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뭍 나들이

적멸보궁(태백산 정암사) 순례길~

by 고니62 2017. 11. 14.

적멸보궁(태백산 정암사) 순례길(2017.11.10~12)


'적멸보궁(寂滅寶宮)'은

'온갖 번뇌망상이 적멸한 보배로운 궁'

이란 뜻으로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전각을 말한다.

진신사리는 곧 부처와 동일체로 부처님 열반 후 불상이 조성될 때까지

가장 진지하고 경건한 예배 대상으로 부처님께서 항상 그 곳에서

적멸의 법을 법계에 설하고 있음을 상징한다.

진신인 사리를 모시고 있는 이 불전에는

따로 불상을 봉안하지 않고 불단(佛壇)만 있는 것이 특징으로

대신 적멸보궁의 바깥쪽에 사리탑을 세우거나 계단(戒壇)을 만들기도 한다.


[정암사 7층 모전석탑인 수마노탑(보물 410호)]


우리나라에는 불사리를 모신 곳이

많지만 그 중 대표적인 5대 적멸보궁이 있다.

경상남도 양산시 영축산 통도사(通度寺)의 적멸보궁

강원도 인제군 설악산 봉정암(鳳頂庵)에 있는 적멸보궁

강원도 평창군 오대산 상원사 중대(中臺)에 있는 적멸보궁

강원도 정선군 태백산 정암사(淨巖寺)의 적멸보궁

강원도 영월군 사자산 법흥사(法興寺)에 있는 적멸보궁 등이다.




새벽기도는 버스로 이동하는 동안 내내 꿀잠에 빠져든다.

차 창 밖으로 보이는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가 주는 정감어린 농촌풍경

산등성이마다 사계절 푸른 침엽수와 노란옷을 입은 일본잎갈나무(낙엽송)의 대조적인 색채는

원추형 나무들이 만들어낸 바다물결을 보는 듯 하다.

아직까지 남아있는 군데군데 불타는 듯 빨갛게 물든 단풍의 아름다움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는 동안 강릉 등명낙가사에 도착했다.


[등명사지 오층석탑]


[영산전]



[극락보전]


태백산맥의 동쪽 정동에 위치한 등명낙가사는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께서 창건하신 사찰이다.

동해의 푸른물에 발을 담그고 있는

강릉 괘방산 중턱에 다소곳이 위치한 해수관음도량의 조계종 사찰로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의 말사이다.

처음에는 '등명사'라고 하였고 고구려와 신라의 접경지에 병란을 막고자 수중보궁을 모셨다고 한다.

관세음보살이 상주하신 보타낙가산을 따 '등명낙가사'로 개명하였다.


'그윽한 숲은 그늘을 만들어 여름을 맞이하고

늦게 핀 꽃은 고운 빛을 머금어 봄을 아름답게 하여 봉우리의 그림자에 걸렸고

절에서 울리는 북소리는 골짜기에 불어내는 바람을 전한다.'




세상소리를 마음으로 보는 보살님

관세음이 상주하는 곳

오색단풍 너머로 드러난 푸른 동해바다

절과 함께 세월을 같이 한 60년 된 살구나무의 우아한 자태는

자꾸 뒤를 돌아보게 한다.


사람과 자연이 함께 하는 생태도시 삼척의 대금굴로 이동한다.

항상 많은 물이 솟아나고 있어 '물골'이라 불리고 있던 지역을 탐색하여

2003년 2월에 동굴을 발견하고 '대금굴'이라 이름 지었다.

환선굴과 함께 '대이동굴지대'에 포함된다.


[대이리 군립공원]


이 지역은 석회암지대로

여러 석회동굴이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대이리 동굴지대' 하고 한다.

동굴이 발달된 지층은 하부고생대 캄브리아기(약5억4천만년전)에 퇴적된 석회암층이다.

