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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이야기294

10월,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1편) 10월,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1편) 겨울을 지나 언 땅을 뚫고 일찍 봄을 맞는 작은 들꽃부터 겨울이 오기 전에 수분을 마치려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생명의 꽃들은 제주의 세찬 바람과 뜨거운 태양,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며 자기들만의 세상을 만들어간다. 바닷길을 시작으로 올레길, 곶자왈, 오름, 계곡, 한라산 둘레길과 정상까지 수없이 오르고 내리기를 하는 동안 발아래 작은 꽃들의 속삭임은 늘 감동을 준다. 봄꽃의 향연, 여름꽃의 향기, 가을꽃의 동화, 겨울꽃의 여행 사계절 들꽃세상을 계절별로 담아본다. 가을 햇살에 바람 따라 은빛 눈부심으로 물결치는 억새 제주도의 아름다운 드라이브코스(송당~수산 구간) 오름들 사이로 나 있는 도로 '오름 사이로'로 불리는 '금백조로' 붉은빛을 머금은 마술 같은 아름다운 풍광.. 2021. 11. 1.
더부살이 '야고' 더부살이 '야고' 가을 햇살에 반사된 은빛 억새길... 한 발짝 그냥 스치기엔 하늘빛 미소가 아름다운 이국적인 풍광에 빠져드는 동안 억새에 기생하는 꽃대와 꽃 모양이 담뱃대를 닮은 기생식물 홀로 핀 '야고'의 홍자색 단아한 미소에 멈춰 섰다. 야고(담배대더부살이)는 억새에 기생하는 열당과의 한해살이풀이다. 열당과 식물은 녹색잎이 없어 스스로 살지 못하고 다른 식물의 뿌리에 기생하는 것을 말하는데 들에서 자라는 줄풀이란 의미로 억세게 살아가는 억새 아래 기생하는 생명력이 강한 기생식물이다. 인디언 파이프(Indian pipe)란 영명은 야고가 담뱃대를 닮아 '담배대더부살이'라는 별칭이기도 하다. 줄기는 짧아 거의 땅 위로 나오지 않는다. 어긋난 잎도 거의 보이지 않는데 잎은 비늘 조각처럼 생긴 붉은빛이 도.. 2021. 10. 26.
한라산 '멧용담' 한라산 '멧용담' 아침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도착한 영실 주차장 이른 시간이라 주차장은 여유롭고 영실 소나무 숲이 주는 상쾌함, 맑고 시원한 계곡의 물소리, 가파른 산길은 능선을 따라 이어지고 깎아지른 듯한 기암괴석들이 즐비하게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는 수직의 바위들이 마치 병풍을 펼쳐 놓은 것처럼 둘려져 있는 '병풍바위' 봄과 여름날~ 아름답게 꽃을 피웠던 한라산의 나무들은 가을 한라산을 더욱 아름답게 빛내준다. 숲길을 벗어나자 한눈에 들어오는 선작지왓의 넓은 고원 초원지대 백록담 화구벽을 중심으로 오름 군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하지만... 선작지왓 탐방로는 한창 공사 중이다. 탐방로를 벗어나 임시 만들어진 탐방로를 따라가다 제주조릿대 사이로 얼굴을 내민 '멧용담'의 단아한 모습 순간 숨이 멎는 .. 2021. 10. 6.
용사의 모자 '진범' 용사의 모자 '진범' 산지의 숲 속에서 살아가는 오리처럼 생긴 모양새가 얼마나 앙증맞고 사랑스럽던지 바라보기만 해도 저절로 웃음 짓게 했던 '진범' 산등성이 따라 힘겹게 오르다 만난 오리 한 마리 한참을 오르다 다시 만난 엉덩이 높이 쳐들고 산속에 줄지어 나타난 오리 떼 꽃을 보면 마치 오리들이 줄지어 가는 듯하다. 진범은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산지, 물 빠짐이 좋은 반그늘 또는 숲 속의 그늘에서 자란다. 진범은 본래 ‘오독도기’라고 하던 것을 일제강점기 때 한자로 옮기면서 ‘진범(秦范)’이 되었다고 한다. 오독도기는 한라투구꽃의 뿌리를 말린 것으로 진범도 한라투구꽃과 비슷해서 줄오독도기라고도 한다. 진교(秦), 줄바꽃이라고도 부르는데 꽃 모양이 특이한 유독식물로 민간에서는 봄과.. 2021. 9. 29.
