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령리 '금능리'(2024.8.28. 수)
제주의 대표적인 드라이브코스 중 숨겨진 비경
물빛이 아름다운 협재~금능해수욕장
물색이 고운 아름다운 비양도를 품고 있는 '금능리'
금능리가 품고 있는 이야깃거리가 있는 또 하나의 명소 '금능석물원'
제주의 돌인 현무암을 조각하여 만든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금능석물원'은
석공명예장 장공익 옹(1931.11.25~2018.9.1)의 일관된 제주의 삶에 대한 풍자와 해학을
엿볼 수 있는 만여평의 부지에 약 3,500점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금능석물원 내에는 정녀굴과 조롱굴 2개의 동굴이 있고
굴 안에는 불공을 드릴 수 있는 암자가 있다.
석물원으로 들어서자
'욜로옵서'라고 굴로 가는 길을 안내해 준다.
"겅허주 마씸..."
내리막길을 따라가다 보니 굴 입구가 보인다.
당시 이곳은 곶자왈지대로 숲이 울창했는데 사냥꾼 정 씨와 정 씨의 개에 의해 발견되어
'정구수'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굴 안으로 들어가면 산 쪽에서 내려오는 물이 샘솟는데
입구 쪽과 안쪽에 두 개의 샘이 있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서 지역주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굴 밖으로 나가자 두두둑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
더위는 주춤했지만
아주 짧은 시간에 물폭탄을 퍼붓고 이내 사라졌다 다시 퍼붓기를 한다.
이를 어쩌나!!
잠깐 망설이는 동안 이미 흠뻑 젖은 옷과 신발...
그래 걷자, 걸어보자.
이 동굴은 2003년도 문화재청이 실시한
제주도 천연동굴에 대한 일제 조사 결과 문화재적 보존가치 및 학술적 가치가 인정되어
보존 관리를 하고 있는 동굴이라는 안내글이 적혀있다.
넓은 길, 좁은 길, 편한 길, 험한 길, 꼬부랑 길, 외나무다리 길 등
삶이란 밝은 곳을 향하여 길을 가는 것이라는....
두드리면 마치 북소리가 나는 바위이다.
잃어버린 마을 '한산이왓(밭)'은
장공익 명장의 고향인 한림읍 상대리에 있었던 마을로
바위틈에서 나오는 샘물이 있어 자연스럽게 마을이 형성된 곳이다.
15세대가 한 가족처럼 살던 아름다운 마을이었지만
4.3 사건으로 마을이 전소되어 폐허가 된 고향을 생각하며
당시 고향 마을을 축소하여 이곳에 초가 15동을 재현해 놓았다.
구불구불 미로가 있는 깔끔하게 정돈된 비밀의 정원
다섯 장의 하얀 꽃잎이 아기 선풍기 날개를 닮은 바람개비 신사 덩굴 '마삭줄'
석물원 내에는 오래된 나무, 덩굴식물들과
크고 화려한 원예종들이 어우러져 눈길을 끈다.
휼민상은 제주에서 전해져 오는 전설을 바탕으로 제작,
이무기에게 처녀를 제물로 바치는 풍습을 보고
제주 목사가 이무기와 싸워 이무기를 무찔렀다는 이야기를 만들어 놓은 작품이다.
금능석물원을 나와 마을 안길로 접어들었다.
마을길은 자로 잰 듯 깔끔하게 정돈되었고 편안하게 이방인을 맞아준다.
우리나라 섬 중에 유일하게 화산폭발 시기에
기록으로 남아 있는 '천년의 섬 비양도'
비양도가 용출되기 전부터 사람들이 살던 곳으로 추정되나,
용출에 따른 침수로 주민들이 전멸한 뒤 새로 거주가 시작된 '금능리'
'베렝이[盃令]'라는 독립된 마을로 있었고,
금능리의 옛 이름은 마을 안에 있는
속칭 '금동산'이라는 이름을 따서 '배령리(盃令里)'로 불리다가
중국의 지명을 따서 '금능리'라고 불리고 있다.
협재리 남쪽과 연접하여 한라산 방향으로 길게 뻗어있는 모습을 하고 있고,
대부분 해발 100m 이하의 평지를 이루고,
바닷가에는 금능해수욕장과 주변으로 무성한 송림지대가 있다.
바닷가 마을이지만 어업보다 농업에 종사하고,
주요 농산물은 감귤이지만 마늘과 보리 재배도 활발하다.
최근에는 선인장, 민예품 생산, 약초 재배도 늘고 있고,
1994년 금능농공단지가 조성되어 지역 주민의 농가소득에 도움을 주고 있다.
부락 중간에 잔과 같은 동산인 속칭 '금동산'이 눈에 들어온다.
