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뭍 나들이

적멸보궁(중대 사자암) 순례길~

by 고니62 2017. 11. 13.

적멸보궁(중대 사자암) 순례길~(2017.11.10~12)


'적멸보궁(寂滅寶宮)'은

'온갖 번뇌망상이 적멸한 보배로운 궁'

이란 뜻으로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전각을 말한다.

진신사리는 곧 부처와 동일체로 부처님 열반 후 불상이 조성될 때까지

가장 진지하고 경건한 예배 대상으로 부처님께서 항상 그 곳에서

적멸의 법을 법계에 설하고 있음을 상징한다.

진신인 사리를 모시고 있는 이 불전에는

따로 불상을 봉안하지 않고 불단(佛壇)만 있는 것이 특징으로

대신 적멸보궁의 바깥쪽에 사리탑을 세우거나 계단(戒壇)을 만들기도 한다.


[월정사 팔각구층석탑(국보 제48호)]


우리나라에는 불사리를 모신 곳이

많지만 그 중 대표적인 5대 적멸보궁이 있다.

경상남도 양산시 영축산 통도사(通度寺)의 적멸보궁

강원도 인제군 설악산 봉정암(鳳頂庵)에 있는 적멸보궁

강원도 평창군 오대산 상원사 중대(中臺)에 있는 적멸보궁

강원도 정선군 태백산 정암사(淨巖寺)의 적멸보궁

강원도 영월군 사자산 법흥사(法興寺)에 있는 적멸보궁 등이다.


깊어가는 가을~

비행하는 동안 창 안으로 들어오는 햇살은 

불교도의 순례지 혹은 기도처 적멸보궁으로 떠나는 마음을 들뜨게 한다.

삼귀의(三歸依)

거룩한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거룩한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거룩한 스님들께  귀의합니다.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성지순례를 시작하는 강원도로 가는 버스 안에서 입재를 하고 

버스 유리창에 부딪히기 시작하는 작은 빗방울...

월정사를 시작으로 한 순례길에 가을비는 감로수가 되어

울컥하고 뺨을 탄 물은 빗물인지 눈물인지 정갈한 마음을 갖게 한다.



천년의 숲길~

절로 가는 고즈넉한 산사의 늦가을은

수직의 정원 사계절 푸른 전나무숲과 붉게 타는 듯 오색단풍의 조화

숲길 옆으로 흐르는 계곡의 맑은 물소리

한 발짝 스쳐가기엔 많은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았다.



마음의 달이 아름다운 절 '월정사(月精寺)'

한국불교의 중심지인 오대산 월정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의 본사로

 문수보살님의 지혜광명이 가득한 성지이다. 

신라 자장율사가 중국 오대산에서 문수보살님을 친견하고

석가모니불의 정골(頂骨)사리와 대장경 일부를 가지고 돌아와서 

통도사와 함께 적멸보궁에 사리를 봉안하시고

이곳에 초가를 지어 643년(신라 선덕여왕 12년)에 도량이 창건되었다.

6.25 전쟁의 참화로 칠불보전을 비롯하여 모든 건물이 불탔으나

만화스님이 적광전을 중건하고 이어 현해스님, 정념스님의 원력으로

오늘날의 대가람을 이루게 되었다.


[금강문]


하늘을 찌르는 수직의 정원 전나무숲길이 시작되는

사찰의 경계를 표시하는 일심으로 진리에 귀의하는 의미을 둔 '일주문'을 지나

절에 들어오는 잡귀를 막아내고 불법과 불자를 수호하는 '천왕문'을 지나면

마지막 관문인 '금강문' 너머로 경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적광전(寂光殿)]


적광전은 본존불인 석가모니불을 모신 전각이다.



[월정사 팔각구층석탑(국보 제48호)]


석가의 사리를 봉안하기 위하여 건립한 팔각구층석탑은

대표적인 고려초기 석탑으로 팔각형의 돌,

모서리마다 달린 작은 풍경은 화려하면서도 위풍당당한 모습이고

석조보살좌상(보물 제139호) 등 많은 문화재가 유구한 역사를 보여준다.