심해의 바다 속에 퇴적된 산호초 등 지형이 지각변동으로 인하여

현재의 위치에 이르게 되었고

오랜 세월 침식되어 동굴이 형성되었다.

대금굴(길이 1,610m)은 우리나라 동굴 중에서

둥굴 수가 가장 많이 흐르고 동굴 생성물이 살아 숨쉬는

그 보존 상태가 최상이라 할 수 있다.

동굴 내부는 엄격하게 사진촬영을 금지하고 있다.







하늘을 가린 시원스레 펼쳐진 전나무숲길 사이사이로 

계곡의 청량한 물소리와 신선한 가을바람

알록달록 가을옷 입은 오색단풍의 숨막히는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은

가보지 못했던 새로운 풍경속으로 초대한다.



은하역에서 대금굴 모노레일을 타고 인공터널(140m) 안으로 들어가면

동굴내부에 흐르는 수량이 풍부하여 종유석, 석순, 석주 등

동굴생성물이 잘 발달되어 있고 현재까지도 자라고 있다.

비룡폭포~커튼~휴석소~막대형 석순~동굴방패~생명의 문~용소부잔교~천지연을

마지막으로 강원도의 속살을 보는 듯 동굴로의 시간여행은

부처님의 가피를 받으며 태백산 정암사로 이동한다.





수마노탑으로 올라가는 언덕길에는

염원과 정성을 가득 담아 하나,둘 쌓아 올린 작은돌은 돌탑이 되고

아름답고 자연스럽게 이어진 돌탑의 행렬은 계속 된다.

간절히 기도하며 정성으로 쌓아 올린 소망탑

꿈은 이루어졌을까?

지나가는 바람소리에 무너질까 조심히 걸어간다.



[수마노탑(보물 410호)]


급경사를 이룬 산비탈에 축대를 쌓아 만든 대지 위에 수마노탑이 서 있다.

정교한 장식이나 화려함은 없지만 훤칠한 모습이 잘 생겼다고 한다.

수마노탑은 서해 용왕이 물 위로 운반하여 보낸

마노석으로 세운 탑이란 뜻에서 연유된 이름이다.


정암사에는 동쪽의 천의봉, 남쪽의 은대봉, 북쪽의 금대봉 세 봉우리가 있고

그 가운데 금탑, 은탑, 수마노탑 세 개의 보탑이 있다.

수마노탑은 지금까지 보존하고 있으나 금탑과 은탑은 감추어져

눈에 띄지 않는 것은 자장율사께서 불심이 없는 중생들이 육안으로

볼 수 없도록 비장(秘藏))했다고 한다.

지혜의 눈으로 금탑과 은탑을 볼 수 있는 날이 올지...




[극락교]


태백산 정암사는

신라시대 자장율사가 창건한 고찰로

개울 건너에 있는 적멸궁은 수마노탑에 예배드리는 공간이다.

숲과 골짜기는 해를 가리고 멀리 세속의 티끌이 끊어져 정결하기 짝이 없으므로

'정암사(淨巖寺)'라 이름하였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의 말사로

열목어(천연기념물 제73호)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열목어는 눈에 열이 많아 눈알이 빨갛기 때문에 붙여진 민물고기이다.

온도도 중요하지만 열목어가 살 수 있는 서식지는

깊은 소와 바닥에 자갈이 깔린 산란장은 정암사 일대가

열목어의 서식 요건을 갖춘 곳이기 때문이다.


[적멸궁]


신라시대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석가여래의 사리를

수마노탑에 봉인하고 이를 참배하기 위해 건립된 법당이다.

흔히 적멸보궁이라 하는데 정암사에는 '적멸궁'이라는 편액을 걸어 놓았다.

'번뇌가 사라져 깨달음에 이른 경계의 보배로운 궁전'

을 의미한다.


가지런히 놓여있는 신발

보살님의 고운 마음과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손은 모두에게 기쁨을 주고

해맑은 웃음과 함께 두 번째 날도 저물어간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