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뭍 나들이

적멸보궁(사자산 법흥사) 순례길~

by 고니62 2017. 11. 16.

적멸보궁(사자산 법흥사) 순례길~(2017.11.10~12)


'적멸보궁(寂滅寶宮)'은

'온갖 번뇌망상이 적멸한 보배로운 궁'

이란 뜻으로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전각을 말한다.

진신사리는 곧 부처와 동일체로 부처님 열반 후 불상이 조성될 때까지

가장 진지하고 경건한 예배 대상으로 부처님께서 항상 그 곳에서

적멸의 법을 법계에 설하고 있음을 상징한다.

진신인 사리를 모시고 있는 이 불전에는

따로 불상을 봉안하지 않고 불단(佛壇)만 있는 것이 특징으로

대신 적멸보궁의 바깥쪽에 사리탑을 세우거나 계단(戒壇)을 만들기도 한다.


[사자산 법흥사 적멸보궁]


우리나라에는 불사리를 모신 곳이

많지만 그 중 대표적인 5대 적멸보궁이 있다.

경상남도 양산시 영축산 통도사(通度寺)의 적멸보궁

강원도 인제군 설악산 봉정암(鳳頂庵)에 있는 적멸보궁

강원도 평창군 오대산 상원사 중대(中臺)에 있는 적멸보궁

강원도 정선군 태백산 정암사(淨巖寺)의 적멸보궁

강원도 영월군 사자산 법흥사(法興寺)에 있는 적멸보궁 등이다.


순례 마지막 날~

노보살님들께는 조금은 힘들었던 순례길

걱정했던 마음과는 달리 아침 정갈한 모습과 환한 웃음은 

서로에게 위안이 되며 마지막 적멸보궁 '사자산 법흥사'로 향한다.

주차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소나무

군락을 이룬 하늘을 향한 늘푸른 소나무의 멋진 자태에 눈이 멈췄다.

여기가 무릉도원인가~




신성한 사찰로 들어서기 전

흩어진 마음을 하나로 모아 진리의 세계로 향하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는 일주문

절을 찾을 때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문이 일주문이다.

2층 누각으로 조성된 금강문 위 '원음루'는  

부처님의 법을 전하는 사물인 법고(가죽걸친 짐승),

운판(날 짐승과 허공을 떠도는 영혼), 목어(물 속에 사는 생명)가 있다.

예불 시간에 이 소리들을 법계에 울리는 뜻은

'모든 중생들이 고통을 여의고 깨달음의 진리와 함께 하기를

기원하는 의미'라고 한다.

 



하늘 가린 가지가 곧게 뻗은 모습이 아름다운 금강송 숲길

늘푸른 아름다운 금강송의 자태 사이로 타는 듯한 오색단풍의 조화는

12폭 병풍이 펼쳐지듯 산사의 아침을 담았다.

적멸보궁으로 가는 언덕길에는

천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간 듯 혼자가 아니라 둘이라서, 그리고 함께여서

상쾌한 공기와 뺨에 닿는 작은 바람마저 길동무가 되어준다.




[적멸보궁]


소나무 숲이 아름다운 '사자산 법흥사'

법흥사는 사자산에 있는 절로 월정사의 말사이다.

사자산 법흥사는 신라의 고승 자장율사가 당나라 청량산에서 문수보살 친견 후

석가모니불의 진신사리와 가사를 전수받아 643년(신라 선덕여왕 12년)에 

나라의 흥륭과 백성의 편안함을 도모하기 위해

사자산 연화봉에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가사, 발우를 봉안하고 흥녕사로 창건하였다.

오대산 상원사, 태백산 정암사, 영축산 통도사, 설악산 봉정암 등에 사리를 봉안하고

마지막으로 이 절을 창건하여 진신사리를 봉안하였다.

그 뒤 화재로 천년 가까이 소찰로서 명맥만 이어오다

1902년 비구니 대원각이 몽감에 의해 중건, 법흥사로 개칭하였다.


[자장굴과 사리탑]


문수보살이 타고 다니는 지혜의 영물 사자

사자형상을 닮은 사자산은 병풍처럼 보궁을 둘러싸고 있고

적멸보궁 뒤로 자장율사가 수도했다는 토굴(자장굴)과

부처님 진신사리 봉안 사리탑이 있다.

간절함으로 불 밝힌 연꽃초를 가지런히 올려놓은 토굴 축대 아래 새겨진 조각

따뜻한 봄날, 마야부인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중 룸비니동산

무우수 아래 세자(싯다르타)를 낳고...

