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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이야기292

품위 있는 '새우난초' 품위 있는 '새우난초' 어두운 숲 속 겨울나무들은 연둣빛 잎을 만들며 초록으로 물들어가고 땅을 밟을 때마다 느껴지는 건강한 흙내음, 나뭇잎 사이로 살짝 들어오는 고운 햇살에 바람도 잠시 쉬어간다. 하늘을 가린 우거진 나무 사이로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숲길 깊숙한 곳으로 들어갈수록 밀림의 한가운데 서 있는 듯 원시적인 자연을 오롯이 느끼게 해 주고 일찍 피었던 봄은 흔적을 남기고 또 다른 봄이 이어달리기를 한다. 새우난초의 계절 돌 틈으로 땅 위로 군락을 이루며 화사하게 핀 꽃의 매력, 사월의 풍경 속으로 빠져든다. 봄이 무르익어가는 낙엽 수림대 아래에는 봄 향기를 가득 담은 눈을 사로잡는 한 무리의 '새우난초' 우아하고 품위 있는 자태, 은은한 향과 오묘한 빛깔의 다양한 화색 봄의 여신 '새우난초'의.. 2022. 4. 28.
사월이 오면.. 사월이 오면..(2022.4.20. 수) 참 고운 사월의 봄봄! 겨울 한라산이 아름다웠던 어리목 오랜만에 찾은 어승생악으로 오르는 길은 연둣빛으로 생기가 넘쳐난다. 앙상하던 나뭇가지마다 연초록 잎으로 갈아입은 한라산의 봄 바위 위에 씨앗 하나가 날아와 자람 터가 되어 나무와 바위는 하나가 되고, 고목이 된 나무가 쓰러지면 바위는 또 다른 생명을 품고 살아간다. 어느 날 함께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위대한 자연의 섭리에 겸손을 배운다. [사월이 오면...] 이른 봄... 변산바람꽃은 흔적을 남기고 봄바람 타고 떠나버렸지만 그 자리에는 또 다른 봄이 이어달리기를 한다. 사방이 탁 트인 눈을 싱그럽게 하는 사월의 오름 싹을 틔우고 자연스레 꽃과 생명의 씨를 품은 이 땅의 들꽃 수수하면서도 수줍은 듯 여전히 고운.. 2022. 4. 23.
큰 아기씨 '큰괭이밥' 큰 아기씨 '큰괭이밥' 초록빛이 숲 속을 감싸기 시작하는 사월... 이른 봄, 나뭇잎이 그늘을 만들기 전에 서둘러 피어나 봄바람 타고 변산 아씨는 자취를 감춰버리고 무성하게 자란 세복수초, 노루귀 모습의 잎을 활짝 편 새끼노루귀, 현호색의 화려한 외출, 조금 늦게 피는 봄꽃들이 바통을 이어간다. 숲과 더불어 살아가는 꽃 아기씨들 애써 피운 꽃 길게 보여주고 가면 좋으련만 온다 간다 말도 없이 잠깐 피었다가 온 힘을 다해 씨앗을 맺고 내년에도 이곳에서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짧은 봄날을 기억하게 한다. 상잣질에는 '올벚나무'가 봄의 화려함을 대신하고 길게 이어지는 숲길에는 강렬한 노랑으로 눈길을 끄는 '생강나무', 삼나무 아래에는 자주색 줄무늬가 특이한 '큰괭이밥' 가냘픈 몸짓이지만 우아한 자태, 매력적인 .. 2022. 4. 17.
오름에 핀 '각시붓꽃' 오름에 핀 '각시붓꽃' 매년 3월이면 제주 들불축제가 열리는 '새별오름' 소망을 품고, 소망이 피어오르고, 소망의 오름으로 올해는 드라이브인 방식에 예약제로 진행한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강원, 경북지역 산불 여파로 오름 불 놓기는 취소되었다. 옛 제주목축문화인 들불 놓기가 기원인 들불축제는 새봄이 찾아올 무렵 소와 말의 방목지에 불을 놓아 진드기 등 해충을 없애고 비옥한 땅을 만드는데 조상들의 지혜에서 유래되었다. 매년 찾아오는 봄 오고 간다는 한마디 말은 없지만 등성이 위로 끝이 보이지 않는 파란 하늘 아래 청보라로 덧칠한 부끄러운 새색시 '각시붓꽃'이 봄바람에 하늘하늘거리며 배경 자체가 그림이 되어준다. 심쿵! 설레는 맘은 잠시 접어두고 희망을 나른다. 각시붓꽃은 붓꽃과의 숙근성 여러해살이풀로 꽃봉오리.. 2022. 4. 14.
