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길에서 만난 들꽃이야기(수생식물)
겨울을 지나 언 땅을 뚫고 일찍 봄을 맞는 작은 들꽃부터
겨울이 오기 전에 수분을 마치려고 부지런히 움직이는 생명의 꽃들은
제주의 세찬 바람과 뜨거운 태양,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며
자기들만의 세상을 만들어간다.
바닷길을 시작으로 올레길, 곶자왈, 오름, 계곡, 한라산 둘레길과 정상까지
수없이 걷고 오르고 내리기를 하는 동안
발아래 작은 꽃들의 속삭임은 늘 감동을 준다.
봄꽃의 향연, 여름꽃의 향기, 가을꽃의 동화, 겨울꽃의 여행
사계절 들꽃세상을 계절별로 담아본다.
'수산 한 못'은 수백 년이 지난 오래된 곳으로
수산평(벌판, 초원)의 한가운데 위치해 마장의 말과 소에게 물을 먹이고,
주민들의 식수로도 사용해 왔던 유래 깊은 곳이다.
'전주물꼬리풀'은 제주도 동부 지역의 습지에서 자생하고 있는 것이 발견되어
2010년 성산읍 수산리 자생지에서 개체를 채집하여
이곳 '수산 한 못'에 200여 본의 '전주물꼬리풀'을 복원하였다.
강력하고 풍부한 바람이 머무는 바람길 '수산평'
수산 한 못 가장자리를 가득 채운 홍자색 물결
일렁이는 바람에 출렁이는 물결 사이로 가을이 내려앉았다.
긴 장마와 폭염을 견뎌내고 습지에 뿌리를 내린 '전주물꼬리풀'
바람의 기운이 느껴지는 수산 한 못의 주인공이 되었다.
전주물꼬리풀은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전북 전주에서 발견되어 전주의 지명을 따 '전주물꼬리풀'로 명명되었다.
물이 얕게 고여 있는 낮은 지대에 형성된 습지의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자라는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이다.
수생식물들의 작은 천국
수면 위로 다소곳이 얼굴을 내민 눈부심에 시선이 멈추고
물의 요정들의 수중발레는 날아다니던 잠자리도 쉬어가게 한다.
물속이나 물가에서 서식하는 수생식물은
오염된 물을 정화시켜 주기도 하지만 물가에 서식하는 다양한 종류로
동물들의 서식처이면서 먹이로 이용되는 아주 유용한 식물이다.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어야만이 볼 수 있는 들꽃들은
작은 바람에도 흔들거리며 수수하지만 고운 자태는 걸음을 멈추게 하고
들꽃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늘 겸손한 마음을 갖게 한다.
들꽃이야기 자료 정리 중입니다.
퍼가지는 마시고 눈으로 보고만 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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