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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나들이

열안지오름~방선문가는길

by 고니62 2014. 10. 20.

열안지오름~방선문가는 길(2014.10.18. 토)

 

가을햇살 아래 은빛물결 춤추는 억새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고운 이름 '열안지'

제주시내 가까운 곳에 위치해

방선문과 함께 머물다 올 수 있는 아름다운 가을 산책길~

 

오름 모양이 기러기가 줄지어 날아가는 형상이라 하여 열안지(列雁旨).

새의 알과 같다고 하여 여난지(如卵旨)라 불린다.

그렇지만 막상 오름 정상에서 보면 

왼쪽의 '노리손이' 부터 별도봉까지 이어지는 제주시내의 오름군이

떼를 지어 날아가는 기러기에 비유되어 '열안(列雁)' 이라  보아진다.

제주 시내(오라동)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편안하게 가을 들녁의 억새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오름 입구로 가는 길~]

 

멀리 웅장한 한라산 모습이 눈 앞에 펼쳐진다.

양옆으로 어른 키보다 훨씬 크게 자란 가을 억새가

아침 햇살 아래 눈부심으로 다가온다.

 

[방향표지판]

 

갓길에 차를 세우고 시멘트 길을 따라가다 보면 이정표가 나온다.

열안지오름까지는 2.0km다.

 

[돌탑]

 

시멘트길을 지나고 나니 개울이 나온다.

제주의 하천은 대부분 건천이라 개울이 말랐고

 여기서 흘러 내리는 물이 방선문까지 이어진다.

누가 쌓았는지 군데군데 돌탑도 보이고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

 

 

나뭇잎 사이로 파란 가을하늘이 개울의 아침을 열어준다.

 

아침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들어와

개울가에는 햇빛을 둘러싼 작은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햇빛 방향으로 나뭇잎이 고개를 내밀고 있는 모습이 

'누가누가 햇빛따라 많이 올라가나?' 내기를 하는 것 같다.

 

[고사리밭]

 

계곡을 지나고 나니 넓은 초원이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출렁이는 은빛 억새 물결]

 

내가 18살 꿈 많던 소녀가 되었다.

계속 이어지는 억새가 파란 가을하늘과 더불어

얼마나 아름다운지 눈을 뗄 수가 없고

내가 본 따라비오름, 아끈다랑쉬, 손지봉, 새별오름, 정물오름 등

억새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는 오름이 많지만

'열안지오름' 만이 가질 수 있는 출렁이는 은빛물결은

또 다른 매력으로 눈길을 붙잡는다.

 

 

[오름을 아름답게 지켜주는 파수꾼들~]

 

여기저기 흩어진 쓰레기들을 주으며 내려오시는 아름다운 분들을 만났다.

이런 분들이 계셔서 오르미들이 오름나들이는 행복하다.

 

[정상으로 가는 길~]

 

이 길을 따라가면 바로 정상이 눈앞에..

하늘을 금방이라고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아름다움이 펼쳐질 순간이다.

 

[오름정상(경방초소)]

 

나즈막한 오름이라 힘들지 않고 오를 수 있었고

정상에서 제주시내를 바라보는 순간 숨이 멎는 아름다움을 보았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제주시의 전경을

조망할 수 있다는 것에 그저 감탄만이 나온다.

가을하늘과 수평선이 보이는 바다가 맞닿아

한폭의 수채화가 그려진다.

 

 

 

 

 

** 올라오는 가을 들녁에는 억새와 더불어 가을 들꽃 '한라꽃향유' 가 흐드러지게 피어

오르미들의 눈길을 끈다.

은빛물결과 친구되어 연보라 한라꽃향유는 열안지오름의 아름다움을 선사해주는 주인공이다.

 

[한라꽃향유]

 

 

[탐라산수국]

 

[미국자리공]

 

[주홍서나물]

 

 

 

[편백나무림]

 

정상을 내려오는 길은 편백나무가 빽빽한 오름 둘레길을 택했다.

어떤 분이 방선문으로 내려갈 수 있느냐고 물어보고 내려간 길이

결국 우리 일행과 합류한 걸 보면 방선문쪽으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은 없고

방선문까지는 원점으로 돌아와 시멘트길을 걸어가야 된다.


 

 

[내려오는 길에 다시 만난 은빛물결]

 

올라갈때 가까워지는 열안지오름을 보며 설레었던 맘을 뒤로 하고

내려오는 길에는 제주시내와 파란 바다가 보이는

억새가 핀 가을 들판길을 걸으며

내가 어린아이마냥 신나게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았다.


 

 

 

[메밀]

 

차로 이동해서 보지 못한 하얗게 핀 메밀이

내려오는 길에야 눈에 들어온다.

어느 밭주인이 메밀을 재배하는지 이 열안지오름에서

가을날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이다.

 

 

 

 

[방선문]

 

'신선이 사는 곳으로 들어가는 문'

'신선이 사는 영산, 즉 한라산으로 오르는 곳' 이라는 

의미가 있는 명소이다. 

거대하고 특이한 암석 등의 독특한 지형지질학적 특성과 주변의 식생,

그리고 수계가 잘 조화된 경관지여서 옛날부터 시인 묵객들이 즐겨 찾았던 곳이다.

이들이 새겨 놓은 230여개가 넘는 마애명(磨崖名)들이 곳곳에 남아 있어

역사가 있는 문화적 명소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고운 이름을 가진 열안지오름은 근처에 방선문계곡이 있어

찾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열안지물이 솟아난다고 알려져 있지만,

찾을 수가 없다.

 

시멘트길을 걷지 않고 차로 이동해 방선문계곡을 찾았다.

가는 도중에 오르미 한 분을 태워드렸는데

그 분은 방선문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열안지오름을 오른 뒤 원점으로 가는 중이었다고 하신다.

'고맙다' 를 하시는 말씀에는

시멘트 길을 걷는 것이 싫으셨던 것 같다.

 

 마음을 비우고 걸어보자..

눈으로, 코로, 입으로 가을의 냄새을 맡아보자.

조용히, 그리고 크게 숨을 쉬어보자.

아름다운 길은 늘 내 앞에 열려있음을 느끼게 된다.

 

파란 가을과 출렁이는 은빛물결의 주인공 억새~

함께 한 나들이는 작은 사랑과 큰 행복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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