전형적인 제주의 모습을 간직한 금능포구
원담은 밀물 때 물살에 따라 고기들이 안쪽으로 들어왔다가 썰물이 되면
원담 안에 갇혀 빠지지 못하는 원리를 이용해 옛날 어른들이 고기를 잡던 장소이다.
현재 보존되고 있는 금능리의 원담은 소원, 모른원, 모살원 등이 있다.
지하에서 물이 흐르는 층을 따라 이동하던 지하수가
암석이나 지층의 틈을 통해 지표면으로 솟아 나오는 곳을 '용천'이라 하고
이 물을 '용천수'라고 한다.
금능리에도 크고 작은 용천수들이 분포되어 있다.
돈물깍은 언제부터 생겼는지 알기는 어렵지만
해변에서 물이 빠져나가는 간조에는 소금기가 많아 먹을 수 없었지만
만조가 시작이 되면 단맛이 난다고 하여 예부터 이 용천수를 이용하는
속칭 장수(사)코지 주민들이 '돈물깍'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상수도가 없을 때 바다에 용천수를 가둬서 주민들이 우물처럼 사용한 곳이며
식수와 목욕 및 생활용수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소박한 제주의 모습을 간직한 금능리
금능마을에도 예전 모습과 달리 다양한 카페와 음식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그나마 마을의 원형은 그대로 살리며 시골 외할머니댁을 찾아온 듯
시골의 주는 정서는 그대로인 듯 정겹다.
금능리 마을에는 돌담마다 재미난 아이템이 있다.
돌담에는 아름다운 그림과 시를 써 놓은 액자를 걸어 놓아
마을길을 걷는 동안 감동과 흥미로움을 더해준다.
밭담 아래 가지를 뻗어가는 애호박 꽃이 활짝 피었다.
어릴 적 내 고향 돌담 아래 봉선화와 채송화가 어우러졌던
정감 어린 시골 모습이 언뜻 떠오른다.
나의 어린 시절을 웃고 울게 만들었던 무화과
아름드리 무화과나무는 여름 태풍에 가지가 완전히 잘려나갔지만
저마다 기억하는 추억이 다른 색깔 무화낭
가장 오래된 작물 중의 하나인 열매 자체가 꽃인 무화과가 익어가는 계절
호들갑 떨며 아우성치던 불볕더위도 떠날 때를 알고,
짧은 가을을 반길 준비를 한다.
에메랄드빛이 아름다운 서쪽 바닷가
해안가를 따라 늘어선 백사장이 눈에 들어온다.
금능해수욕장은 워싱턴야자를 가운데 두고 협재해수욕장과 인접해 있어
자칫 협재해수욕장인 듯 착각하지만 소박하고 잔잔한 매력이 있는 금능해수욕장이다.
에메랄드빛 바다색과 비양도가 한눈에 보이는 여건은 같지만
금능해수장이 백사장 폭이 좁고 규모도 작은 편이다.
여름이 아니더라도 사계절 멋진 인증숏을 남기는 곳이기도 하다.
모래밭 위 검은 현무암이 보이는 풍경은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풍경으로 다가온다.
바닷빛이 예쁜 금능으뜸해변
하얀 백사장과 검은 현무암이 어우러진 에메랄드빛 바다,
얕은 파도, 그 뒤로 펼쳐지는
'천년의 섬 비양도'가 보이는 바다 풍경은 그 자체만으로 작품이 되어준다.
수심의 깊이에 따라 물색이 달라 보이고
바다에 돌담을 쌓아 물이 들고 빠지면 돌담 안에 갇힌 물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원담을 재현해 놓아 제주의 어로문화를 엿볼 수 있다.
주변에는 사방조림지대로 송림지대가 있다.
제주의 바람과 해안 절경만으로도 아름다운 시간을 품은 해안 사구
해안가를 둘러싼 모래가 쌓여 언덕을 만들었다.
해수욕장의 늦여름 풍경을 더 낭만스럽게 만들어준다.
협재리 일주도로 바로 위의 길가에 재암굴이 있는데
지붕처럼 된 바위를 재암(財巖 )이라고도 했고,
바위굴 안에는 풍부한 샘이 흘러 이 용천수를 재암천(財巖泉)이라 불렀다.
굴 내부 전체가 기암으로 형성돼 있고 여름에는 차가운 한기가,
겨울에는 온기가 있는 청량한 맑은 물이 항상 용출하여
여름철에는 지역 주민들과 피서객이 많이 찾는다.
소박하면서 제주의 감성이 그대로 묻어나는 곳 '금능리'
금능석물원, 천혜의 자연경관과 광활한 바닷가, 무성한 송림지대의 푸르름,
하얀 모래가 길고 넓게 펼쳐져 있는 협재해수욕장에 묻혀
금능해수욕장의 아름다운 모습이 가려졌지만
진짜 제주를 느낄 수 있는 맑고 푸른 환상적인 바다는
매력적인 바닷가 마을로 다시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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