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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나들이

왕의 오름 '왕이메'

by 고니62 2015. 4. 11.

왕의 오름 '왕이메'(2015.4.10.금)

 

서귀포시 안덕면 광평리에 위치한 왕이메는

복합형 화구로 높이 612.4m로 정상까지는 20분 정도가 소요된다.

옛날 탐라국의 삼신왕이 이 곳에서 사흘 동안 기도를 드렸다고 하여 '왕이메'라 하는데

한자로 왕이악(王伊岳), 왕이산(王伊山), 왕악(王岳)이라 표기한다.

또한 소가 누워있는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와우악(臥牛岳)'이라 불러지기도 한다.

 

화전마을을 잇는 도로로 들어서면 크고 작은 여러개의 봉우리가

어깨를 맞대어 하나의 커다란 산체를 이루고 있는 여느 오름처럼 보통의 오름을 보게 된다.

오름 정상에는 산굼부리와 흡사한 깔대기형의 원형굼부리(일명 베리창, 깊이 101.4m))와

화구 주위에 작은 굼부리들로 이루어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정상에서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서부 오름의

파노라마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원형굼부리에 찾아온 화사한 봄꽃들이 궁금해진다. 

 

 

 

 

숲 터널을 지나니 확 트인 왕이메의 모습이 드러난다.

오름까지 오는 길에 너무 많이 변해버린 주위 환경에 언짢았던 마음은

넓게 펼쳐진 푸른 자연을 대하는 순간 기분이 좋아진다.

 

 

가을 은빛 물결의 황홀함을 느낄 수 있겠지만

 억새의 빛바랜 모습은 봄의 파란 싹이 나오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박새'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진다.

 

 

 

오름 정상에서는 감낭오름, 정물오름, 당오름, 도너리 등

 아름다운 오름 능선이 파노라마가 이어진다.

 

 

화구바닥에서 부터 조림되어진 삼나무와 오름 전사면의 소나무 등으로

자연림의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말나리]


가는 길목에는 '말나리'가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세복수초]

 

[상산나무]


숲 속은 막힌 코를 시원하게 뚫어 주는 상산나무의 짙은 향으로 가득차 있다.

옷깃에 스치는 시원한 박하향이 머리를 맑게 해준다.


[일본군 진지 수직 동굴]

 

일제 강점기 말 일본군이 미군의 상륙에 대비하여 주민들을 강제 동원하여

만들어 놓은 인공 진지동굴의 일부로 추정하는데

현재 오름의 남부 능선에 2개의 진지 수직 동굴 존재를 확인했고

깊이는 오름오름회에서 실측한 결과 15m로 확인되었다는

안내글이 보인다.

 


[원형굼부리(베리창)]

 

전사면은 소나무, 삼나무, 상산나무 등이 울창하게 자라고 있고

등성이 따라 이어지는 큰 굼부리와 정상에서 진입이 가능한 작은 굼부리

두 개의 굼부리 사이에는 울창한 삼나무의 능선으로 이어진다. 

 

 [굼부리카페]

 

봄햇살이 내리쬐는 거대한 굼부리 안에는

곱게 차려 입은 봄꽃들의 화려한 축제가 열렸다.

한참을 꽃 구경에 정신이 팔려 모두가 심각한 얼굴로 카메라를 들이대며

 순서를 기다리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털썩 주저앉아 향 좋은 커피와 찐계란, 달콤한 간식은

어느 화려한 카페가 부럽지 않은 자연과 함께 하는' 굼부리카페'다.

짝을 찾는 휘파람새의 아름다운 노래소리는

처녀, 총각을 설레게 하는 묘한 매력이... 

 

[파릇파릇 이끼가 아름다운 숲]

 

[개구리발톱]

 

 

[현호색]

 

[솜나물]

 

[제비꽃들의 화려한 외출]

 

[새끼노루귀]

 

[밤나무산 누에나방고치]


 

 

왕이메를 내려와 화살표 반대방향(삼나무길)으로 내려간다.

 

[고수치]

 

고수치는 원형굼부리를 한 높이 558.7m의 예쁜 등성이를 지닌 오름이다.

고수치, 돔박이는 왕이메에 딸려있는 것 처럼

나란히 줄지어 오름 기슭 자락으로 이어진다.

 

 [고수치 정상에서 바라 본 '왕이메']


오름 정상에서는 북돌아진오름, 괴오름, 폭낭오름 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정상에서 첫 인사를 나눈 하늘색 '큰구슬붕이'의

작지만 고운 자태에 눈 마주치느라 한참동안 허리를 구부린다.

 

[양지꽃]

 

[큰구슬붕이]

 

 

꼼짝꼼짝 고사리, 제주 한라산 고사리

솜털이 보송보송한 고사리가 가위, 바위, 보를 하자며 먼저 주먹을 내민다.

에이~ 바보


 

'큰개별꽃'은 살짝 햇살이 들어오는 방향으로

비스듬히 고개를 내밀며 눈 마주친다..

 

 

 

출발했던 원점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만난 남산제비꽃이

"잘가~"

하고 눈 인사를 한다.

 

이 맘때가 되면 찾아와 주는 마음씨 고운 작은 봄꽃들은 봄의 기운을 불어 넣는다.

봄 기운으로 넘쳐나는 굼부리에는 아침 햇살이 수줍은 듯

잠시 머물다가 설레임만 남기고 봄바람과 함께 사라져 버린다.

봄은 속삭인다.

사랑하라, 희망하라, 삶을 두려워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