흑진주 '백작약' 흑진주 '백작약' 봄이 한창 여무는 날~ 계절 잃은 노랗게 피어난 세복수초 사이로 함지박 한 하얀 미소로 반겨주던 '백작약'의 자태 홀로 단아하게 피어 크게 웃어주던 순백의 모습에 숨이 멎는 듯 한참을 떠나지 못하고 주저앉아 버렸던 오월의 어느 날~ 지금쯤이면 벌어진 열매를 만날 수 있겠지... 연일 이어지는 가을비와 태풍 소식이 야속하기만 하다. 드디어 험한 산길 따라 찾아간 그곳에는 우아한 모습의 백작약이 빨간 종자를 맺힌 채 산속의 안방마님으로 재회하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담았다. 허리까지 자란 제주조릿대 사이로 봄날의 흔적 수줍음, 부끄러움이란 꽃말 대신 익어 벌어질 대로 벌어진 채로 흑진주를 달고 가을 아름다운 숲을 담아낸다. 백작약은 작약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전국의 각지 낙엽 수림대의 숲 .. 2021. 9. 27.
바위에 붙어사는 '바위떡풀' 바위에 붙어사는 '바위떡풀' 새벽 1100 도로.. 차 창 밖으로 보이는 아름드리 소나무길 동이 트는 아침 풍경은 늘 꿈길이다. 주말인데도 영실 주차장은 많이 비어 있고 찬 기운이 느껴진다. 숲 속으로 들어서자 영실 소나무 숲에서 뿜어 나오는 맑고 향긋한 솔내음 아침 고요를 깨트리는 쩌렁쩌렁 울리는 노루의 울음소리 계곡의 물소리는 막바지 여름을 노래한다. 다음 주 내내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 바위떡풀 꽃잎이 아직 남아있을지 설레는 맘으로 오르막을 오르는 동안 등반로 한 켠 조릿대 사이로 얼굴을 내민 '흰진범' 묵직한 등산화에 밟힐까 괜스레 걱정스럽다. 신들의 거처라고 불리는 영실(靈室) '병풍바위' 기암괴석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영실기암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풍광 아침 산책 나온 까마귀 한 마리는 무슨 상념.. 2021. 9. 18.
여름 숲의 요정 '버섯'(2편) 여름 숲의 요정 '버섯'(2편) 숲이 키우는 생명의 버섯 장마철 여름 숲의 주연과 조연 그리고 엑스트라 여기저기서 불쑥불쑥 튀어나와 꽃보다 아름다운 신기하고 오묘한 버섯 천국이 펼쳐진다. 여름 숲의 요정 '버섯' 한라산에는 장마가 시작되는 7월부터 10월 사이에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버섯들이 무리 지어 피어나 버섯 왕국을 만들어간다.식용버섯을 시작으로 화려하고 아름다운 독버섯까지 매력적인 모습 균륜을 이루기도 하고 땅 위로, 나무 그루터기나 고사목, 그리고 곤충의 사체에 꽃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피어나 유혹한다.버섯은 몸체에 잎, 줄기, 뿌리의 구별이 없는 균사(菌絲)로 이루어지고, 포자로 번식을 한다.엽록소가 없어서 다른 생물이 만들어 놓은 양분으로 살아가는데 생태계에서 유기물질을 분해하는 분해자인 .. 2021. 9. 8.
여름 숲의 요정 '버섯'(1편) 여름 숲의 요정 '버섯'(1편) 장마가 시작되는 초록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 장맛비에 숲은 촉촉하게 젖어 있고 걷는 길마다 푹신해진 흙길자연의 냄새에 어느 틈에 동화되어 간다.  여름 숲의 요정 '버섯' 한라산에는 장마가 시작되는 7월부터 10월 사이에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버섯들이 무리 지어 피어나 버섯 왕국을 만들어간다.식용버섯을 시작으로 화려하고 아름다운 독버섯까지 매력적인 모습 균륜을 이루기도 하고 땅 위로, 나무 그루터기나 고사목, 그리고 곤충의 사체에 꽃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피어나 유혹한다.버섯은 몸체에 잎, 줄기, 뿌리의 구별이 없는 균사(菌絲)로 이루어지고, 포자로 번식을 한다.엽록소가 없어서 다른 생물이 만들어 놓은 양분으로 살아가는데 생태계에서 유기물질을 분해하는 분해자인 동시에 분해.. 2021. 9. 7.
숨어 사는 '한라천마' 숨어 사는 '한라천마' 여름의 뜨거운 열기가 아직이지만 우렁차게 울어대는 매미소리는 여름도 끝자락으로 달린다. 하늘을 가린 어두컴컴한 삼나무 숲 발아래, 끝이 거칠고 예리한 바늘잎 위로 고개 드는 한라천마 찾아드는 발자국은 한라천마의 생태를 모르면 무조건 밟게 된다.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보지만, 내 발자국에 밟혔을까? 숲 속은 소리 없는 아우성으로 가득 찼다. 녹갈색 피부색을 자랑하듯 고귀한 모습 찾기도 힘들지만 담기는 더 힘든 작아도 아주 작은 귀한 존재감 한라천마는 난초과 여러해살이풀로 엽록소가 없는 부생란으로 제주의 숲에서 자라는 희귀란이다. 줄기는 3-15㎝로 광합성 작용을 하지 못해 녹색을 띠지 못하고 연한 노란색이나 흰색에 가까운 색을 지니고 있다. 잎은 줄기에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형태.. 2021. 9.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