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래리 '삼다수숲길'(2024.6.2. 일)
서서히 고개 드는 더위, 여름이 온다.
소리 없이 피어나 먼 곳까지 향기 날리는 들판의 하얀 바람
봄과 여름을 사이에 두고
연약한 듯 가냘픈 자태는 바람에 흩날리는 대로 메밀꽃 하얀 세상이 펼쳐진다.
한라산 아래 첫 마을 교래리(橋來里)
한라산 북동쪽에 위치한 평탄한 중산간마을로 '도리'라고 불렀다.
마을 남서쪽에서부터 하동마을에 이르는 약 1km의 암반이
길게 다리 모양의 형체를 하고 있어 다리 삼아 건너 다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리 교(橋), 올 래(來) 자를 써서 '교래'라 불리게 되었다.
목가적인 전원풍경의 교래리
700여 년 전 화전민들이 들어와 마을을 이루기 시작했고
조선시대 국마를 기르던 목장지대로 위상이 높았다.
교래리 지역은 한때 마을이 번창해
중산간마을 가운데 선흘 다음으로 큰 마을이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4.3 사건의 영향으로 마을 가옥이 전소되고 주민들도 떠나 폐동되기에 이르렀다가
복구되었다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는 마을이다.
현재는 상동(웃동네)과 하동(알동네), 2개의 자연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마을 도로변에는 수령이 300년이 훨씬 넘은 보호수 '폭낭(팽나무)'이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교래마을의 볼거리를 제공해 준다.
조천읍 교래리에 위치한 삼다수숲길은
오래전 사냥꾼과 말몰이꾼이 이용했던 오솔길을
제주개발공사와 교래리 주민들이 함께 보존하면서 조성한 숲길로
한 그루터기에서 여러 가지가 생겨난 맹아림을 통해 벌목, 숯 만들기 등
4.3 사건과 6.25 전쟁 이후 제주도민의 산림이용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자연스럽게 형성된 분재형 숲은 수목이 지니는 경관미와 가치,
난대 낙엽활엽수림의 교육적 활용 가치 등을 인정받아
2010년 '제11회 아름다운 숲 경진대회'에서 천년의 숲 부문 어울림상을 수상했고,
2017년 유네스코 세계 지질공원 대표명소로 추가 지정되기도 했다.
삼다수숲길 지하에는 천연 화산암반수인 삼다수가 숨 쉬고 있고,
삼다수숲길을 중심으로 희귀 식물 군락지와 다양한 생물이 공존하고 있다.
아름다운 삼다수숲길은
1코스 꽃길(봄의 야생화길, 1.2km, 30분 소요)
2코스 테우리길(5.2km, 3시간 소요)
3코스 사농바치길(사냥꾼길 8.2km, 4시간 소요)의 완주코스로
사철 푸른 삼나무 숲길과 봄의 세복수초 군락,
여름의 산수국길, 가을의 하천을 따라 물든 단풍, 겨울의 눈 덮인 삼나무는
사계절 무척 아름다운 비밀의 숲으로 다시 찾게 된다.
삼다수를 머금은 제주의 숨은 숲길 '도리마을 숲길'
사계절 가기 좋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