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이야기294 숲 속 '나리난초' 숲 속 '나리난초' 오랜 가뭄 끝에 대지를 적신 단비 수채화를 그려내듯 물기를 머금은 초록의 숲에서 나는 풋풋한 자연의 내음은 마냥 좋기만 하다. 몇 해 전 어두운 숲 속을 헤매다 우연히 만나게 된 '나리난초' 나무와 바위에 뿌리를 내린 모습이 특이하면서도 경이로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그곳을 중심으로 샅샅이 찾아보았지만 이미 시들어 흔적만이 남았다. 아쉽지만 내년을 기약하고.... 꽃이 필 때쯤 다시 찾아간 숲 속 나무에 착생한 나리난초의 고귀한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한참을 담고 또 담아내고.... 숲 속의 춤추는 발레리나를 보는 듯 우아한 자태, 꽃잎 색감마저도 참 곱기도 하다. 나리난초는 난초과에 속하는 땅 위, 바위나 나무에 착생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주변 습도가 높고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산.. 2022. 6. 9. 순백의 '나도수정초' 순백의 '나도수정초' 촉촉하게 젖어있는 오월의 숲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어두운 숲 속으로 들어서자 조용할수록 더 아름답게 들리는 자연의 소리, 수북이 쌓여있는 젖은 낙엽을 밟을 때마다 베어 나오는 숲 냄새, 오월을 시샘하던 안개비도 잠시 주춤한다. 세월이 느껴지는 계곡연둣빛 이끼 위로, 낙엽 위로 고개 든 숲 속 요정 '나도수정초'의 고운 자태 비에 젖은 요정들은 투명한 종이인형처럼 속살이 보일 듯하다. 나도수정초가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다. 하얗게 피어나는 모습이 수정을 닮았을까?하얀 얼굴 속에 숨겨 있는 파란 눈을 가진 외눈박이 외계인일까?하얀 수정처럼 빛난다 하여 '나도수정초'라 불린다. 나도수정초는 노루발과의 여러해살이 부생 식물로 비늘모양의 빽빽한 어긋난 퇴화된 잎과 줄기는 기둥모양으로 곧추 .. 2022. 5. 17. 키 작은 '꼬마은난초' 키 작은 '꼬마은난초' 초록 생명을 불어넣는 사월의 숲 몇 발짝 걸었을 뿐인데 그냥 스쳐가기엔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숲길 산책로에는 큰구슬붕이가 하늘을 담은 파란 눈부심으로 꽃길을 만들며 봄 향연이 한창이다. 조용히 주인을 기다려준 너의 고운 자태 발에 밟힐까 은근 걱정되면서도 가까이서 눈 맞춘다. 천천히 낮은 자세로 바닥을 살피며 걸어야 보이는 키 작은 난초 낙엽 사이로 비집고 올라와 하얀 꽃으로 반기는 '꼬마은난초'가 대견스럽다.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그저 연약하고 귀하디 귀한 작아도 너무 작고, 속살을 잘 보여주지도 않는 수줍은 모습의 '꼬마은난초' 꽃잎을 활짝 열고 여기저기서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꼬마은난초는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산지의 그늘진 곳이나 숲 속 부엽질이 풍부한 비옥한 낙엽수림에서 .. 2022. 5. 1. 품위 있는 '새우난초' 품위 있는 '새우난초' 어두운 숲 속 겨울나무들은 연둣빛 잎을 만들며 초록으로 물들어가고 땅을 밟을 때마다 느껴지는 건강한 흙내음, 나뭇잎 사이로 살짝 들어오는 고운 햇살에 바람도 잠시 쉬어간다. 하늘을 가린 우거진 나무 사이로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숲길 깊숙한 곳으로 들어갈수록 밀림의 한가운데 서 있는 듯 원시적인 자연을 오롯이 느끼게 해 주고 일찍 피었던 봄은 흔적을 남기고 또 다른 봄이 이어달리기를 한다. 새우난초의 계절 돌 틈으로 땅 위로 군락을 이루며 화사하게 핀 꽃의 매력, 사월의 풍경 속으로 빠져든다. 봄이 무르익어가는 낙엽 수림대 아래에는 봄 향기를 가득 담은 눈을 사로잡는 한 무리의 '새우난초' 우아하고 품위 있는 자태, 은은한 향과 오묘한 빛깔의 다양한 화색 봄의 여신 '새우난초'의.. 2022. 4. 28. 사월이 오면.. 사월이 오면..(2022.4.20. 수) 참 고운 사월의 봄봄! 겨울 한라산이 아름다웠던 어리목 오랜만에 찾은 어승생악으로 오르는 길은 연둣빛으로 생기가 넘쳐난다. 