만월산의 정기와 한강의 시원지인 우통수가 모여 이루어진

청량한 땅에 우뚝 세워져 늘 푸른 숲과 함께 빼어난 풍광은 아름답다.


쏟아지는 가을비에 산 속은 금새 어둠이 내리고

중대 사자암 올라가는 계단 입구까지 승합차를 운행해준다.





오대산은 동, 서, 남, 북, 중앙의 봉우리에

각각의 대(臺)가 있어 오대(五臺)라 불리며

동대 만월산에 관세음보살, 서대 장령산에 대세지보살, 남대 기린산에 지장보살,

북대 상왕산에 미륵보살, 상원사에는 문수보살께서 각각의 일만보살로 화현하여 상주설법하시며

중대에는 오대신앙의 근원지인 적멸보궁이 있다.

적멸보궁인 수로암자인 중대 사자암은 비로자나불을 주불로 하여

일만의 문수보살이 계시는 곳으로

세계 최초로 조성된 양각으로 새긴 극락보수 삼존불상 후불탱화는

장엄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어둠 속 희미한 불빛과

우의에 의지하며 한 계단 한 계단 적멸보궁까지 가는 길

계단을 오르는 동안 가을비는 감로수가 되어..

손도 꽁꽁 얼어버리고 옷과 신발까지 비에 젖어 냉기가 온 몸을 휘감지만

흘러나오는 간절한 기도소리...


'

비로전의 새벽예불

화엄경의 주불이신 비로자나불을 모시고

문수보살상과 보현보살상이 좌우 협시보살을 모시고 있는

비로전 내 다섯 사자좌의 문수보살을 중심으로

500 문수보살상과 500 문수동자상 세계가 펼쳐진다.

108배를 마치고 비로전을 나오며 바라 본 하늘

그믐달과 가을철 별자리가 하늘을 빛내준다.




동이 트기 전 새벽바람을 맞으며 상원사로 내려가는 언덕길...

전날 가을비는 서리의 흔적을 남겼고 등성이마다 물들였던 오색단풍은  

말라 수북이 쌓여 푹신한 나뭇잎을 내어주고

숲길 옆으로 흐르는 졸졸졸 귀를 적시는 청량한 계곡 물소리는 정이 그리웠는지

속삭이듯 산사의 새벽길을 편안하게 해준다.



[문수전]


[오대보탑]


오대산은 전체의 땅이

적멸보궁의 기단으로 문수신앙이 활발한 불교성지이다.

세월을 먹고 훼손된 오층보탑은

인광 스님이 화엄사상을 담아 현대적 해석으로 구상하고

경주 남산 화강암으로 2년여 세월을 다듬어 2012년 6월 23일 봉안되었다.


일심으로 발원하고 탑돌이를 하면 오대산에 화현하시는

오대보살(문수보살,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 지장보살, 미륵보살)을 친견하고

업장소멸되어 발심하여 보살도를 실천하는 깨어있는 참된 삶을 누리리라.


[고양이 돌상]


상원사에는 자객으로 부터 세조를 구한 고양이의 설화와

문수동자를 만나 괴질을 치료받은 일화가 서려 있는 세조의 원찰이기도 하다.


[상원사 동종(국보 36호)]


천음회향(天音回香)

상원사 동종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되고 아름다운 종이다.

실제 종소리를 들을 수는 없었지만

경내에 은은하게 퍼지는 아름다운 종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관대걸이]


이곳은 조선 초 세조대왕이 목욕할 때

의관을 걸어둔 곳이라 하여 '관대걸이'라 한다.



'1일 출가'

부처님의 지혜 살아 숨쉬는 중대 사자암

소중한 문화유산을 품고 있는 오대산 자락의 월정사와 상원사 

청량기운으로 마음과 하늘과 땅이 함께 깨어있는 부처님의 나라

정성에도 무게가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