계곡의 봄봄 계곡의 봄봄(2022.4.8. 금) 걷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숲길 숲길과 이어지는 계곡 깊숙한 곳으로 들어갈수록 연초록 새 잎이 돋아나고 아침마다 색을 달리하는 품격을 지닌 계곡의 모습이 드러난다. 울퉁불퉁 계곡을 한참 동안 걸어 힘들었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계곡의 아름다움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고여있지만 깨끗하고 맑은 물에 마음까지도 담가본다. 겨울나무들은 잎을 만들며 계곡의 봄은 무르익어가고 나뭇잎 사이로 살짝 들어오는 고운 햇살, 새들의 지저귐, 바람도 잠시 쉬어간다. 제주가 만든 용암계곡, 오랜 가뭄에 계곡의 바닥은 말랐지만 군데군데 바닥이 훤히 보이는 하늘을 담은 고인 물 언제 만나도 계곡이 주는 경이로움에 잠시 멈춰 바라볼 뿐이다. 돌과 초록 이끼가 만들어낸 계곡 정원 거대한 바위를 뚫고 뿌.. 2022. 4. 12.
상잣질 꽃 아기씨 상잣질 꽃 아기씨(2022.3.16. 수) 전형적인 이등변 삼각형 모습을 한 큰노꼬메의 위엄 정답게 마주 앉아 있는 울창한 자연림으로 이루어진 족은노꼬메의 부드러운 능선 오름 모양새나 형체가 조화를 이루고 있어 이곳에서 바라보는 모습은 하나의 오름처럼 착각이 든다. [상잣질 꽃 아기씨] 말이 흔적을 남기고 간 목장 한편 길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어릿광대 '광대나물' 하늘빛 미소가 아름다운 '큰개불알풀(봄까치꽃)' 진자줏빛 곱디 고운 '가는잎할미꽃'은 따사로운 봄햇살이 눈부신지 하얀 털옷을 입은 채 기지개를 켠다. 꼿꼿한 매혹적인 자태에 꼬부랑 할머니는 옛말이 되어버렸다. 따뜻한 온기로 나무 잎새는 아침마다 색을 달리하고 오름 가장자리에 자리 잡은 암꽃과 수꽃이 같이 피는 '참개암나무' 봄의 전령사가 되.. 2022. 3. 21.
봄이 오나 봄! 봄이 오나 봄(2022.3.11. 금) 삼나무가 울창한 숲 길 '삼울길' 하늘을 찌를 듯한 50여 년생의 통 바람이 부는 수직의 정원에는 강풍으로 쓰러진 나무로 만든 장승들이 크게 웃어주고 울창한 쑥쑥 자라 쑥대낭(삼나무) 길을 걷는 동안 초록이 눈 앞에 가득한 숲길은 눈도 마음도 함께 쉬어가게 한다. 삼울길을 지나 장생의 숲길로 들어서자 오랜 가뭄과 꽃샘추위, 거센 바람을 이겨내며 용기를 내준 봄의 전령사 '세복수초' 숲 속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기 전 차가운 땅 위로 남들보다 일찍 겨울잠에서 깨어난 가냘프고 여린 모습의 꽃 아기씨 '변산바람꽃' 숲 속 나무 그늘 아래는 솔잎과 나뭇잎 위로 하늘에서 내려온 하얀 별들이 무리 지어 피었다. 잠시 피었다 봄바람 타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지만 수줍은 듯 하.. 2022. 3. 13.
굼부리에도 봄이... 굼부리에도 봄이...(2022.3.6. 일) 겨울의 끝자락에 찾아간 한라산 서 있기만 해도 영화가 되어주는 설경이 펼쳐지는 만세동산, 눈보라를 감싸 안은 설원의 구상나무와 웅장한 능선이 아름다운 눈 덮인 화구벽 겨울왕국 한라산이 보여주는 아름다운 장면들이다. 어느 해보다 자주 들려오는 산간 눈 소식에 1100도로는 통제되고 산간도로는 그늘진 곳마다 오르막길에서 엉키는 자동차들... 그래도 굼부리로 가는 들머리 문은 활짝 열렸다. 세월이 느껴지는 삼나무 숲에 남겨진 선명한 발자국들 아침 햇살에 삼나무 숲은 따뜻하게 느껴지고 나무마다 핀 눈꽃 황홀한 설경이 펼쳐지는 굼부리는 그림이 되어준다. 굼부리 능선 위로 구름이 만들어낸 이색적인 풍광 굼부리의 봄은 어느 만큼 왔을까? 앙상한 나무가 엉켜 비좁은 길이 힘.. 2022. 3. 7.
봄꽃 마중 봄꽃 마중(2022.3.2. 수) 봄은 어느 만큼 왔을까? 곶자왈을 품은 큰지그리오름으로 봄꽃 마중 간다. 민오름 둘레길 따라 큰지그리오름으로 가는 길~ 곶자왈과 오름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어 색다른 즐거움이 있는 오름 오름 전체가 자연림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주변으로 넓은 초지가 펼쳐진다. 목장의 광활한 지대를 지나면 기슭의 편백나무 숲으로 이어진다. 수직 세상이 만들어내는 편백나무의 아름다움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빽빽하게 들어선 편백나무의 짙은 나무향 마스크로 코를 막았지만 뿜어내는 맑은 공기와 상쾌함은 몸으로 느껴지고 또 다른 절경으로 눈을 사로잡는다. 편백나무의 사열을 받으며 걷다 보면 정상과 마주한다. 탁 트인 360도 정상에 서면 잡힐 듯 눈 덮인 부드러운 능선의 한라산과 한라산 주변으로.. 2022. 3.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