천마라 부르고 제주도, 전라도 일부 지역에서 자생한다. 잎은 없고 긴타원형의 포는 막질이며 곧추선다. 줄기는 높이 5~15cm이고 3~10개의 비늘잎.. 2021. 8. 9.
곶자왈의 보석 '약난초' 곶자왈의 보석 '약난초' 올해도 군락으로 피어 있을까? 물어물어 찾아갔던 곶자왈의 들머리... 어두운 숲 속 녹색의 나뭇잎 사이로 희미하지만 은은한 자태 한쪽 방향으로 꽃을 피운 한 무리의 약난초가 눈부시다. 바람이 나뭇잎을 흔들면 키다리 여고생이 단발머리 흩날리듯 묘한 매력 수수한 아름다움에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볼 뿐이다. 신부의 부케를 닮은 '제주백서향'이 곶자왈의 전설을 만들어가듯 약난초의 은은한 여름향기는 숨은 보석이 되어 곶자왈을 채워간다. 약난초(藥蘭草)는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난초과 식물들이 대부분 습기가 많은 숲 그늘을 좋아하듯 낙엽이 두텁게 쌓인 습기가 많은 반그늘진 낙엽 수림대 아래가 자람 터다. 5~6월에 피는 꽃은 연한 자줏빛이 도는 갈색으로 꽃줄기에 15~20개가 한 방향으로 총.. 2021. 7. 27.
오름의 '갯취' 오름의 '갯취' 활활 몸을 태워 까맣게 탄 오름은 봄이 되면서 녹색의 푸르름으로 바닥을 채워가고 바라만 보아도 힐링이 되는 초여름 오름 정원은 노란 촛불잔치가 열려 장관을 연출한다. 여름이 시작되면서 바쁜 꿀벌처럼 부지런히 숲을 누비다 한달음에 달려간 새별오름 노란 갯취와 풀밭에 무리 지어 자란 띠는 볼거리를 만들어주며 마음을 들뜨게 하고 인생 샷을 담기 위한 옷 단풍으로 산책로를 가득 채운다.  갯취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제주도의 오름과 거제도 바닷가에서 만날 수 있다.한국 원산인 갯취는 한국특산식물로개체수가 많지 않아 보호하는 식물 중의 하나이다.  큰 잎과 기다란 꽃대, 그리고 노란색의 꽃은 시원스레 보인다.꽃의 모습은 곰취를 닮았고 제주도와 거제도에서 볼 수 있어갯곰취 또는 섬곰취라 부르기도 .. 2021. 6. 5.
독을 품은 '박새' 독을 품은 '박새' 제주가 상큼하고 예뻐지는 계절~ 한라산과 제주시내가 내려다보이는 그늘 한 점 없는 초원 세상의 불어오는 모든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벨벳처럼 아름다운 초록 풀들이 끊임없이 너울거린다. 크고 작은 바람의 움직임 따라 사르륵거리는 목초들은 화음을 넣으며 상쾌한 아침을 맞는다. 경사가 낮고 울창한 자연림으로 이루어진 족은노꼬메 철문을 활짝 열고 들어가 본다. 통 바람이 부는 쑥쑥 자라 쑥대낭 길 세월의 숲이 느껴지는 힐링이 되는 수직의 정원은 서서히 여름 준비를 서두르고 장맛비를 기다리는 산수국, 아직 설익은 산딸기가 길을 막는다. 걷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숲길 편백향이 그윽한 하늘로 향한 편백나무가 사열하듯 반기고 편안하게 걷는 숲길이 길게 이어져 행복 담은 웃음소리가 커져간다. 편백나.. 2021. 6. 4.
갯거시 '갯까치수영' 갯거시 '갯까치수영' 이맘때가 되면 그리워지는 고향 바닷가 잔인한 오월이지만 새벽부터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봄비는 잠시 나만의 소확행, 행복 채우는 시간을 만들어준다. 올레 18코스로 알려진 닭머루(닭머르) 예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변해버렸지만 지는 해가 아름다운 모습은 늘 설레게 한다. 동네 친구들과 추억을 담은 소풍 장소이자 갯바위 낚시터, 깅이와 보말을 잡았던 우리들의 닭머루는 들과 바다, 그리고 남생이 못과 어우러져 어린 시절 놀이터이었지만 지금은 인생 샷을 담는 힐링 장소가 되었다. 닭머루의 숨은 보석 하늘을 향해 나팔부는 '갯메꽃' 까만 현무암 위로 무리 지어 유혹하는 '땅채송화' 긴 타원형의 잎을 가진 '갯질경' 모래땅에 살아가는 것도 서러운데 소금 바람에 돌 틈에 뿌리내린.. 2021. 5. 23.
