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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길따라

여름 숲

by 고니62 2024. 8. 27.

여름 숲(2024.8.23. 금)

 

늦팔월~

아침마다 우렁차게 들리던 매미소리는 점점 멀어지고, 

가까이 들려오는 귀뚜라미 소리 

활짝 핀 누리장나무는 여름의 끝을 알리지만 여전히 낮에는 불볕더위, 밤에는 열대야 

일상이 되어버린 잠 못 이루는 밤을 시원하게 날려버릴 

등에는 고생보따리 짊어지고 여름향이 짙어진 그늘진 숲을 누벼본다.

 

[누리장나무]
[익모초]

푸르름이 가득한 힐링 숲길 

숲 속으로 들어서자 새벽에 소나기가 한차례 지나갔는지 

축축하게 젖어있는 땅에서 올라오는 기분 좋은 자연이 주는 풋풋함 

초록초록이 예쁜 제주조릿대길이 길게 이어진다.

계곡 따라 깊숙이 들어갈수록 들려오는 나무 자르는 기계음 소리에 

새들의 지저귐도, 매미 합창소리도 잠시 멈췄다.

 

[제주조릿대]
[물 웅덩이]
[털이슬]
[덩굴용담]
[덩굴용담]
[꽃며느리밥풀]
[석송]
[장미잔나비버섯]

어두운 숲 속을 환하게 밝혀주는 

꽃보다 화려한 버섯들의 향연, 여름 숲 속은 버섯들의 천국이다.

나무 그루터기나 고사목, 땅 위로 아름다운 모습의 버섯, 

이름을 불러주면 좋을 테지만...

 

[잎새버섯]
[꽃구름버섯]
[띠비늘버섯]
[노란각시버섯]
[여우꽃각시버섯]
[방귀버섯]
[마귀광대버섯]
[새둥지버섯]
[주름찻잔버섯]
[선녀버섯속]
[버터버섯속]
[사람얼굴 바위]
[제주조릿대]

봄꽃보다 더 아름다운 가을 단풍 

계곡 주변의 단풍나무들은 아직 초록초록으로 눈을 시원하게 하지만 

돋보이고 싶었는지 일찍 물든 나뭇잎이 길을 가로막는다.

 

[비와사 폭포]

삼나무를 비집고 우아한 자태의 소나무 한그루가 눈에 들어온다.

해를 거듭하다 보면 이곳의 명물이 될 듯...

 

[소나무]
[삼나무]

이쯤에서 보여야 될 텐데...

계속되는 찜통더위에 꽃시계는 뒤죽박죽이지만 

그래도 자리를 지켜준 너란 아이...

반갑다~ '구상난풀' 

 

[구상난풀 씨방]
[구상난풀]

숲 속의 요정 '부생식물' 

대부분의 식물들은 엽록체를 가지고 있어 

광합성을 하여 스스로 양분을 만들어 살아간다.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어두운 숲 

나무 그늘 밑 습한 곳에서 잘 자라는 부생식물은 

광합성을 하지 못하여 부엽토에서 양분을 얻어 살아가는 식물이다.

동물의 사체나 배설물, 죽은 식물을 분해하거나 분해되어 생성된 유기물에서 양분을 얻는다.

뿌리가 빈약하고 광합성 능력을 갖고 있지 않지만

생태계의 중요한 분해자 역할을 해낸다.

 

[사스레피나무]
[공작고사리]
[일엽초]

풀숲에 숨어, 제주조릿대 사이로 얼굴을 내밀던 사철란...

꽃시계도 들쭉날쭉, 올해는 무엇보다 이상기후로 작황이 시원치 않다.

먼 길 찾아왔기에 꽃잎을 열어준 고마운 마음씨에 감동, 

보이는 만큼 담아보자.

 

[사철란]
[사철란]
[사철란]
[사철란]
[사철란]
[털사철란]
[털사철란]
[비비추난초]
[비비추난초]

주위를 잘 살펴야만이 만날 수 있는 숲 속 요정 

어두운 땅 속에서 이제 막 올라오는 꼬물꼬물 '수정난풀' 

생김새가 인디언파이프처럼 보이나요?

하얀 속살이 백마를 닮았을까요?

더 자라면 투명한 종이인형처럼 속살이 보일 듯하다.

 

[수정난풀]

누런색의 암술과 열매가 위로 향하는 모습이 나도수정초와 구별된다.

 

[여름 계곡]

짧지만 울림있었던 편안한 숲길 

여름의 끝을 알리는 매미의 화려한 화음으로 위안 삼아 보지만 

역시 꽃은 피어야, 바람은 불어야, 우리는 웃어야...

모두 힘겨운 여름나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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