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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이야기

봄이 오는 소리

by 고니62 2023. 3. 6.

봄이 오는 소리(2023.3.3. 금)

 

음력 2월, 영등달~

마지막 꽃샘추위와 봄 꽃씨를 가지고 제주섬에 찾아온 '영등할망' 

할망이 봄을 만들기 위해 뿌리는 바람은 

1만 8천 빛깔의 바람을 움직이는 할망의 변덕 

할망이 영등에 뿌린 칼바람은 헤아릴 수 없지만 영등달 15일에

영등할망을 실은 배가 우도를 떠나야 제주에 봄이 온다.

 

[세복수초]

봄은 어느만큼 왔을까? 

가냘프고 여린 모습의 아기씨 '변산바람꽃'

잠시 피었다가 봄바람 타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지만 

봄의 왈츠는 세복수초에서 시작이 된다.

 

[색을 달리하는 '굼부리']
[새끼노루귀]

늦은 오후, 

마음은 벌써 봄의 향연이 펼쳐지는 굼부리로 달음박질하지만 

굼부리로 향하는 발걸음은 더디기만 하다.

통바람이 부는 삼나무가 울창한 숲을 지나 굼부리로 내려가다

눈 맞춘 까꿍! 반갑다, 새끼노루귀 

 

[앙상한 숲]

앙상한 숲 속, 

나뭇잎이 그늘을 만들기 전 낙엽 수림대 아래에는 

깊고 어두운 땅 속에서 한줄기 빛을 찾아 

어김없이 찾아와 주는 마음씨 고운 작고 여린 봄꽃들 

초록잎을 만들기 전이라 앙상한 나무는 삭막하고 쓸쓸하게 보이지만 

바람도 멈추게 해 주고 따뜻하고 포근한 햇살은 굼부리의 문을 활짝 열어준다.

하지만, 숲 속은 조용한 듯 하지만 햇빛과의 전쟁을 치른다.

 

[세복수초]

봄을 여는 굼부리에는 온통 노란색으로 물들었다.

황금빛 융단을 깔아 놓은 듯 초록 치마에 샛노란 저고리로 갈아입은 '세복수초'의 향연이 펼쳐진다.

숲 속 나무들이 초록색을 감췄기에 세복수초의 샛노란 색감이 도드라진다.

언 땅을 뚫고 찬비와 거센 바람을 이겨내며 용기를 내준 

바람마저 샛노란 봄이 참 예쁘다.

 

[세복수초]

숲 속의 나무들이 초록잎을 만들기 전에 

영등할망이 뿌리는 거센 바람을 이겨내며 용기를 내준 순박한 아씨 모습 

차가운 땅 위로 바닥을 하얗게 수놓는 변산 아씨 '변산바람꽃' 

찬란한 봄이 걸어온다.

 

[세복수초와 변산바람꽃]

아직은 수줍은 듯 하얀 치맛자락을 살짝 들어 올린 가냘픈 '변산바람꽃' 

 

[변산바람꽃 '겹꽃']
[변산바람꽃]

꾸미지 않아도 자연이 묻어나는 아름다운 자태로 

시간이 멈춰 버린 듯 마법 같은 아름다운 풍경을 그려낸다.

 

[변산바람꽃 '녹화']

하얀 그리움으로 봄바람 타고 자취를 감춰버릴 '변산바람꽃' 

영등달 차디찬 바람에 기지개 켜는 봄의 두근거림이 느껴진다.

 

[세복수초 피는 언덕]

아직 만나지 못한 전령사들을 찾아 계곡의 봄을 만나러 간다.

 

[계곡의 '세복수초']

봄빛으로 물들어가는 광활한 풀빛 초지를 지나 계곡으로 들어서자

황금접시 세복수초가 황금물결로 출렁이며 꽃길을 걷게 해 준다.

 

[박새]

계곡 따라 한참을 걷다 만난 또 다른 봄의 전령사들 

군락을 이룬 고양이 눈을 닮은 '산괭이눈' 

남들보다 일찍 겨울잠에서 깨어나 기지개 켜는 '새끼노루귀' 

길고 말린 잎이 멋스러운 별을 닮은 '중의무릇' 

겨우내 움츠렸던 새 생명은 세상 밖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

 

[산괭이눈]

눈도 뜨지 않은 새끼노루~ 

간밤의 추위를 견디고 움츠린 채  

보송보송 하얀 솜털을 달고 올라오는 모습이 얼마나 앙증맞던지 

이 아이들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다.

 

[새끼노루귀]
[(분홍)새끼노루귀]

따뜻한 온기로 나무 잎새는 아침마다 색을 달리하고 

낙엽 속에서, 돌 틈에서, 막 새순을 틔워 기지개 켜는 여린 꽃들 

아름다운 새 생명을 탄생시키며 감동과 희망을 안겨주며 봄의 기운을 불어넣는다.

그림같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광에 마음의 여유를 보태본다.

 

[중의무릇]

꾸미지 않아도 자연이 묻어나는 아름다운 자태로 

시간이 멈춰 버린 듯 마법 같은 아름다운 풍경을 그려내며 

자연스레 마음의 문을 열게 한다.

 

[세복수초 피는 계곡]
[왕이메~괴수치~돔박이]

봄이 오는 길목...

자연의 사랑을 먹고 자란 찬란한 이 봄의 꽃 아기씨들 

앞서거니 뒤서거니 봄이 가장 먼저 오고 있음을 알려준다.

 

이 글은 제주투데이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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