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은바리메오름 가는 가을길(2024.10.11. 금)
가을가을, 붉은빛을 머금은 억새
배경자체가 그림이 되어주는 새별오름은 바라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어주고
바람 타고 출렁이는 억새가 보이는 곳은 포토 죤이 되어준다.
파란 하늘과 초록 풀밭을 배경으로
작은 해바라기 꽃을 닮은 느지막이 꽃을 피운 '뚱딴지(돼지감자)'
부드러운 햇살에 이슬을 머금은 채 아침을 맞는다.
가을로 가는 시간
오름으로 가는 임도로 들어서자 가을꽃들이 길을 막는다.
꽃은 피어야, 바람은 불어야, 우리는 웃어야...
보이는 만큼 담아보자, 기분 좋은 웃음은 덤이다.
사람과 자연을 잇는 숨어있는 포토 죤
너른 초원이 펼쳐지는 목장은 가을색으로 물들었다.
큰노꼬메오름과 족은바리메오름이 엽서 속 그림처럼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에 엄지 척!
노루가 많이 살았다는 '노꼬메오름'
여름 녹음은 점점 색을 잃어가고 가을로의 여행을 서두른다.
바리메 동쪽 기슭에 맞닿아 있는 '족은바리메오름'
소나무와 정글 속에 서 있는 듯 울창한 자연림으로 뒤덮여 있고,
원형 굼부리는 침식되어 깊숙한 골이 패어 있다.
동서로 가로누운 길고 부드러운 산등성이가 정겨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한라산 중산간(애월읍 어음리)에 위치한 바리메오름은
표고 763.4m로 원형의 산정분화구로 산 정상 분화구(굼부리) 모양이
바리때(절에서 쓰는 승려의 공양그릇)와 비슷하다 하여
일찍부터 '바리메'라고 불러왔다.
분화구 남반부는 수림을 이루고 있고, 북반부는 초지와 풀밭으로 형성되어 있다.
걸어서 2분 거리에 위치한 족은바리메오름에 견주어서
바리메 혹은 발이오름, 鉢(발: 바리)山이라 하고 정상까지는 40분 정도가 소요된다.
바리메오름 주차장에서 2분 정도 임도를 걷고 나면
족은바리메오름 들머리가 눈에 들어온다.
각시묘라고도 하는 족은바리메오름은
표고 725.8m, 비고 126m로 말굽형(북서쪽) 형태를 한 오름으로
임도를 사이에 두고 바리메오름은 어음리, 족은바리메오름은 상가리에 위치한다.
바로 서쪽에 위치한 바리메와 달리 산세가 무척 거친 편으로
산등성이가 사방으로 갈라져 내리고 우묵한 서사면과 북사면에는 깊숙한 골이 파여 있다.
동서 방향으로 가로누워 있는 오름은
크고 작은 4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졌는데 북서쪽 기슭에서 보면
중앙에 위치한 주봉 주변을 3개의 작은 봉우리가 옹립하고 있는 형태이다.
오름 전체가 해송 숲과 잡목 숲으로 우거져 있으며 말굽 형태의 분화구가 있다.
바로 곁 바리메오름보다 작다 하여 '족은바리메오름'이라 불린다.
기슭에서 정상까지는 20분 정도가 소요된다.
커다란 분화구를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가 아름다운 족은바리메오름은 등반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비교적 접근이 쉬워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오름이기도 하다.
초여름 다섯 갈래의 때죽나무 꽃잎이 바닥에 떨어져 꽃길을 만들어주었지만
산책로 주변으로 예초작업을 한 흔적은 어수선하게 보인다.
아뿔싸! 예초작업으로 잘려나간 '방울꽃'이 더욱 화사해 보인다.
깊숙한 곳으로 들어갈수록 하늘을 가리는 울창한 숲
숲이 내뱉는 숨소리에 심호흡을 해본다.
힐링 숲길이 주는 편안함, 새들의 예쁜 지저귐과 간간이 불어오는 작게 흔들리는 바람,
걸을 때마다 바스락거리는 낙엽 밟는 소리는 화음을 넣는다.
바리메오름과 구분하기 위해 족은바리메오름이라 불리는
나지막한 오름이긴 해도 오르다 보면 산세가 거칠고 숨차게 한다.
오름 대부분이 울창한 숲으로 이루어져
마치 정글 깊숙한 곳에 와 있는 듯 착각을 일으킨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한라산 부악(백록담)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대지의 광활함은 보는 이들에게 탄성을 지르게 하고,
지금이라도 한라산 정상에 꼭짓점을 찍어야 할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
한라산은 어느 곳에서 보아도 백록담을 향하도록 자극한다.
큰바리메오름은 사방이 탁 트여
한라산과 서부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멋이 있다면,
족은바리메오름은 정상에서의 조망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지만 아낌없이 보여주는 정글을 방불케 하는
숲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버리게 하는 묘한 매력을 지닌 오름이다.
오름을 찾는 이들에게 작은 기쁨을 담아가게 한다.
그늘을 만들어주었던 연초록 봄의 잎들은 어느 틈엔가 가을빛을 담아낸다.
고추나무, 때죽나무, 사람주나무, 산딸나무, 상산, 서어나무, 팥배나무, 참빗살나무,
팽나무, 화살나무 등 낙엽활엽수들은 겨울을 서서히 준비한다.
나뭇잎들은 빈틈없이 하늘을 가리고
세월을 알 수 없는 돌과 한 몸이 된 뿌리 깊은 나무(느티나무)
숲이 내어주는 넉넉하고 풍성함은 윈시 그대로의 모습으로
울창하게 우거진 숲은 가을로 물들어간다.
경사가 급한 구간이 있어서 오르고 내릴 때 주위가 필요한다.
연초록 봄의 잎들은 여름이 되면서 녹음 짙은 그늘을 만들고
어느 틈엔가 아름다운 꽃과 열매로 유혹한다.
가을, 족은바리메오름을 올라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
독특하고 아름다움 속에 숨어있는 비밀
맹독성 식물인 무사의 투구를 닮은 가을을 노래하는 '한라돌쩌귀'
자잘한 열매가 앙증맞은 '한라참나물'
줄줄이 사탕 열매를 달고 있는 녹색의 커다란 잎을 가진 '왜승마'
오리처럼 생긴 모양새가 앙증맞고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바라보기만 해도 저절로 웃음 짓게 하는 '진범'
예초작업으로 군데군데 잘려나가 아쉬움도 있지만
온전한 모습의 아이들이 눈에 띄어 그것 또한 다행이다.
숲길이 아름다운 산책로를 빠져나와
한적한 임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쑥대낭(삼나무)'이 사열하듯 반긴다.
걷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숲길
어느새 편안한 마음으로 웃는 얼굴을 보게 된다.
'오름 나들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야생화정원 '원물오름' (0) | 2024.11.01 |
---|---|
가을, 새별오름 (5) | 2024.10.09 |
곶자왈을 품은 '큰지그리오름' (0) | 2024.05.24 |
다랑쉬오름과 다랑쉬굴 (1) | 2024.04.11 |
계곡을 품은 '영천악' (0) | 2024.0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