앙상하던 나뭇가지마다 연초록 잎으로 갈아입은 한라산의 봄 바위 위에 씨앗 하나가 날아와 자람 터가 되어 나무와 바위는 하나가 되고, 고목이 된 나무가 쓰러지면 바위는 또 다른 생명을 품고 살아간다. 어느 날 함께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위대한 자연의 섭리에 겸손을 배운다. [사월이 오면...] 이른 봄... 변산바람꽃은 흔적을 남기고 봄바람 타고 떠나버렸지만 그 자리에는 또 다른 봄이 이어달리기를 한다. 사방이 탁 트인 눈을 싱그럽게 하는 사월의 오름 싹을 틔우고 자연스레 꽃과 생명의 씨를 품은 이 땅의 들꽃 수수하면서도 수줍은 듯 여전히 고운.. 2022. 4. 23. 큰 아기씨 '큰괭이밥' 큰 아기씨 '큰괭이밥' 초록빛이 숲 속을 감싸기 시작하는 사월... 이른 봄, 나뭇잎이 그늘을 만들기 전에 서둘러 피어나 봄바람 타고 변산 아씨는 자취를 감춰버리고 무성하게 자란 세복수초, 노루귀 모습의 잎을 활짝 편 새끼노루귀, 현호색의 화려한 외출, 조금 늦게 피는 봄꽃들이 바통을 이어간다. 숲과 더불어 살아가는 꽃 아기씨들 애써 피운 꽃 길게 보여주고 가면 좋으련만 온다 간다 말도 없이 잠깐 피었다가 온 힘을 다해 씨앗을 맺고 내년에도 이곳에서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짧은 봄날을 기억하게 한다. 상잣질에는 '올벚나무'가 봄의 화려함을 대신하고 길게 이어지는 숲길에는 강렬한 노랑으로 눈길을 끄는 '생강나무', 삼나무 아래에는 자주색 줄무늬가 특이한 '큰괭이밥' 가냘픈 몸짓이지만 우아한 자태, 매력적인 .. 2022. 4. 17. 오름에 핀 '각시붓꽃' 오름에 핀 '각시붓꽃' 매년 3월이면 제주 들불축제가 열리는 '새별오름' 소망을 품고, 소망이 피어오르고, 소망의 오름으로 올해는 드라이브인 방식에 예약제로 진행한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강원, 경북지역 산불 여파로 오름 불 놓기는 취소되었다. 옛 제주목축문화인 들불 놓기가 기원인 들불축제는 새봄이 찾아올 무렵 소와 말의 방목지에 불을 놓아 진드기 등 해충을 없애고 비옥한 땅을 만드는데 조상들의 지혜에서 유래되었다. 매년 찾아오는 봄 오고 간다는 한마디 말은 없지만 등성이 위로 끝이 보이지 않는 파란 하늘 아래 청보라로 덧칠한 부끄러운 새색시 '각시붓꽃'이 봄바람에 하늘하늘거리며 배경 자체가 그림이 되어준다.심쿵!설레는 맘은 잠시 접어두고 희망을 나른다. 각시붓꽃은 붓꽃과의 숙근성 여러해살이풀로 꽃봉오리가.. 2022. 4. 14. 계곡의 봄봄 계곡의 봄봄(2022.4.8. 금) 걷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숲길 숲길과 이어지는 계곡 깊숙한 곳으로 들어갈수록 연초록 새 잎이 돋아나고 아침마다 색을 달리하는 품격을 지닌 계곡의 모습이 드러난다. 울퉁불퉁 계곡을 한참 동안 걸어 힘들었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계곡의 아름다움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고여있지만 깨끗하고 맑은 물에 마음까지도 담가본다. 겨울나무들은 잎을 만들며 계곡의 봄은 무르익어가고 나뭇잎 사이로 살짝 들어오는 고운 햇살, 새들의 지저귐, 바람도 잠시 쉬어간다. 제주가 만든 용암계곡, 오랜 가뭄에 계곡의 바닥은 말랐지만 군데군데 바닥이 훤히 보이는 하늘을 담은 고인 물 언제 만나도 계곡이 주는 경이로움에 잠시 멈춰 바라볼 뿐이다. 돌과 초록 이끼가 만들어낸 계곡 정원 거대한 바위를 뚫고 뿌.. 2022. 4. 12. 상잣질 꽃 아기씨 상잣질 꽃 아기씨(2022.3.16. 수) 전형적인 이등변 삼각형 모습을 한 큰노꼬메의 위엄 정답게 마주 앉아 있는 울창한 자연림으로 이루어진 족은노꼬메의 부드러운 능선 오름 모양새나 형체가 조화를 이루고 있어 이곳에서 바라보는 모습은 하나의 오름처럼 착각이 든다. [상잣질 꽃 아기씨] 말이 흔적을 남기고 간 목장 한편 길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어릿광대 '광대나물' 하늘빛 미소가 아름다운 '큰개불알풀(봄까치꽃)' 진자줏빛 곱디 고운 '가는잎할미꽃'은 따사로운 봄햇살이 눈부신지 하얀 털옷을 입은 채 기지개를 켠다. 꼿꼿한 매혹적인 자태에 꼬부랑 할머니는 옛말이 되어버렸다. 따뜻한 온기로 나무 잎새는 아침마다 색을 달리하고 오름 가장자리에 자리 잡은 암꽃과 수꽃이 같이 피는 '참개암나무' 봄의 전령사가 되.. 2022. 3. 21. 이전 1 ··· 3 4 5 6 7 8 9 ··· 3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