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라산

한라산의 봄(성판악~백록담)~

by 고니62 2015. 6. 6.

한라산의 봄(성판악~백록담)~(2015.6.4.목)

 

백록담의 속살이 보고파서

 담고 싶은 아이를 생각하며 새벽잠을 설치며 한달음에 달려 갑니다.

이른 시간이라 성판악 주차장은 한산합니다.

안내 방송이 나오네요..

"산사태로 낙석위험 때문에 관음사 탐방로는 통제하고 있어서

성판악 탐방로로 하산해야 된다"는...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한라산국립공원이 갖고 있는 수식어 유네스코 3관왕으로 달성된 자랑스러움입니다.

 

탐방로 입구에 설치된 에어건으로

등산화에 묻은 잡다한 이물질을 털고 출발해 볼까요~

한라산은 우리가 지켜야 할 '한라산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 보호하기 때문이지요.

 

 

한라산은 해발 1,950m로 출발지점인 성판악 탐방로는 해발 750m입니다.

총길이 9.6km(왕복 19.2km)로 올라 가는데 4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됩니다.

대부분 돌길이어서 구두나 슬리퍼를 신고 등산을 할 수 없다고 하네요.

 

 성판악 탐방로~속밭 대피소 4.1km(1시간 20분)

속밭 대피소~진달래밭 대피소 3.2km(1시간 40분)

진달래밭 대피소~백록담 2.3km(1시간 30분) 

 

 

[속밭]

 

속밭 일대는 주민들이 우마를 방목하며 마을 목장으로 이용한 넓은 초원지대로

예전에는 털진달래, 꽝꽝나무, 정금나무 등이 자라 '한라정원'이라 불리웠다고 하네요.

지금은 하늘을 찌를 듯 삼나무와 소나무가 터를 잡아서  

산림욕을 즐기며 천천히 걸어보는 여유로움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 하네요.

 

[속밭 대피소]

 

 

[사라샘]

 

한라산 생수의 시원한 물줄기는 리얼입니다.

한 바가지 물은 올라오는 동안 목마름을 말끔히 씻어 줍니다.

시원하게 콸콸 쏟아지는 물줄기를 빈 삼다수병에 가득 채우고

출발~

 

 

[사라오름]

 

물이 고여 습원을 이루는 산정호수 사라오름은

오름 중에서 가장 높은 곳(해발 1.324m)에 위치해 있는 오름입니다.

여름날 물이 넘치는 출렁다리 건너는 상상을 하면서

잠시 머뭇거리고는 출발~

 

[경고]

 

몇 해 전에 사망사고가 있었다는 내용이 적혀져 있습니다.

한라산을 가볍게 생각해서 올라오면 당연 무리가 생깁니다.

무리한 산행보다는 자신의 체력을 감안하여 알맞게 산행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등산화와 물, 간식은 충분히 챙기는 센스가 필요하군요.

 

[해발 1,400m고지]

 

진달래밭까지 가는 길에 가장 힘든 구간입니다.

깔딱고개?라 부르지요.

백록담 정상까지 가는 길은 노랑~초록~빨강 구간으로 나누어 졌는데

초록 구간에 해당하는군요.

 

[함박꽃나무]

 

[화살나무]

 

[섬매발톱나무]

 

[붉은병꽃나무]

 

[진달래밭 대피소]

 

 

기상상황을 보니 백록담의 속살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기분 좋은 예감이 들어 들뜨게 합니다.

 

[등산 안내]

 

여기서 부터 정상까지는 화장실이 없다는 것과

1시 이후 부터는 백록담을 통제한다는 안내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관음사 탐방로로 하산할 수 없다는

안내 방송이 나오네요.

 

[해발 1,600m]

 

등반로 가운데 떡 하니 버티고 있는 돌 표지석~

대부분의 등반객들은 표지석이 있는지 조차 모른 채 그냥 지나쳐 버립니다.

 

[좀고채목]

 

['구상나무' 군락지]

 

한라산 해발 1,400m이상에서 자라는 구상나무는

고산지대의 대표적인 상록침엽수입니다.

 

살아 백년, 죽어 백년이란 '구상나무'와

하얀 수피와 기형적인 모습에서 백골나무로 불리는 '좀고채목' 은

해발1,700~1,800m에서 자라는 한라산의 혼효림을 대표하는 주인공들입니다.

고산지대의 강한 바람과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며

한라산을 빛내주는 나무이기도 합니다.

 

 

 

내가 올라 갈 정상이 보입니다.

 

[해발 1,800m]

 

하늘 아래 가장 높은 '산상의 정원'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따스하기 보다는 강렬하게 내리쬐는 여름 길목의 태양

뺨을 스치는 기분좋은 바람과 훤히 내려다 보이는 서귀포 앞바다의 환상적인 모습에

여기저기서 환호하는 우렁찬 소리가 들려 옵니다.

 

산상의 정원을 가득 채운 꽃들의 왈츠는

백록담이 저만치 있지만 오랜시간 머물게 합니다.

달달한 커피와 간식으로 당을 보충하고 정상을 향하여 출발~

그런데 발이 떨어지질 않습니다.

