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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나들이

따라비오름~쫄븐 갑마장길

by 고니62 2014. 10. 29.

따라비오름~쫄븐 갑마장길... (2014.10.28. 화)

 

표선면 가시리에 위치한 따라비오름은

말굽 형태로 터진 3개의 굼부리를 중심에 두고 좌, 우 2곳의 말굽형 굼부리가 쌍으로 맞물려

3개의 원형분화구와 여섯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있다.

화산폭발시 용암의 흔적이 아름다운 선을 만들어내어

가을의 되면 억새와 더불어 제주 오름 368개중 가장 아름다운

'오름의 여왕'으로 불리운다.

 

북쪽의 새끼오름, 동쪽에 모지오름과 장자오름이 위치하고 있어 가장격이라 하여

'따애비'라 불리던 것이 '따래비'로 불리게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형국이라는데서 유래하여

'땅하래비' 즉 지조악(地祖岳)이라 부릅니다.

 

쫄븐 갑마장길은 따라비오름과 큰사슴이오름~잣성~가시천 따라

10km(3~4시간)정도 이어지는 트레킹코스이다.

 '갑마장'이란 최상급 마(馬)를 관리하던 곳을 말합니다.

조선시대에 임금에게 진상하던 최고 등급의 말을 갑마(甲馬)라고 하는데

이런 갑마들을 모아 기르던 곳을 말합니다.

 

 

가을 햇살 아래 따라비오름의 배꼽친구 억새는

은빛 출렁이는 파도가 되어 먼발치에서도 가슴 설레게 만드는 마술에 걸려버립니다.

와우! 를 연발하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옵니다.

은빛 억새는 아침햇살을 받으며 오르미들에게 아름다운 길을 내어줍니다.

 

 

 


 

표지판을 지나고 나니 나무 데크로 만든 계단이 보입니다.

쫄븐 갑마장길 방향으로 가지 말고 따라비오름 방향으로 오릅니다.

 

 

 

 

 

 

 

 

 

 

 

 

 

 

계획은 갑마장길을 걷는 것이지만 '따라비오름'의 아름다운 굼부리를 걸으며

한라산과 오름의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모습에

입을 다물수가 없습니다.

 

큰사슴이오름, 민오름, 부소오름, 부대오름, 거문오름, 새끼오름, 성불오름, 체오름, 거슨새미오름, 비치미, 민오름,

높은오름, 개오름, 백약이오름, 동거미오름, 좌보미오름, 모지오름, 영주산, 모구리오름으로

이어지는 오름 능선은 아직까지도 눈에 그려집니다.

따라비오름은

뺨을 스치는 가을바람과 아침햇살은 오르미들에게 잊지못할 선물로 안겨줍니다.

모두에게 축복입니다.

 

 

오름 능선따라 굼부리를 돌고 나니

갑마장길로 내려가는 입구가 보입니다.

 

 

 

 

 

 

오름따라 내려와보니 편백숲길이 보입니다.

모두에게 힐링하는 모습에서 행복한 웃음소리가 묻어납니다.

 

 

[잣성길]

 

간장(間墻)이라고 불리는 잣성은

하천이 없는 제주지역 중산간 목초지에 경계 구분을 위해 축조된 돌담이다.

조선 후기에 설치된 3개의 산마장(녹산장, 상장, 침장) 중 녹산장과 산장의 경계로서

가시리 마을 공동 목장내에는 갑마장과

1,429년 세종때 축조된 국영목장인 10소장의 경계선을 따라

약 6Km정도의 제주도 최대의 간장이 자리하고 있다.

 

 


 

잣성길을 빠져나오니 다목적광장이 넓게 펼쳐집니다.

국궁장으로 가는 큰사슴이오름(2.7km)은 접고 유채꽃프라자를 지나

꽃머체가 기다리고 있는 가시천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가시리 풍력발전단지]




[꽃머체]

 

'끌머체'라 불리기도 하고,

머체 위의 나무에 꽃이 아름답게 핀다하여 '꽃머체'라고 합니다.

 

하천에 접해있어 침식작용에 의해 일부 훼손되어 있지만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고,

규모만 다를뿐 행기머체와 같은 크립토돔(Cryptodome)이다.

정상부에는 구실잣밤나무와 제주참꽃나무가 자라고 있고,

솟아오른 암반덩어리는 마치 거북등처럼 보입니다.


 

[행기머체]


'머체'란 돌무더기를 일컫는 제주 방언으로,

머체위에 '행기물'(녹그릇에 담긴 물)이 있었다하여 행기머체라 한다.

오름(기생화산)의 내부 지하에 있던 마그마가 시간이 지나 외부로 노출된 것이다.

'지하용암돔'이라고 불리우는 크립토돔인 행기머체는

세계적으로 희귀할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유일한 분포지로

동양에서 가장 큰 것으로 기록되어있다.

 

 

 

 

이곳 가시천에도 빨갛게, 노랗게 물들어가는 나뭇잎과

바닥에 떨어져 여기저기 뒹글어다니는 도토리들이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합니다.

가시천 계곡바닥엔 초록 이끼로 갈아입은 바위들이 듬성듬성

보여 한여름에는 눈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줄 것 같습니다.

계곡 물에 비친 반영이 아름답습니다.

 

 

쫄븐갑마장길을 내려오니 멀리 설오름이 보입니다.

출렁이는 은빛물결이 내 눈을 더욱 눈부시게 만들어 버립니다.

 

** 오름을 오르는 능선에는 아름다운 가을 들꽃들이

자기를 봐달라고 조르는 모습들이 너무 앙증맞게 다가옵니다.

이제 막 피기 시작한 물매화와 자주쓴풀, 용담은 억새와 더불어

따라비오름의 숨어있는 보물단지였습니다.


[꽃향유]


[야고]


[당잔대]


[쇠서나물]


[산부추]


[믈매화]


 [자주쓴풀]


[용담]


 [좀딱취]


 [화살나무]


3시간 정도면 걸을 수 있었던 갑마장길을 들꽃에 정신 팔려서

4시간 이상을 걸으면서도 행복한 웃음소리가 전해주는 아름다운 길어었습니다.

 

1년전 느낌과 또 다른 느낌을 주는 따라비오름은

늘 편안하고 사랑을 듬뿍 주는 할머니의 모습으로 반겨주었습니다.

좋은 샘들과 같이 걸었던 쫄븐갑마장길은

새로운 기억으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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