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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나들이

가을, 새별오름

by 고니62 2024. 10. 9.

가을, 새별오름(2024.1.6. 일)

 

가을, 억새의 명소 '새별오름' 

한층 높아진 파란 하늘과 뭉게구름은 벗 삼아 떠다니고 

억새길이 손짓하는 가을이 도착했다.

 

[새별오름]
[새별오름]

'저녁하늘에 샛별과 같이 외롭게 혼자 서 있다'

는 뜻에서 새별오름, 한자로는 신성악(晨星岳)이라 하는데

오름의 모양새가 날씬한 새가 날아가는 모습과 같다고 하여

'조비악(鳥飛岳)'이라 부르기도 한다.

예전에 가축 방목을 위해 병충해를 방제하고 해묵은 풀을 없애기 위해

마을별로 매년 불을 놓았던 것에 착안을 얻어 

해마다 정월 보름을 기해 들불축제가 열리는 오름이다.

1997년 처음 시작한 제주들불축제는 

'2000년부터 매년 한 해의 무병장수와 풍년을 기원하는 들불축제가 개최, 

도민은 물론 국, 내외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곳'이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불 놓기 행사는 중단되어 아쉬움을 남긴다.

 

[제주들불축제유래비]

애월읍 봉성리에 위치한 새별오름은 

들불축제로 잘 알려져 쉽게 접근이 가능해 남녀노소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표고 519.3m로 형태는 복합형 화산체의 특성을 갖고 있고 

오름 등성이는 5개의 봉우리로 이어지고, 

서쪽 비탈은 넓게 휘돌아 벌어진 말굽형 화산구를 이루고 말굽형 굼부리는 넓지만 가파르다.

 북쪽 비탈은 부드럽고 작게 벌어진 말굽형 화구를 이루고 있고, 

북사면 기슭에는 공동묘지가 조성되어 있다.

정상까지는 20분 정도가 소요된다.

 

[금강아지풀]

온몸을 활활 태우며 한해를 열어주었던 오름은 

봄이 되면서 녹색의 푸르름으로 바닥을 채워가고, 

초여름, 햇살 품은 새별오름을 수놓는 노란 '갯취'  

바라만 보아도 힐링이 되는 오름 정원은 노란 촛불잔치가 열려 장관을 연출한다.

가을이 되면서 붉은 속살을 부끄러운 듯 살며시 내보이는 억새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가을꽃들도 마중 나왔다.

 

[송장풀]
[선이질풀]
[이질풀]
[야고]
[층층이꽃]
[오이풀]
[나비나물]
[당잔대]
[산박하]
[개망초]
[딱지꽃]
[짚신나물]
[쇠서나물]
[개여뀌]
[여뀌]
[등반로]

억새가 내어주는 물결 따라 걷는 오름 능선길~

조금 가파른 능선도 있지만 등반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오름을 오르는데 큰 불편함은 없다.

반갑게 맞아주는 가을바람에 흔들거리는 억새를 보며 

가을을 걷다 보면 어느새 정상에 도착한다.

 

 

새별오름은 역사적으로 고려시대 최영장군이

목호(牧胡)를 무찌른 전적지로 유서깊은 곳이기도 한다.

평화롭게 보이는 들판은 고려말 최영장군이 토벌군을 이끌고

한림읍 명월포로 상륙하여 새별오름에 진영을 구축하고

여몽군과 일대 치열한 격전을 치렀던 역사의 현장이라고 한다.

 

[정상 표지석]

사방이 탁 트인 정상에서는 

한라산 방향으로 바리메와 노꼬메가 정겹게 마주하고 있고, 

한림읍 앞바다에 아름답게 떠있는 천년의 섬 '비양도'와 산방산까지 조망할 수 있다.

바로 이웃한 이달봉과 이달촛대로 이어지는 능선은 삼 형제처럼 

어깨동무하 듯 가지런히 서 있어 다정하게 보인다.

 

[억새길]
[내리막길]

억새 사이를 걷는 바람의 길 

파도가 밀려오는 듯 출렁이는 붉은빛을 머금은 완벽한 가을

하늘과 구름, 햇살에 반짝이는 바람 타고 물결치는

억새의 출렁거림은 길게 이어지고 

내 키를 훌쩍 넘긴 햇살에 반짝이는 붉은 속살을 드러낸 억새의 사각거리는 소리, 

가장 아름다운 길이 열린다.

한 발짝 그냥 스치기엔 붉은빛을 머금은 그림 같은 아름다운 풍광은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내듯 가을빛이 내려앉았다.

 

 

배경 자체가 그림이 되어주는 

소망을 품고, 소망이 피어오르는, 소망의 오름 '새별오름' 

파란 도화지에 그려내는 살랑이는 가을바람에 파도타기 하듯 출렁이는 억새 물결 

바라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어주는 억새가 보이는 곳은 포토 존이 되어준다.

과하지 않으면서 아름다움으로 묻어나는 가을날의 그림 

자꾸 걸음을 멈추게 한다.

 

[거미의 잔칫날]
[사마귀]

사마귀 한 마리가 멋진 포즈로 배웅을 해준다.

 

[새별오름과 억새]

오름 능선의 곡선이 부드러움 만큼 이름도 예쁜 '새별오름' 

서부지역의 오름 중에 새별오름은 

풀밭이 가장 고우면서 부드러운 오름 능선으로 

풀밭과 가을의 억새가 어우러진 모습은 제대로 오름의 멋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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