 

[민백미꽃]

 

[큰앵초]

 

[두루미꽃]

 

[눈범꼬리]

 

[자주꿩의다리]

 

[흰땃딸기]

 

[바위미나리아재비]

 

[흰제비꽃]

 

[흰그늘용담]

 

[각시붓꽃]

 

[설앵초]

 

[산철쭉]

 

[호장근]

 

 

[성판악 4-36 파란말뚝]

 

드디어 백록담이 눈 앞에~

말뚝은 250m마다 설치되어 있는데 성판악 탐방로의 마지막 파란말뚝입니다.

걸음이 갑자기 빨라지는 걸 느껴집니다.

 

 

 

 

[백록담]

 

총 둘레 약 3km, 동서길이 600m, 남북길이 300m인 타원형 화구로

화산작용으로 생긴 분화구에 물이 고여 형성된 높이 약 140m의 분화벽으로 사방이 둘러 싸여 있다.

'백록담'이라는 이름은 옛 신선들이 백록주를 마시고 놀았다는 전설과

흰사슴으로 변한 신선과 선녀의 전설 등에서 유래했다는

설명이 적혀져 있네요.

 

 

정상에는 산에서 사는 똥파리들이 떼로 공격을 해 옵니다.

갑자기 생긴 일이라 얼떨떨 합니다.

관리하시는 선생님이 한라산 정상에는 많은 등반객들이 남기고 가는

음식물 찌꺼기로 인해 똥파리들이 몰려 온다고 하네요.

백록담도 오염을 피할 수 없는 걸까요?

신성한 백록담에 왠 날벼락인지...

 

아시나요?

백록담에는 와이파이가 팡팡 터진다는 사실을~

헬기장도 보이네요.

 

[관음사 5-34 파란말뚝]

 

관음사 탐방로가 통제되었다는 안내 방송이 다시 나오네요.

산사태로 낙석위험이 있어 당분간은 현수교의 물허벅 여인을 볼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

 

백록담을 뒤로 하고 내려 갈려니 자꾸만 머뭇거리게 되네요.

 

 

서귀포 시내와 서귀포 앞바다에 떠 있는

지귀도~제지기오름~섶섬~문섬~범섬의 파노라마가 이어집니다.

마치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착각을 일으킵니다.

수학여행 온 여고생이 '제주도 끝'이냐고 물어 보네요.

네~ 맞아요..

제주도 서귀포 남쪽 끝이랍니다. 

 

[돌에 뿌리 내린 산철쭉]

 

 

오르는 자와 내려가는 자의 모습은 전혀 다릅니다.

힘들긴 하지만 백록담을 볼 수 있다는 희망과 가뿐하긴 하지만 뭔가 아쉬움을 두고 내려가는

우리들의 두 얼굴~

 

[진달래밭]

 

해발 1,400m 이상의 고산에서 자라는 털진달래는 4~5월 잎이 나오기 전 홍자색 꽃이 먼저 피고

산철쭉은 잎이 나온 후 5~6월 연한 홍자색 꽃이 피는데 꽃잎 내에 진홍색 반점이 있다고 하네요.

오백장군이 흘린 피가 털진달래와 산철쭉이 되어

오늘날 한라산을 더욱 아름답게 한다는 전설이 전해 옵니다.

 

[알림]

 

라면은 1인당 2개 이하만 판매하고

모든 쓰레기(라면 용기, 커피잔 등 매점에서 구입하신 물품 포함)는

각자 가지고 하산하라는 내용이 적혀져 있습니다.

 

그리고 관음사코스 삼각봉대피소에는 매점이 없다는 사실~

 

 [외나무]

 

X나무였던 '서어나무' 중 한 그루는 강풍으로 쓰러져

부러진 채 수명을 다하고 있지만 그래도 외나무는 등반객의 무관심에도

오랜 세월 그 자리에서 시원한 녹음을 만들어 주네요.

그런데 기억할까요?

한 그루의 나무가 사라져 버린 것을....

 

 [속밭 대피소]

 

하산하는 길에 다시 만난 속밭 대피소

"반갑다"

그렇지만 그냥 지나쳐 갈께~

 

 [소망탑]

 

오르는 길에 돌맹이 하나를 얹으며 소원을 빌고 갔는데

그 덕에 아무런 탈 없이 잘 내려오는 중이랍니다.

고맙습니다 _()_

 

[로방탐 악판성]

 

도착 직전의 성판악 탐방로 모습

이 자리에 서면 도착했다는 안도감 보다는 뭔가 아쉬운 마음이 생깁니다.

근데 모노레일카는 어디로 갔을까요?

  5월이 훌쩍 지나가 버리고 6월에 찾아간 한라산은

봄꽃들은 하나, 둘 자취를 감춰 버렸고

여름으로 가는 길목이었습니다.

 

눈이 시도록 아름답고 신비스런 백록담의 모습을 담기에는 역부족이었지만

하늘 아래 가장 높은 곳에서 보낸 하루는

내 삶에 큰 힘이 되어 줍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기억합니다.

 한라산이 보여주고 싶은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