사치스럽고 화려한 궁중 생활은 감옥처럼 느껴져 29세의 나이에 성을 떠나고...

명상에 잠긴 싯다르타의 보리수 아래 깨달음(35세)을 얻고...

열반(80세)에 들 때 까지 모습이 조각되어 있다.




[약사전]



[극락전]


극락전은 아미타불을 주불로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이 협시보살로 봉안되어 있다.

극락전을 아미타전 또는 무량수전이라고도 하는데

자기의 이상을 실현한 극락정토에서 늘 중생을 위해 설법한다.




산 전체가 부처의 몸이라고 전하는 법흥사 적멸보궁

법흥사를 나오는 길에 보았던

파란 하늘에 용모양의 구름은 그냥 스치기엔 너무나 눈이 부시다.

강원도에서 충청도로 넘어가는 버스 안은 다시 꿀잠 속으로 빠져들어가고  

그러는 사이 중원미륵사지에 도착했다.





[사위질빵]


[독활]


마의태자의 전설이 살아있는 중원미륵사지

신라의 마지막 왕자인 마의태자가 금강산으로 가던 중

꿈에 관세음보살로부터 석불을 세우라는 계시를 받고 하늘재를 넘자마자 지세를 확인하고는

지금의 미륵리에 석불을 세워 절을 만들었다고 한다.


충주 미륵대원지(사적 제317호)

이 절터는 동쪽으로는 하늘재, 서쪽의 지릅재 사이의 분지에 위치하고 있고

삼국시대 이래 조선시대까지 남북의 중요한 길목에 있어 불교 사찰의 역할 뿐 아니라

군사, 경제력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하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지금은 점점 잊혀져 가는 고개들...

고개는 옛말로 재, 형, 티 등으로 불리었으며 우리 조상들의 삶의 발자취가 어려 있는 곳이다.

지금의 고개는 도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귀찮은 장애물이지만

옛날에는 사람들의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기다림의 장소였던 하늘재는

많은 역사와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충주 미륵대원지 당간지주]


당간지주는 깃발을 매다는 장대를 고정하기 위한 장치로

보통 사찰 입구에 세워 신성한 지역임을 나타낸다.



[충주 미륵대원지 석조귀부(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269호)]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거북모양 받침으로 북향하고 있다.

어깨 부분에 작은 거북 두 마리가 기어 올라가는 형태를 양각하였다.

귀(龜, 거북)는

장수를 상징하는 신화와 전설상의 신령스러운 동물이다.

어미거북은 먼 바다에 있다가도 알을 낳기 위해 육지로 올라와

바닷가 모래사장 깊숙이 알을 낳고 바다로 돌아간다.

모래 속에 남겨진 알에서 부화된 새끼거북은

천적들을 피해 바닷가로 가는 중 잡혀먹기도 하고 깔려죽기도 하고...

바다로 간 새끼거북이 살아남을 확률은 0.1%?

성장한 거북은 평생을 물 속에서 지내다 산란기가 되면 태어난 곳을 다시 찾아 알을 낳는다고 한다.

해설사 선생님의 진지한 설명은 거북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보게 한다.

어깨에 두 마리 새끼거북을 올려놓은 어미거북은

동해바다로 향하는 것일까?



[충주 미륵대원지 석등]


전형적인 8각석등은 균형이 잘 잡힌 우수한 석등으로

하대석은 4각형이며 윗부분은 연꽃을 새겼다.


[충주 미륵리 석불입상(보물 제96호)]


미륵리 절터의 주존불로 특이하게 북쪽을 향해 서 있으며

본해 석굴식 법당을 이루고 있었으나 석굴의 목조 건축물이 불탄 후 석굴만 남게 되었다.

다른 부분에 비해 유달리 흰 얼굴은 신비감을 불러일으키며

거대한 원통에 가까운 몸에 소박한 조각솜씨, 머리의 갓(보개), 엉성한 옷주름 표현 등은

고려 초기 충청도 지방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아쉽지만 석굴주실 보수공사로 인해 사진 속의 모습으로 대신했다.



마지막 성지순례지

마의태자의 전설이 살아있는 중원미륵사지에서

정갈한 몸과 마음가짐으로 회향을 하고...


청주공항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바라 본 바깥풍경

어둠이 내리는 하늘에 타는 듯한 붉은노을은 순례길을 아름답게 밝혀준다.

겨울로 가는 길목에 찾아 나섰던 강원도 적멸보궁 성지 순례길

자기를 드러내려 하지말고 대중 속에 묻혀 하나가 됨을...

'마음을 자극하는 단 하나의 사랑의 명약은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배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