백마의 머리를 닮은 '나도수정초' 백마의 머리를 닮은 '나도수정초' 푸른 기운이 가득한 오월의 숲 고개 드는 초여름 더위지만 걷기만 해도 기분 좋은 숲 속에는 보물을 꼭꼭 숨겨놓고 누군가 찾아오길 애타게 기다린다. 숲 속의 요정 '나도수정초'의 고운 자태 낙엽이 수북이 쌓여 있는 계곡이 있는 숲으로 만나러 간다.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어두운 숲 나무 그늘 밑 습한 곳에서 잘 자라는 부생식물은 광합성을 하지 못하여 부엽토에서 양분을 얻어 살아가는 식물이다. 숲 속의 요정들은 투명한 종이인형처럼 속살이 보일 듯하다. 나도수정초가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다. 하얗게 피어나는 모습이 수정을 닮았을까? 하얀 수정처럼 빛난다 하여 '나도수정초'라 불린다. 나도수정초는 노루발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부생식물이다. 비늘모양의 빽빽한 어긋난 퇴화된 잎과 줄기는 .. 2021. 5. 13.
우산 모양 '우산이끼' 우산 모양 '우산이끼' 비닐하우스 안 물방울이 떨어지는 이랑에는 파릇파릇 이끼가 터를 잡아 나의 즐거움이 되어준다. 시간에 쫓기다 보면 이 아이들과 눈 마주칠 틈도 없이 어둠이 내리지만 이곳에서 따뜻한 밤을 보내며 내일을 기약한다. 농장 한 켠 습하고 그늘진 곳에는 비 새는 모습을 한 우산이끼가 꽃길을 만들었다. 우산 모양을 닮아 붙여진 이름 '우산이끼' 암그루와 수그루가 우산같이 펼쳐지는 데서 생긴 이름이다. 우산이끼는 우산이끼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선태식물 이끼류를 말하는데 암수딴그루이며 잎과 줄기 구분이 어렵다. 납작한 리본 모양의 잎처럼 넓은 엽상체와 헛뿌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엽상체는 짙은 녹색으로 2개씩 갈라지고 엽상체 하면에 헛뿌리가 있어 몸을 땅에 고정시킨다. 엽상체의 표면에 술잔 같은 무성아기.. 2021. 5. 12.
기생식물 '백양더부살이' 기생식물 '백양더부살이' 계절의 여왕 오월~ 농부에게 오월은 시간과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잔인한 오월이지만 농부에게도 짧은 하루의 끝이 보이고 백양더부살이를 만날 생각에 잠도 설치게 한다. 인적이 드문 오름, 조개나물은 봄바람 타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봄바람에 날리는 찔레의 달콤한 꽃향기로 가득 채운 오름 언저리에는 소녀의 감성을 사로잡을 만큼 순박한 하얀 웃음으로 반긴다. 햇볕이 잘 드는 정상의 풀밭 무리 지어 하얗게 핀 '띠'는 솜털처럼 부드러운 모습으로 봄바람에 살랑거리고 노랑나비를 닮은 강인한 식물 '벌노랑이' 쑥 사이로 솟아난 '백양더부살이'는 풀숲에 숨어 오름의 봄을 노래한다. 산방산이 보이는 들판~ 가냘프고 기다란 꽃줄기로 봄바람에 정신없이 흔들거리는 '미나리아재비' 큰 가시가 있지만 .. 2021. 5. 11.
과부 꽃대 '옥녀꽃대' 과부 꽃대 '옥녀꽃대' 이맘때가 되면 그리운 옥녀... 오름으로 가는 둘레길에 광활한 무밭 초록초록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풍광이 그림처럼 펼쳐지고 바람결 따라 일렁이는 장다리꽃의 춤사위 진한 향기로 들녘 가득 채운다. 장다리꽃 피는 4월~ 버림받은 무가 예쁜 장다리꽃을 피웠다. 잔잔한 바람이 기분 좋은 봄햇살을 오롯이 담은 무밭에 장다리 하양, 보라 나비가 살짝 내려앉았다. 연보라색 물감을 뿌려놓은 듯 이리 곱고 섬세한 꽃을 보지 못하고 식탁으로 올라왔구나... 오름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크기나 모양이 다양한 양치류들이 터를 잡았다. 옥녀꽃대를 만나기 10m 전 이제 막 꽃잎을 연 각시붓꽃이 눈인사를 건네고 삼나무 숲에 숨어 사는 새우난초 무리들은 겁 없이 일탈을 꿈꾸고 작은 바람에 흔들거리는 그리운 .. 2021. 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