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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나들이

비밀의 정원 '활오름'

by 고니62 2016. 3. 2.

비밀의 정원 '활오름'(2016.3.1.화)


서귀포시 강정동에 위치한 활오름은

높이 187m로 북사면으로 우묵하게 패인 형태의 말굽형 화구입니다.

서사면 기슭에는 강정천의 상류가 흐릅니다.

산모양이 활처럼 생겼다하여 혹은 오름의 모양새가 활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인데

한자이름 '궁악(弓岳, 弓山)'으로 표기합니다.



오름으로 들어가는 진입로는

허술한 두 기둥에 쇠사슬로 막았습니다.

개인사유지라 함부로 들어가지 못해 잠시 망설이는데

친절하게 정문을 활짝 열어 둔 곳으로 들어가라고 알려줍니다.

비밀의 정원으로 들어가 볼까요~







눈 덮힌 한라산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으려 위치를 바꿔보지만

하늘로 시원스럽게 뻗어나가는 '워싱턴야자'가 자꾸 눈에 거슬립니다.

오름은 쉽게 오를 수 있는 자그마한 언덕이나 동산같은 느낌을 줍니다.

능선따라 이어지는 산책로는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오름입니다.

산책로 중간 중간 한라산을 중심으로 서귀포 일대의

아름다운 모습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먼나무]


[신서란(新西蘭 뉴질랜드삼)]


오랜만에 보는 신사라(제주에서 불리는 이름)는

올 겨울 유난히 추웠던 제주의 찬기운에 잎이 축 늘어져 있습니다.

뉴질랜드가 원산지라 '뉴질랜드삼'이라 부르는 신서란은 제주에서 볼 수 있습니다.

식물체 가운데에서 나온 꽃대에 노란꽃이 무리지어 핍니다.


껍질 속에 질긴 실이 들어 있어서

옛날에는 밧줄이나 바구니 등을 만들어 사용했다고 합니다.

어린시절 동네 개구쟁이들이 팽이치기를 할 때 채로 사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인디언 차림으로 치마를 만들어 입었던 가을운동회 기억도 새롭습니다.


[용설란]


[뿌리가 흙 밖으로 보이는 거목이 된 '녹나무']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니 오래된 녹나무를 시작으로

 동백나무, 소철, 오엽송, 나한송, 목서, 호랑가시나무, 구골나무 등

많은 조경수들이 잘 가꾸어져 있어서

개인소유의 조경을 목적으로 심은 조경수들임을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습니다.

오른쪽으로 놓여진 계단은 정상으로 가는 길이지만

사유지라 능선따라 이어지는 산책로 따라 걸어 내려갑니다.




[자주광대나물]


자동차 바퀴가 지나간 사이로 끈질기게 살아남은

'자주광대나물'은 흙먼지를 뒤집어 쓰고 방문객들을 맞이합니다.

숨막힐 듯 답답할텐데 아무런 말 없이 고운 꽃을 피운 이 아이가 애처롭습니다.

봄비가 내려 이 아이들을 씻겨주면 좋을텐데...


어떤 이에게는 보잘것 없는 잡초에 불과하지만

가까이 보면 작지만 끈질긴 생명력으로 살아가는 아름다운 들꽃입니다.



산책길 따라 등성이를 한바퀴 돌고 내려오니

부드러운 능선의 부악(백록담)은

누워있는 인자한 할아버지 얼굴 모습을 보여줍니다.

비 내려도, 바람 불어도, 눈이 쌓여도 산책할 수 있는 나지막한 언덕같은 오름은

비밀의 정원에 숨겨두었던 한라산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